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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는 수백 기가의 저장 장치다

한자는 사람의 글자다. 수천 년 사람의 지혜를 담은 수백 기가의 저장 장치다.

살아있는 한자는 참 매력적이다. 예를 들어 한자는 듣는 것도 볼 수 있고, 보는 것도 들을 수 있다. 한자 속에서 사람의 의식은 무한하게 감응할 수 있고, 움직일 수 있다.

 

예컨대 향기 신(馨) 자는 들을 청을 글에 포함하고 있다. 글자의 뜻을 분해해보면서 향기를 듣는다는 의미가 된다. 의련(漪漣)은 잔잔한 물결의 파문이라는 뜻인데, 그 발음이 아름다운 게 파문을 보는 게 아니라 마치 물결 파문이 이는 소리를 듣는 듯하다. 그래서 한시는 보는 것을 듣는 듯 표현했고, 냄새를 보는 듯 표현했다. 모두 한자의 관념성 때문에 나온 현상이다.


그런 매력을 가진 대표적인 한자가 하늘 천이다. 먼저 어떻게 움직이는 시공의 하늘을 이렇게 하나의 문자로 잘 표현했는지 경이로울 지경이다. 그것은 단 한 명의 천재가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 천년 수천만 명의 학자들이 힘을 보태 만든 게 한자다. 한자의 매력은 여기에 있다. 한자는 천재가 만들었어도 인간들이 선택해 쓰지 않으면 보존이 안됐다. 

 

역사 속에 얼마나 많은 천재들이 한자를 만들었고, 사라졌을까?  중국이 낳은 최고의 여걸 측천무후(則天武后)는 더 아름다운 표기를 위해 새로운 한자를 만들어 반포해 당대 크게 쓰였다. 황제가 쓰라는 데 누가 감히 반대를 하랴. 그런데 측천무후 사후 당시 한자 대부분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측천무후 뿐이 아니다. 역대 황제들은 물론이고 많은 학자들이 고의 또는 실수로 이체자를 만들었고 보급시키기도 했다.

지금도 쓰이는 한자는 그런 수많은 도전 속에 살아남은 것들이다. 역대 가장 널리 인정받은 한자들이 역사 속에 남은 것이다. 잘못 쓰인 한자라도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으면 그 명맥이 이어졌다. 측천무후가 만든 몇몇 한자들이 그 예다. 최근 중국에서 편찬된 실용사전 6판까지 측천무후가 자신의 이름을 삼기 위해 만든 밝은 조 등이 기록돼 있다. 참고로 밝은 조 자는 명(明)자 밑에 실(室)를 놓아 쓴다. 사실 중국 황제들 이름은 없는 한자를 만들어 쓴 경우가 적지 않지만 측천무후 이름처럼 현대 중국어 실용사전에도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한자는 만들어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수 천년 동안 사람이 세대를 지나면서 선택해 쓴다는 게 중요하다. 한자는 그래서 '사람의 글자'다. 한자에는 당초 만들어질 때의 의미, 본의(本意)가 있고 세대를 지나면서 확장된 연신의(延伸意)가 있다. 또 시기별 지역마다 썼던 용법도 다르다. 

 

한자는 인간, 우리 동양 선조들의 사상을 올곧게 보존한 수백 기가 용량의 이동저장 장치(USB)다. 그 것을 '한문 사상', 혹은 '한문 사고'이라는 디바이스에 꽂으면 화상에는 수 천년 지나오면서 선조들이 남긴 의미 있는 기록들과 만나게 된다. 심지어 어떤 한자들은 스마트폰의 앱처럼 한문 사상, 한문 사고란 디바이스에 깔려 독특한 역할을 해내기도 한다.

 

공자는 이를 상서로운 벗, 상우(尙友)라 했다. 한자 명상은 이런 한자 속 지식을 풀어내는 노력이다. 한자를 한문 사상의 디바이스에 깔아 새롭게 작동시키려는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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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 도시의 생존은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주요 현안 가운데 하나다. 석탄이 주 연료이던 시절 번화했지만, 에너지원의 변화와 함께 석탄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고, 그 석탄 생산에 의존해 만들어졌던 몇몇 도시들이 생존 위기에 처한 것이다. 한국은 도박산업을 주면서 관광도시로 변모시켰다. 중국에서는 이런 정책 지원 없이 친환경 도시로 변화로 관광 도시로 변화에 성공한 곳이 있어 주목된다. 주인공은 산시성(山西省) 다퉁(大同)이다. 중국 산시성 다퉁이 과거 ‘석탄 도시’의 이미지를 벗고 친환경 관광지로 변모하고 있다. 한때 전국 최악의 대기질 도시 중 하나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다퉁 블루(大同藍)’라는 별칭과 함께 주요 관광 도시로 선정됐다. 다퉁은 오랫동안 석탄 산업에 의존해 왔지만 환경 오염 문제로 큰 타격을 입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전국 대기질 순위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이후 당국은 불법 탄광을 정리하고 대형 탄광에는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분진 배출을 크게 줄였다. 일부 광산은 ‘석탄이 보이지 않는 밀폐형 관리’를 도입해 관리 수준을 높였다. 환경 기준 강화도 변화를 이끌었다. 2013년 대기오염 방지 정책 시행 이후 석탄 화력발전소에 ‘탈황·탈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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