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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원의 운치'가 서린 무계정사의 자취…새로운 문화체험의 장으로 ㅡ 무계원


 

무계원 전경. 무계원은 종로구 익선동에 있던 유서 깊은 한옥인 오진암(梧珍庵)을 옮겨 와 2014년에 문을 열였다. ⓒ종로문화재단

 


“한양 북문(창의문彰義門)을 벗어나 우거진 소나무 숲길을 2리쯤 가다가…안평대군(安平大君)의 정사(精舍)가 있다…풀과 나무는 무성하고 연기와 구름은 그윽한 듯도 하여 완전히 도원동의 기이한 운치가 있다.” 조선조 학자 이개(李塏)는 안평이 지은 이 정사(무계정사武溪精舍)를 예찬했다.

안평대군 이용 집터(安平大君李瑢家址) 또는 무계정사지(武溪精舍址)는 조선 세종 29(1447, 추정)에 만들어진 세종의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安平大君) 이용(李瑢)의 별장 터이다. 안평은 당대의 명필이자 시와 문장에 능한 학자이자 예술가적 기질이 충만한 왕자였다. 꿈속에 거닌 무릉도원을 화가 안견에게 그리게 하여 탄생한 ‘몽유도원도’ 또한 그의 업적이다. 지금 이 터에는 안평의 글씨로 추정되는 바위에 적인 무계동(武溪洞)이란 글씨만이 남아있다...

 

무계원 위쪽 30여 그루의 솔밭 위에 있는 한옥이 바로 안평대군의 무계정사 터. 뒤편 바위에 ‘무계동’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유형문화재 제22호) ⓒNAVER

 

이 부근 서울 부암동 자락 한 켠, 안평의 기운이 느껴지는 작은 집터에 ‘무계(武溪)’라는 이름을 단 고옥이 한 채 서있다. 안평의 정사 터와 같은 곳은 아니지만 ‘무계원(武溪園)’이란 이름의 이 건물은, 과거 서울 익선동에 있던 한옥 오진암(梧珍庵)의 자재를 가져와 지었다. 그 곳이 바로 2014 3월 문을 연 무계원이다. 북촌과 서촌은 물론 외국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한옥의 맵시가 그대로 재현된 공간인 ‘무계원’은 이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전통 문화 전승과 체험의 현장이 되고 있다. 이 여름, 누구라도 조선의 왕자가 꿈꾸던 도원의 자취를 따라 새로운 문화 유람을 시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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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계원 : +82-2-379-7131~2 / 종로문화재단 +82-2-6203-1162 / www.jfac.or.kr)

무계원의 안채 ⓒ종로문화재단 

'외국인 종로통신사' 행사에서 한복을 입은 주한 대사관 직원 가족들이 전통다례체험 ⓒ종로문화재단 

전통 복색의 문화를 배우는 '한복 곱게 차려입고' 프로그램 ⓒ종로문화재단 

'추석맞이 춤n판' 프로그램 ⓒ종로문화재단 

무계원 기획 프로그램 '풍류산방ⓒ종로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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