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컬럼] 인생지사 새옹지마...장이머우의 인생스토리

​새옹이 말을 잃어버렸으니 어찌 복이 아님을 알겠는가

 

 연말에 친구가 구이린(桂林·)여행을 다녀오면서 밴드에 사진들과 글을 올렸다. '계수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곳'이라는 뜻을 가진 구이린은 수 만개의 석회암 봉우리들이 숲을 이루고, 기암괴석과 짙푸른 산수가 절경을 이루는 곳이다. 중국 화폐 20 위안 뒷면에 등장하고, '계림의 산수는 천하제일이다.(桂林山水甲天下)'라는 찬사를 받으며, 「소림사」영화의 배경이기도 하다.

 

 여행객들이 저녁시간에 필수코스로 관람하는 것이 있다. 구이린의 산수를 배경으로, 양삭(阳朔)지역에 전해져 내려오는 유삼저(劉三姐: 유씨집안 셋째 딸)전설을 바탕으로 기획되어진 ‘인상유삼저(印象劉三姐)’ 야외수상 가무쇼다. 장이머우(張藝謀) 감독 작품이다.

 

 장이머우. 1950년생의 천재 영화감독이다. 집사람과의 연예시절, 1988년 베를린 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한 「붉은 수수밭」으로 그의 작품을 처음 접하였다. 풍경을 담은 넓은 화면구성과 바람에 흔들리는 수수밭, 원초적 욕망을 상징하는 붉은 색의 강렬함은 지금도 기억에 선명하다.

 

 「국두」,「홍등」으로 이어지는 작품 모두, 붉은 화염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전통적 신분제도,  봉건적이고 억압적인 질서에 대한 저항,  일본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민중의 분노가 중국적 색채와 흠잡을 데 없이 어우러져 표현된다.

 

 그 밖의 작품으로 「귀주이야기」, 「집으로 가는 길」, 「영웅: 천하의 시작」, 「산사나무 아래」 등이 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개막식, 폐막식 총감독을 맡았다. '공자의 3천 제자들' 파트가 압권이다. 죽간을 손에 든 공자의 3천 제자들 사이에서, 경기장 가운데를 가르고 솟아오른 활자판은 화합을 뜻하는 한자'和'와 만리장성 등 다양한 문양을 생동감 넘치게 연출했다. 또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차기 개최국인 중국의 공연 총감독을 맡았다.

 

 장이머우는 국민당군 군의관이였던 아버지, 국민당군 장교인 삼촌들 집안 출신이다. 이들은 장제스가 패퇴하자 모두 대만으로 도피했다. 이 때문에 어린 시절 문화대혁명 당시 3년간 격오지로 하방되어 막노동을 전전하고, 시안부근 한양(咸陽)의 방직공장에서 7년간 노동자로 일한다. 이때 매혈로 얻은 돈으로 산 카메라로 사진미학에 대해서 독학했다고 전해진다. 마오쩌둥이 사망하고 문혁이 끝난 후, 28세에 대학입시를 치러 베이징전영학원 촬영과에 늦깎이 입학한다.

 

 그의 주옥같은 많은 작품 중에서 하나를 꼽으라면 「인생」을 추천한다. 1994년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 작품인 「인생」은 중국 근현대사를 보여주는 수많은 영화 중 최고의 역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주인공은 중국 국민배우인 거요우(葛优), 궁리(巩俐)가 그의 부인 역할을 맡았다.

 

 ‘인생지사 새옹지마’, 이 고사성어가 여러 장면에서 생각나게 한다. 문혁 시기 감독 자신의 체험이 상당히 녹아 들어가 있으며, 특히 전체주의 체제가 인간성을 얼마나 약탈하는지를 비판하고 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허름한 집에서 만두를 먹으며 웃고 떠드는 행복한 가족의 모습이 등장한다. 파란만장했던 과거를 뒤로하고, 모든 것을 초월한 것 같은 모습이 오히려 어색하게 느껴진다.

 

 어느 역사, 어느 시기든 인생살이는 고달픔, 그 자체에 크게 다름이 없는 가 보다.

 

 

 

 

 

 

 

 

 

오승찬

연세대 경영학석사

(전) 현대해상 중국법인장

(전) 중국 한국상회 감사

(현) 해동주말 부대표


사회

더보기
석탄도시에서 친환경 관광도시로, 산시 다퉁의 성공적 변화에 글로벌 이목 쏠려
탄광 도시의 생존은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주요 현안 가운데 하나다. 석탄이 주 연료이던 시절 번화했지만, 에너지원의 변화와 함께 석탄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고, 그 석탄 생산에 의존해 만들어졌던 몇몇 도시들이 생존 위기에 처한 것이다. 한국은 도박산업을 주면서 관광도시로 변모시켰다. 중국에서는 이런 정책 지원 없이 친환경 도시로 변화로 관광 도시로 변화에 성공한 곳이 있어 주목된다. 주인공은 산시성(山西省) 다퉁(大同)이다. 중국 산시성 다퉁이 과거 ‘석탄 도시’의 이미지를 벗고 친환경 관광지로 변모하고 있다. 한때 전국 최악의 대기질 도시 중 하나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다퉁 블루(大同藍)’라는 별칭과 함께 주요 관광 도시로 선정됐다. 다퉁은 오랫동안 석탄 산업에 의존해 왔지만 환경 오염 문제로 큰 타격을 입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전국 대기질 순위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이후 당국은 불법 탄광을 정리하고 대형 탄광에는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분진 배출을 크게 줄였다. 일부 광산은 ‘석탄이 보이지 않는 밀폐형 관리’를 도입해 관리 수준을 높였다. 환경 기준 강화도 변화를 이끌었다. 2013년 대기오염 방지 정책 시행 이후 석탄 화력발전소에 ‘탈황·탈질

문화

더보기
중국 스스로 꼽은 3대 관광지, '만세산 무협성, 중산릉 풍경구, 시안 박물관'
“만석산 무협성, 중산릉 풍경구, 시안 박물관”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은 중국 관광지 ‘빅3’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도 중국 10대 인기 관광지에 포함됐다. 중궈신원왕 등에 따르면 메이투안 여행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25 여름휴가 핫스폿 및 트렌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름철 국내 인기 관광지는 베이징, 상하이, 시안, 난징, 청두, 광저우, 정저우, 충칭, 뤄양, 항저우 등이었다. 인기 관광지 TOP3는 만석산 무협성, 중산릉 풍경구, 시안 박물관이 차지했다. 보고서는 서북, 동북, 서남 지역의 여러 성(省)에서 관광 열기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지린, 헤이룽장, 랴오닝, 신장 등은 ‘피서 여행 고속 성장 지역’으로 떠올랐다. 목적지 분포로 보면, 1·2선 도시가 여전히 선도했고, 베이징·상하이·시안이 인기 목적지 1~3위를 차지했다. 이들 도시는 중국인들의 인기 관광 목적지로 부동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동시에 하위 도시 시장의 열기도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세대의 젊은 관광객들이 소규모·특색 있는 관광지로 깊이 들어가 새로운 여행 방식을 발굴했다. 메이투안 여행이 발표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