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를 선호하십니까? 여아를 선호하십니까?”
사실 한국도 그렇지만, 중국에서 하기 힘든 질문이다. 한국이나 중국이나 전통적으로 남아선호 사상으로 유명한 나라들이다.
답이 뻔할 수 있고, 자칫 남녀차별을 구체화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중국에서, 그것도 교육부가 이런 설문조사를 벌여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지방 교육청의 설문조사 질문에 ‘남자아이를 더 좋아합니까, 아니면 여자아이를 더 좋아합니까?’라는 문항이 포함됐다.
당장 학부모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최근 산둥성 룽커우시에 거주하는 정 모 씨는 영상을 통해 9월 개학 이후 자녀가 다니는 유치원에서 학부모에게 세 차례에 걸쳐 설문지를 발송했다고 토로했다. 정 씨는 설문지 중 일부는 문항 수가 120개에 달하며, 질문 내용이 매우 상세했다며 그 중에는 '남자아이와 여자아이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비합리적인 질문이 포함됐다. 또 부모의 직업, 가정 소득, 자녀를 등하원시키는 교통수단을 묻기도 했다.
옛날 한국 국민학교시절 집에 TV가 있느냐 등을 조사한 사례가 있었다. 당시 적지 않은 아이들이 이 같은 설문조사에 답을 하면서 창피해 했다.
중국이라고 다르지 않다. 많은 학보모들이 이 같은 설문에 당혹해 했다. 정 씨는 제공한 설문지 중 하나는 익명으로 작성하라는 지침이 있었음에도 첫 번째 질문에서 자녀의 번호나 이름을 기재하도록 요구했다.
중국 매체들은 이에 대해 이와 같은 변형된 실명조사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가정의 경제적 배경, 학부모의 직위, 자녀의 조산 여부 등 민감한 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이라며 학부모들에게 사생활이 지나치게 침해 받는다는 불쾌감을 주기에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인터넷에서 학부모들은 학교가 이런 정보를 통해 "재정 상태에 따라 교육"하거나 자녀를 차별적으로 대우해 교육 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다. 또 이 정보가 유출될 경우 학생들 사이에서 부정적인 비교 풍조를 조성해 교만함이나 열등감을 유발할 가능성도 걱정했다.
문제는 이 같은 중국 교육당국의 설문조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중국 매체들은 최근 몇 년 동안, "기초조사 설문지"가 범위를 넘는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어젯밤에도 작성했는데, 집에 앉은 변기를 사용하는지 쪼그리는 변기를 사용하는지를 물어봤다"고 토로했다.
또 "학교가 보낸 설문지에는 부모님의 휴대폰 브랜드를 적으라고 했어요" 혹은 "우리 집에 수도시설이 있는지를 물었는데, 정말 황당했어요" 등의 반응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