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 때 이야기다. 중국 <환구시보> ‘오락·체육’면이 국내 JTBC방송에서 한창 인기리에 반영되고 있던 ‘SKY캐슬’ 기사로 채워졌다. ‘배우들의 연기, 속도감 있는 극 전개, 캐릭터의 반전’을 흥행요소로 꼽으며, 우리나라에 결코 뒤지지 않는 중국에서의 ‘SKY캐슬’신드롬을 보도했다. 중국 소셜 네트워킹인 ‘웨이보(微博)’에서 ‘SKY캐슬’의 중국 제목인 ' 天空之城 '의 최종회(大结局)를 검색해 보면, 조회 수 9,700만, 토론 1만 8천을 넘는다. 중국은 1979년 소수민족을 제외한 전 가정에 한 자녀만 갖도록 하는 정책을 실시한 이후, 가계 소비의 대부분이 자녀교육에 집중되고 있다. 부모들은 하나밖에 없는 자식을 잘 키워 명문 학교에 보내겠다는 마음이 간절하다. 이들이 선호하는 곳은 베이징 대학(北京大學)을 포함한 전국적으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대학에 집중되어 있어, 많은 학생들이 이들 대학의 입학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부를 하고 있다. ‘SKY캐슬’의 현실이 이웃 나라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중국 대학입시 수험생은 한 해 1,000만 명 정도로 그 중 재수생(復讀生)이 20%를 차지한다. 4년제, 전문대학 입학정원
조금 전, 베이징(北京)에 있는 후배와 소식을 주고받았다. 가족들을 지난 주말 귀국시킨 가운데, 재택근무 일주일째로 하루하루 불안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상가를 포함한 모든 건물 출입 시 체온 측정을 해야 하고, 식당은 일부 장사하는 곳이 있기는 하지만 포장 판매 위주로 한다고 한다. 대부분 학교들이 개학을 무기 연기한 가운데, 대학교는 4월말까지 온라인수업 진행하는 것으로 발표가 있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구호품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한다. 마스크, 손 세정제 구입하기가 정말 어렵다고 한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은 연일 확산세다. 지난 2월 8일 현재 누적 사망자와 확진자가 각각 720명과 3만 4천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그러자 중국 정부는 '인민 전쟁'을 선언하고, 도시 간의 이동을 완전히 금지시키고 확진자가 나온 아파트를 봉쇄하며 감염 확대를 통제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최근 여론의 흐름은 중국 정부의 늑장 대응을 비난하는 모양새다. 발병 초기의 정보통제와 방역 실패 등에 대해 책임론도 안팎에서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최근 “이번 전염병은 중국의 통치시스템에 대한 중대한 시험이다. 신속하고
2007년 중국법인에서 자동차보험을 판매하기로 결정하고 준비를 시작했다. 판매지역은 베이징(北京)으로, 주요 마케팅은 현대, 기아신차를 구매하는 중국고객을 타깃팅으로, 큰 그림을 그려놓고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우선 중국 보험감독기관으로 부터 상품 및 전산시스템 인가를 받아야 했다. 이와 병행해서 인가즉시 판매가 가능토록 현대, 기아 딜러 점을 중심으로 한 영업망 구축이 필요했다. 그리고 업무, 영업, 보상, IT, 콜 센터 실무를 담당할 중국현지 직원들을 채용하고, 우리수준의 서비스 제공이 가능토록 사전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했다. 보상직원 담당업무에 보험금 심사라는 것이 있다. 국내에서는 병원들의 환자에 대한 과다한 진료행위가 문제가 된다. 보통 중·소형 병원들과 분쟁이 많은데, 보험사들은 경력이 출중한 간호사 출신들을 채용해서 대응한다. 중국은 피해자가 치료비 영수증을 조작해서 보험회사에 직접 청구하는 사례가 많다. 국내 경험을 근거로 간호사채용 지시를 하자, 보상부문 책임자가 웃는다. 물론 중국인이다. 의사 출신을 채용하면 된다고 한다. 채용공고가 나가자 월 100만원(우리 화폐기준)이 안 되는 급여 조건임에도, 많은 현직 의사들이 지원했다. 이해가
중국 생활 1년 정도 지난 시점의 일이다. 이른 아침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집사람으로부터 다급하게 전화가 온다. 밤새 몸이 좋지 않았던 막내가 심상치 않다고 한다. 열이 높은 상태에서 계속 토한다는 것이다. 급성 장염이다. 병원으로 데리고 갈 교통편이 마땅치 않아, 기사에게 부탁했다. 집에 도착해 아이 상태를 본 기사가 연락해 왔다. 한국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병원이 아니라, 큰 병원으로 데리고 가겠다고 한다. ‘인민해방군 어린이병원’이다. 중국 인민해방군. 지금은 국립 현충원에 모셔진 부친이 6.25전쟁 당시 총부리를 겨누고 싸웠던 적군이다. 세월이 지나 하나뿐인 손자가 그 적군의 어린이병원 입원수속을 밟고 있다. 아이가 큰 탈 없이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 한 켠에, 부친이 이 장면을 보신다면 어떤 생각을 하실지 상상해 보았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중화인민공화국의 국군(國軍)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의 당군(黨軍)이다. 따라서 당 중앙군사위원회가 모든 통수권을 가진다. 심지어 중국이 보유한 핵무기의 사용 결정권도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게 있다. 즉 중국 공산당 서열 1위인 총서기가 아닌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게 모든 통수권이 부여된다. 중국의 법적인 국가원수
중국법인에서 대졸신입사원 채용 시 일어난 일이다. 회계학 전공인 한 지원자의 제출서류들을 살펴보다가 깜짝 놀랐다. 성적표에 표기되어 있는 이수 학점들 가운데 '마르크스 철학이론', '마르크스주의 정치경제학 원리', '마오쩌둥 사상 개론', '덩샤오핑 이론', '사상도덕 수양' 등의 사상 정치과목들이 필수이수로 기재되어 있는 것이다. 다른 대학, 다른 전공의 지원자들 서류를 보아도 비슷했다. 전공과목 학점만 분리해, 평가를 다시 해야 할지 결정이 쉽지 않았다. 지원서 기본양식에도 특이한 항목이 있다. 공산당원 여부를 묻고 있다. 인사담당 책임자가 옆에서 조언해준다. 특별히 구분할 필요는 없겠지만, 가급적 당원을 채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대한민국에서 장교로, 그것도 특공연대 소대장으로 군 복무한 것에 큰 자긍심을 갖고 있던 나로서는 어색한 장면이었다. 공산당원이 된다는 것은 중국 내에서 인재로서 검증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입당 자체가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출세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수한 학업 성적이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하고, 여러 단계의 검증 과정을 통해야 당원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공산당 당원은 매달 급여의 약 2%를 당에 납부한다. 중국에 진출한 한
연말에 친구가 구이린(桂林·)여행을 다녀오면서 밴드에 사진들과 글을 올렸다. '계수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곳'이라는 뜻을 가진 구이린은 수 만개의 석회암 봉우리들이 숲을 이루고, 기암괴석과 짙푸른 산수가 절경을 이루는 곳이다. 중국 화폐 20 위안 뒷면에 등장하고, '계림의 산수는 천하제일이다.(桂林山水甲天下)'라는 찬사를 받으며, 「소림사」영화의 배경이기도 하다. 여행객들이 저녁시간에 필수코스로 관람하는 것이 있다. 구이린의 산수를 배경으로, 양삭(阳朔)지역에 전해져 내려오는 유삼저(劉三姐: 유씨집안 셋째 딸)전설을 바탕으로 기획되어진 ‘인상유삼저(印象劉三姐)’ 야외수상 가무쇼다. 장이머우(張藝謀) 감독 작품이다. 장이머우. 1950년생의 천재 영화감독이다. 집사람과의 연예시절, 1988년 베를린 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한 「붉은 수수밭」으로 그의 작품을 처음 접하였다. 풍경을 담은 넓은 화면구성과 바람에 흔들리는 수수밭, 원초적 욕망을 상징하는 붉은 색의 강렬함은 지금도 기억에 선명하다. 「국두」,「홍등」으로 이어지는 작품 모두, 붉은 화염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전통적 신분제도, 봉건적이고 억압적인 질서에 대한 저항, 일본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민중
중국 깡패 이야기다. <중국의 갱스터 보스(黑帮老大)>, <중국의 제1호 방주(第一帮主)> (帮主: (비밀 결사·파벌·집단의) 우두머리)로 불리우는 인물이다. 중국 근대를 풍미한 '상하이탄(上海灘)' 청방(靑幇)의 보스 두웨셩(杜月笙·두월생). 밑바닥부터 시작해, 훗날 암흑조직의 최고인물이 되어 상하이탄을 장악했다. 그는 구타와 살인, 아편밀매를 일삼는 건달패 두목이었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는 장제스(蒋介石·장개석)의 반혁명 행동에도 적극 가담한다. 항전기간에는 팔로군(八路軍)을 적극 후원하기도 했다. 사교계의 큰 손이 되어 여러 명사들과 친분을 쌓았으며, 자선가로 변모하여 재단을 운영하는 등 이름을 날린다. '앙드레 말로’의 소설 ‘인간의 조건’ 사회적 배경이기도 한, 이른바 1927년의 ‘4.12 사건’에서 장제스의 명을 받고 휘하 조직을 총동원해, 상하이 내의 중국공산당 조직을 일망타진한다. 이때 사망한 공산당원은 300 ~ 400명, 실종자가 무려 5,000명이나 되는 엄청난 정치테러 사건이었다. '4.12 사건'으로 중국 공산당의 주력을 축출한 장제스는, 이후 北伐(북벌) 작업을 완수하고 중국 전역에 대한 지배권을 확립할 수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우리 사회 전면에 등장한 지 1년이 지나고 있다. 작년 11월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갑질행태는 전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고, 급기야 금년 7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마련되었다. 그러나 현행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노조가 없는 경우 사장에게 직접 신고해야 하고,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는 점 등 여전히 문제점이 남아있다. 중국에서도 직장내 가혹 행위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은 창업 열풍을 타고 매년 4백만 개 넘는 회사가 새로 생겨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직원들에 대한 충격요법이 필요하다고 강변하지만, 인격마저 모욕하는 저급한 갑질에 중국인들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내언론에도 해당 영상과 함께 보도되었던 내용이다. 재작년 중국의 한 화장품 회사 창립기념일 행사 때 일어난 일이다. 수백 명 직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단상에 무릎 꿇은 20여명의 여직원들이 서로 뺨을 때린다. 그만하라는 회사 대표 지시가 있고서야 멈춘다. 영상이 퍼진 후, 문제가 커지자 회사가 수습에 나선다. 미용 프로그램 및 AS를 제공하는 회사로서, 고객들을 상대로 늑대 정신을 기르라는 의미로
어느 날 사석에서 만난 대사관 고위간부가 할 말이 있다고 한다. 현지 기업인들이 대사를 어려워해서 다들 만남을 꺼려 한다는 거다. 적극적으로 면담을 주선할 터이니, 편하게 연락 달라고 한다. 그러나 끝내 연락을 주지 못했다. 2014년부터 6년 가까이 근무 중인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의 후임으로, 싱하이밍(邢海明,55세) 주(駐)몽골 중국대사가 내정되었다. 1986년 중국 외교부에 입부, 북한대사관에서 1988~1991년과 2006~2008년 두 차례, 한국대사관에서도 1992~1995년과 2003~2006년, 2008~2011년 세 차례나 근무하면서 공사참사관과 대리대사를 지냈다. 현재 중국 외교부 고위급 외교관 가운데 최고의 한반도 전문가로 평가되는 싱 내정자는 한국어에도 상당히 능통하다고 한다. 중국근무 기간(2007년 ~ 2014년)동안 김하중, 신정승, 류우익, 이규형, 권영세 대사가 있었다. 금융회사 법인장 또는 한국상회 임원 자격으로 대사와의 대면 기회가 자주 있었다. 중국 정부와의 공식적인 교류 행사뿐 아니라, 정기적으로 운동도 같이하고 대사관저로 초대도 받게 된다. 대사가 일행을 관저 텃밭으로 안내한다. 잔디가 있던 자리에 아담한 텃
담배가 세상에 나타난 후, 흡연자와 비 흡연자 투쟁의 역사는 길다. 그 투쟁은 피로 쓰인 역사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임진왜란 때 일본에서 담배가 들어온 이후 너도 나도 피우기 시작했다. 조정대신 조회 시 가득한 담배 연기로 궁전 내부가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이에 격분한 광해군이 자신 앞에서 담배를 하면 모두 처형하겠다고 했다. 그 이후 임금 앞에서 담배를 못하게 되었고, 나아가 어른 앞에서도 하지 않는 것이 예의로 여겨졌다. 중국도 우리와 비슷한 시대에 대만 복건에서 담배가 들어왔다. 그러나 청나라 태종이 건강 및 화재위험을 이유로, 담배를 소유하거나 판매한 자를 사형에 처하는 금연령을 내린다. 청나라에서 이를 어기고 적발된 조선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에 대한 형벌은 장형, 파면, 귀양까지 다양했다. 1858년 톈진 조약으로 담배가 면세로 수입되는 것이 허용되고, 1900년에 이르러는 외국 담배 회사들이 대거 중국으로 진입한 서글픈 과거가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흡연 대국'이다. 중국의 흡연자 인구는 약 3억 명 이상으로 추산한다. 전 세계 흡연자 3명 중 1명 정도가 중국인이다. 여성 흡연율이 3.2%에 불과한 데 반해, 남성 흡연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