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컬럼] 중국서 비지니스 하려면 '인민해방군'을 알아야

司馬昭之心, 路人皆知​
Sīmǎ Zhāo zhī xīn, lù rén jiē zhī

‘사마소의 마음은 길 가는 사람도 다 안다’는 뜻이다. 사마소는 중국 삼국시대 위나라의 대신 사마의(司馬懿)의 둘째 아들로 황제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황제의 자리를 노렸던 인물이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통찰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미국의 의도를 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며 “미국이 사드를 북한의 핵 공격 방어용이라고 말하지만, 사마소의 권력욕을 모든 사람들이 알듯이 실제 의도는 중국 견제에 있다는 게 분명하다”고 인용했던 말이다.

 

 중국 생활 1년 정도 지난 시점의 일이다. 이른 아침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집사람으로부터 다급하게 전화가 온다. 밤새 몸이 좋지 않았던 막내가 심상치 않다고 한다. 열이 높은 상태에서 계속 토한다는 것이다. 급성 장염이다. 병원으로 데리고 갈 교통편이 마땅치 않아, 기사에게 부탁했다. 집에 도착해 아이 상태를 본 기사가 연락해 왔다. 한국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병원이 아니라, 큰 병원으로 데리고 가겠다고 한다. ‘인민해방군 어린이병원’이다.

 

 중국 인민해방군. 지금은 국립 현충원에 모셔진 부친이 6.25전쟁 당시 총부리를 겨누고 싸웠던 적군이다. 세월이 지나 하나뿐인 손자가 그 적군의 어린이병원 입원수속을 밟고 있다. 아이가 큰 탈 없이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 한 켠에, 부친이 이 장면을 보신다면 어떤 생각을 하실지 상상해 보았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중화인민공화국의 국군(國軍)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의 당군(黨軍)이다. 따라서 당 중앙군사위원회가 모든 통수권을 가진다. 심지어 중국이 보유한 핵무기의 사용 결정권도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게 있다.  즉  중국 공산당 서열 1위인 총서기가 아닌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게 모든 통수권이 부여된다.

 

 중국의 법적인 국가원수는 국가주석이고, 중국 공산당을 이끄는 건 당 서열 1위인 총서기이지만, "모든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마오쩌둥의 말처럼 두 직책을 뛰어넘는 실질적인 권력의 핵심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이다. 사실상 이 기구의 주석이 중국의 최고 권력자나 다름없다.

 

 2015년 중국 인민해방군은 육군, 해군, 공군, 로켓군, 전략지원부대 등 5개 군종으로 개편했다. 제2포병을 로켓군으로, 기존 총참모부의 주요정보기능부대(정보전, 사이버전 등 담당) 및 국가전략정보부대(우주 감시, 자산 관리 등 담당)를 통합한 전략지원부대를 창설한 것이다.

 

 2016년에는 통합 작전능력을 제고한다는 명분으로 동, 서, 남, 북 및 수도 베이징을 방어하는 5대 전구(戰區)체제[ 동부전구(舊 난징군구), 남부전구(舊 광저우군구), 서부전구(舊 청뚜군구 및 란저우군구), 북부전구(舊 선양군구), 중부전구(舊 베이징군구 및 지난군구)]로 재편했다.

 

 이는 시진핑 주석의 군 통수권 강화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인들은 중국 사회를 연결하는 또 다른 키워드로 인민해방군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인민해방군 출신을 배경으로 비즈니스에 진출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기 때문이다. 인민해방군은 사병 제대 시 공무원 임용이 보장되고, 공산당원 가입이 용이하다. 장교는 전역 시 국영기업체 임원 또는 고위 공무원으로의 진출이 열려있다.

 

 따라서 인민해방군이 되기 위한 경쟁률이 수백대 일을 넘어선다.  선발 시 안경 착용자는 무조건 탈락하고, 무술 실력에 가점을 부여해 많은 소림사 수련생이 지원한다고 한다.

 

 ‘인민해방군 어린이병원’은 현대식 건물에 시설도 괜찮았다. 당시 초등학교 5학년생인 한국인 꼬마가 서툴지만 영어, 중국어로 의사소통을 하자 의료진들이 귀여워 했다. 3일 후 퇴원 시에는 몇 명의 직원들이 병원 앞마당까지 배웅을 나와 못내 아쉬워했다.

 

 

 

 

 

 

 

 

 

오승찬

연세대 경영학석사

(전) 현대해상 중국법인장

(전) 중국 한국상회 감사

(현) 해동주말 부대표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