사람관계가 중요하지 않은 나라가 어디 있을까? 그런데 유독 중국에서 사람과의 관계를 의미하는 꽌시(关系)가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는 만능 키로 여겨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 중 하나는 아직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중국의 사회 시스템이다. 중국은 경제개방 이후 경이적인 경제성장을 이어왔다. 그러나 이러한 경쟁성장의 속도만큼 사회적 시스템이 받쳐주지 못해서 많은 일들이 사람과의 관계에 의존하고 또 풀리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꽌시가 비즈니스에서 중요하게 인식됐다. 아마도 중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인이라면 중국인들에게 중요한 행동양식으로 유지되고 있는 꽌시(关系)가 비즈니스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할 것이다. 많은 유명 기업인들도 꽌시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중국기업인 최초로 하버드 대학에서 강연한 중국의 가전회사 하이얼(HAIER) 그룹의 장루이민(张瑞敏) 회장은 중국 비즈니스 성공의 핵심 요인을 첫째도 꽌시, 둘째도 꽌시, 셋째도 꽌시라고 했다. 아시아 최대 재벌 중 한 명이자 화교인 리카싱(李嘉诚) 홍콩 장강그룹(长江实业) 회장은 자서전에서 중국 비즈니스 성공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중국인들과 훌륭한 꽌시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했
어느 여성이 샤넬 백을 마다할까? 어느 남자가 람보르기니 자동차를 마다할까? 왜 그리 가지고 싶은가? 한마디로 귀하기 때문이다. 간단히 비싸기 때문이다. 남들은 못 갖는 것이기에 나는 꼭 갖고 싶은 것이다. 귀한 게 이렇다. 그 본질을 보면 남과 달라지려는 데 있다. 남과 다른 대접을 받으려는 데 있다. 비싸 호텔은 남다른 서비스가 있기 때문이고, 샤넬 백이 비싼 이유는 대다수가 샤넬에는 른 품위가 있다고 인정하기 때문이다. 귀하다는 게 이런 것이다. 남 다른 것이다. 비싼 것이다. © hpkofficial, 출처 Unsplash 그런데 정말 이게 다일까? 이게 정말 귀하다는 전부일까? 소위 말하는 생명은? 인격은? 우리 주변에 아직 가격을 메기지 못하는 수많은 것들은 귀한 것일까? 귀하지 않은 것일까? 한자의 세계에서 귀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역시 선인들의 생각은 ‘사무사’하다. 선인들에게 귀한 것은 ‘한 줌의 흙’이었다. 갑골자 귀는 한 줌의 흙은 두 손으로 감싸는 모습이다. 참 대단하다. 현대를 사는 우리가 도저히 상상하기 힘든 반전이다. 귀하다는 게 ‘한 줌의 흙’이라니? 왜 흙인가?흙의 어떤 가치가 귀할까? 도처에 널린 게 흙인데? 그런데 공
중국과 한국은 완전히 다른 문화를 가진 나라다. 그러나 일부 기업가는 한국과 중국의 문화를 동일시 하기도 한다. 생김새도 비슷하고 몽골민족이고 조선족 동포도 많이 있다며…. 분명 한국과 중국은 아시아 국가로써 동질성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엄연히 다른 문화를 가진 나라이고 문화적 차이 또한 크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이 중국에서 문화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 한중 양국간의 문화 차이 때문에 생기는 오해도 자주 발생한다. 사람간의 관계에 있어 중국인들은 ‘길이 멀어야 말이 힘이 있는지를 알 수 있고, 시간이 오래 지나야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路遙知馬力, 日久見人心)’고 한다. ‘바람이 세야 어떤 풀이 센 풀인지를 알 수 있고, 곤경에 빠져봐야 사람의 진심을 알 수 있다(疾風知勁草, 患難見眞心)’고 말한다. 중국인은 쉽게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는 뜻으로 중국인의 사람 사귀는 방식을 나타내는 말이다. 이는 고향이 같아서 나이가 같아서 그리고 동문이어서 짧은 시간에도 스스럼없이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 한국인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러한 사람 사귀는 방법의 차이 때문에 쉽게 친구가 되지 않는 중국인과 사귀면서 한국인은
远送挡三杯 yuǎn sòng dǎng sān bēi 멀리 배웅을 하면, 술 3잔에 해당한다. 중국에서 손님을 멀리 배웅하는 것을 중시해 하는 말이다. 이번 이야기는 이 말을 이용해 술을 아낀 구두쇠 이야기다. 중국 한마을의 구두쇠가 연회를 열었다. 중국에서는 아무리 구두쇠라도 할 것은 하는 경우가 많다. '이리 할 것을 뭐 하려 했나?'라는 소리를 들을지언정, 연회든 잔치든 해야 할 것은 한다. 체면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구두쇠 그런데 손님에게 내놓는 술이 몹시 아까웠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손님들을 가능한 한 빨리 멀리 배웅해 떠나도록 하는 방법이다. 한 손님을 이 주인이 말 그대로 멀리 배웅을 했다. 발걸음도 대단히 빨리했다. 빨리 배웅을 해야 많은 손님들을 빨리 돌려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한마디를 했다. "옛말에 멀리 배웅을 하면 술 세잔을 마신 셈 친다고 하지요." 그런데 이번 손님도 보통 재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손님이 말을 받았다. 아 그렇군요. 그런데, 그 술을 이리 급히 주시니, 이거 너무 빨리 마셔 취하겠습니다. 다시 좀 쉬었다 가야겠습니다. 말을 들은 주인의 얼굴이 빨갛게 붉어지고 말았다.
옛날 중국에 한 선비가 이웃 마을 부잣집에 초대를 받았다. 그런데 연회 모습만 번드르하지, 음식 그릇에 담긴 고기는 먹을 게 고기는 없고, 뼈다귀만 그득했다. 중국어로 그릇은 碗 wǎn이라 한다. 선비가 속으로 화가 났다. '아니 어찌 그릇엔 고기만 있만 말인가? 누굴 x로 안다는 말인가!' 그래서 선비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부자에게 한마디 던졌다. "당신 이 그릇 훔쳤지?" 주인이 화를 내며 답했다. "아니 밥 잘 먹고 그게 무슨 말이시오?" 선비가 말했다. 아니 내 오늘 이리로 오는 길에 우리 옆집 주인이 말하길. '아이고 어떤 놈이 내 그릇을 훔쳤네.'라며, '에라, 그놈의 그릇에 앞으론 뼈다귀만 담기거라!'라고 욕을 했단 말이요. 오늘 당신 그릇을 보니, 분명히 그 집에서 훔친 그릇이 맞다 싶소
예법은 동양의 사회를 지탱해온 규범이다. 예는 사대부를 규율하는 것이고, 법은 백성을 다스리는 것이다. 동양에서는 예부터 예를 중시하는 공자와 법을 중시하는 법가가 다퉜다. 본래 진나라를 장악해 법가가 천하를 통일했지만, 결국 다스리는 것은 공자의 유가 손에 넘겨준다. 예가 법을 이긴 것이다. 권력은 빼앗겼지만, 그 뒤 법가의 가르침은 국가 경영에 중요한 틀이 됐다. 서양의 법체계가 좀 더 근대적 의미에서 정교해 많은 이들이 아시아, 예컨대 한국에 법이 없었다고 이들이 종종 있다. 그러나 큰 오해다. 한국, 중국 아시아 각국에는 나름대로 정교한 법규가 있어 사회를 구속해 왔다. 물론 그것을 만들고 집행하는 데 서구 사회처럼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면도 있다. 하지만 각 시대마다 법을 만들면서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민의를 반영하려 노력했고, 법의 집행이 공평하게 하려 노력했다.특히 예라는 게 있어 아시아 왕조와 왕조를 넘어 법 해석과 집행에 최대 권한이 있는 황제를 구속했다. 예와 법은 서양에서 그러했듯 동양에서 시대를 지나면서 다양하고 복잡해진다. 예를 읽다 보면 과연 이런 복잡한 절차가 왜 필요한가를 알기 힘들다. 예가 몸에 익으면 절로 몸과 마음
시간의 시(時)는 갑골문의 "해가 태어난다"라는 의미에서 사람의 손이 더해졌다. 햇볕을 받아 나무가 자란다는 것에 사람의 손, 즉 사람의 역할이 더해진 것이다. 해로 대표되는 하늘의 시간, 자라는 나무로 대표되는 땅의 시간에 사람의 손으로 대표되는 사람의 시간이 더해진 것이다. 사람은 자신의 시간을 들여 나무를 더욱 우거지게, 곡식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은 땅의 시간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의미다. 공간의 하늘에서 시간의 하늘을 알고 나면 참 많은 것이 새로워진다. 영원한 하늘의 시간과 한계가 정해진 땅의 시간 차이 속에 새삼 스스로 한계가 더욱 명백해진다. 스스로 자연의 변화를 관조하게 되고, 홀로 있어도 겸허하게 된다. 세상은 멈춰진 듯, 빈 듯 보이지만 영원한 무엇인가로 가득 차 있고,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이제 알고 느끼게 됐기 때문이다. 하늘의 시간, 땅의 시간 그리고 인간적 시간을 합친 게 '時'다. 바로 우리가 잊었던 시간의 하늘을 알고 나서 느끼는 변화다. 우리가 하늘 천(天) 자만큼 잘 모르고 사용하는 단어가 '공부'(工夫)다. 역시 시간에 대한 이야기다. 네이버 국어사전은 공부는 명사로 "학문이나 기술
“掩耳盗铃”指的是把耳朵捂住偷别人的铃铛,以为自己听不见了,别人也会听不见。 '掩耳盗铃'은 귀를 막고 다른 사람의 방울을 훔친다는 의미로 ,자신이 못 들으면 다른 사람도 못 듣는 줄 여기는 것을 가리킨다. 通常比喻自欺欺人。意思相同的成语还有盗钟掩耳和掩目捕雀。 보통 스스로도 믿지 못할 것으로 남을 속이는 것을 비유한다. 비슷한 의미의 다른 성어로는 '盗钟掩耳'와 '掩目捕雀'이 있다. 可是铃铛的响声是客观存在的,不管你是否捂住耳朵,只要碰到铃铛,它都是要响的。 방울 소리는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며, 귀를 막든 안 막든 관계없이 방울에 닿기만 하면 울리게 돼있다. 凡是客观存在的东西,它不会依人的主观意志而改变。 무릇 별개로 존재하는 사물은 사람의 주관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掩耳盗铃 yǎn'ěrdàolíng 귀를 막고 방울을 훔치다. 자신이 자신을 속이다. 눈 가리고 아웅하다. 捂 住 wǔzhù 가리다. 自欺欺人 zìqīqīrén 자기도 속이고 남도 속이다. 스스로도 믿지 못할 것으로 남을 속이다.
한자는 사람의 글자다. 수천 년 사람의 지혜를 담은 수백 기가의 저장 장치다. 살아있는 한자는 참 매력적이다. 예를 들어 한자는 듣는 것도 볼 수 있고, 보는 것도 들을 수 있다. 한자 속에서 사람의 의식은 무한하게 감응할 수 있고, 움직일 수 있다. 예컨대 향기 신(馨) 자는 들을 청을 글에 포함하고 있다. 글자의 뜻을 분해해보면서 향기를 듣는다는 의미가 된다. 의련(漪漣)은 잔잔한 물결의 파문이라는 뜻인데, 그 발음이 아름다운 게 파문을 보는 게 아니라 마치 물결 파문이 이는 소리를 듣는 듯하다. 그래서 한시는 보는 것을 듣는 듯 표현했고, 냄새를 보는 듯 표현했다. 모두 한자의 관념성 때문에 나온 현상이다. 그런 매력을 가진 대표적인 한자가 하늘 천이다. 먼저 어떻게 움직이는 시공의 하늘을 이렇게 하나의 문자로 잘 표현했는지 경이로울 지경이다. 그것은 단 한 명의 천재가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 천년 수천만 명의 학자들이 힘을 보태 만든 게 한자다. 한자의 매력은 여기에 있다. 한자는 천재가 만들었어도 인간들이 선택해 쓰지 않으면 보존이 안됐다. 역사 속에 얼마나 많은 천재들이 한자를 만들었고, 사라졌을까? 중국이 낳은 최고의 여걸 측천무후(
옛날 구두쇠 양반이 있었다. 지방에서 높은 직책에 있어 손님을 자주 불러야 했지만, 이 양반은 단 한 번도 제대로 손님을 대접한 적이 없었다. 한 접시에 이것저것 담아 겨우 맛만 보게 하는 정도였다. 어느날 하루 연회를 열었는데, 이날 역시 다르지 않았다. 한 접시에 담긴 음식은 한두 젓가락이면 다 먹을 양이었다. 모두 자리에 앉자마자 음식을 비우고 물만 마셔야 했다. 그때 한 손님이 주인을 불렀다. "이보시오, 어르신. 여기 등 좀 빌려주시죠." 등은 한자다. 중국어로는 灯 dēng이라 발음한다. 흔히 양사 盏 zhǎn과 같이 쓴다. 말을 들은 주인이 놀라 물었다. "아니 백주 대낮에 무슨 등이 필요하단 말이요?" 손님이 답했다. 이게 음식이 어디에 갔는지, 아무리 찾아도 없으니, 좀 더 잘 찾기 위해 등이 필요합니다. 주인은 어이없어 했고, 손님들은 모두 난처해하는 주인을 보고 고소해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