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픽 만을 위한 싸구려 글쓰기다.” Vs “고통스러운 창작의 결과물이다.”
중국에서 ‘온라인 판타지’ 장르에 대한 갑론을박이 거세다. 사실 중국에서 글쓰기란 영어나, 한글의 글쓰기와는 큰 차이가 있다.
본래 중국어는 구어와 문어가 완전히 구분되는 언어다. 표의문자적 특성 때문이다. 발음으로 단어가 의미를 지니는 게 아니라 한 글자 형태가 의미를 지니는 문자라는 의미다. 자연히 한 발음에 여러 의미가 있을 수 있다.
이런 한자 특성을 최대한 살리는 게 중 문학의 특성이다. 구어는 가능한 짧게 문장을 구성하며, 발음 구분을 해주기 위해 두 자 이상의 한자로 한 단어를 구성하는 방식이 활용된다.
바로 이런 한자 특성 때문에 중국어 문장은 따로 의성어나 의태어 없이 뜻을 전달하면서 그냥 단어나 문장 효과에 걸맞는 한자를 쓰는 것만으로 의성, 의태의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그만큼 중국어 문장은 짧으면서 생동감이 넘치는 게 특성이다.
예컨대 “물이 꿀렁꿀렁 흘러온다”로 한글에서는 의성이나 의태를 넣어 동작으로 부가적으로 설명해야 하지만 중국어는 “滚滚来”(gungunlai)구르다는 동사로 뜻을 전하면서 ‘꿀렁꿀렁’이라는 의성, 의태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잘 쓴 중국어 문장은 이 같은 효과가 극대화돼 있다. 인터넷 판타지 소설을 구성이나 주제 의식은 어떤 지 몰라도 문장만큼은 중국 문학의 특성을 젊은 취향에 맞춰 더 맛깔스럽게 살릴 필요가 있어, 문학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논란이 인 것은 사실 인터넷 판타지 소설들이 추구하는 문학적 주제의식이다. 특히 최근 지나치게 트래픽 증대, 즉 돈만 노린 작품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나름 인기 있는 인터넷 판타지 소설 작가가 ‘창작의 고통’에 대해 토로하는 글을 올린 게 계기가 됐다.
지난 2011년부터 ‘잠수하는 오징어’라는 필명으로 네트워크 문학 창작을 시작했다고 밝힌 작가는 “매번 새로운 소재에 도전했다”라며 “각 작품은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와 접근 방식이 달랐으며, 내 글쓰기 인생에 끊임없는 도전을 맞이하고자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첫 번째 소설인 <멸운도록>을 쓰면서 “직장과 병행하며 집필을 했다”라며 “일과 삶 속에서의 고민과 불안이 이 소설에 녹아들면서 독자들의 공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판타지 소설의 리얼리티에 대해서고 고민을 토로했다. 사실 판타지를 사실처럼 독자들이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은 판타지 소설만이 갖은 창작의 고통 가운데 하나다.
“판타지 소설은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장르이지만, 현실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첫째, 판타지 소설은 이야기의 세계를 정의해야 한다. 그 구조와 모습, 세부 사항들을 설계하여 현실감 있게 만들어야 몰입감을 제공할 수 있다. 둘째, 어떤 장르든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다루게 된다. 심지어 동물이 주인공이라 해도 일정 부분 인간성을 투영하게 된다. 좋은 판타지 이야기는 충분히 현실감 있는 상상의 세계를 그려야 하며, 독자들이 그 세계 속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들의 삶의 모습과 인간관계를 명확히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는 “현재, 모바일 인터넷이 제공한 "트래픽 보너스"는 정점에 도달했으며, 새로운 독자들은 떠나거나 정착하여 더 높은 독서 만족을 추구하고 있다. 많은 작가들이 전환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품질 창작을 위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 네트워크 문학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독자와의 즉각적인 상호작용이며, 그 생명력 또한 독자에게 크게 의존하고 있다”라며 “방대한 독자층과 창작자들이 더 많은 고품질 작품을 만들어 낼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중 네티즌들은 적지 않은 이들이 공감을 표했다. 하지만 “인터넷 문학은 엉터리로 지어낸 이야기일 뿐”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