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쓸모가 뭔지 알려주는 쓸 용 用


© jenandjoon, 출처 Unsplash 

 

쓸모 있다는 것만큼 현대에서 존중받는 가치도 드물다. 반대로 "어디다 쓰니?", "쓸모없는 놈" 같이 심한 욕도 없다.
그런데 과연 '쓸모 있다'라는 게 무슨 뜻일까?
동양에서는 오래전부터 이 쓸모에 대해 고민해왔다. 대표적인 화두가 노자의 '當無有用'(당무 유용)이다. 

통이 채워져 있으면 수레바퀴로 쓸 수 없고, 통이 의미가 있는 것은 
그 것이 비어 있기 때문입니다.
흙으로 그릇을 빚어 쓸모가 있는 것은 
그것이 비어 있기 때문입니다.

비어 있기 때문에 쓸모가 있다고 한다. 사실 쓸모의 용자에는 일찌감치 이 화두가 담겨 있었다.
갑골문의 용자는 나무로 만든 물통의 상형자다.  

 

 

용 자의 가운데 작대기는 물통의 뚜껑을 의미한다. 
개인적으로는 우물의 지렛대 두레박 모양이라고 생각한다. 솟을 용(甬) 자와 같은 자인데 쓸 용자의 의미가 쓰다는 뜻으로 고착되면서 쓸모라는 뜻으로 쓰이게 됐다는 게 학자들의 분석이다. 그리고 쓰다, 쓸모 등의 뜻으로 用 자가 쓰이면서 나무 통이라는 뜻의 한자 인 
통(桶) 자를 만들었다고 학자들은 본다.
언제나 그렇지만 그 옛날 한자를 만든 선인들의 순박한 지혜에 경탄을 금할 수 없다. 쓸모라는 게 글자 자체가 물을 담는 통이었다니 …. 물통이 필요한 것은 물 때문이다. 물을 들어 올리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물통을 쓰려면 그 속에 다른 것이 채워져 있으면 안 된다. 정말 시원한 물처럼 시원한 해석이다. 당무 유용처럼 고담준론도 아니다. 그러면서도 더 명쾌하고 분명하다. 

쓸모란 그 목적하는 데 쓰이는 것이다.
그 속이 비어 있어야 쓸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당무 유용을 '있다'를 동사로 해석하지만, 개인적으로 '쓰다'를 동사로 해석한다.
많은 이들이 '쓸모가 있다'라고 해석하지만,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있는 곳을 쓴다'라고 해석한다. '당무'하면 '유용'이라 읽는 게 아니라, '당 우유'를 '용'한다고 읽는다. 즉 "무에 당면해 있는 유를 쓴다"라고 읽는다.
당무유를 용한다 하지 않고 당무에 유용한다고 읽어도 그 차이는 작다. 그러나 치명적이다. 
가장 큰 문제가 '빈 곳'에 쓸모가 있다고 착각을 하는 것이다. 당무위를 용한다고 읽으면 여전히 쓰는 것은 유라는 것을 분명히 한다. 개인적으로 쓰는 것은 '유'다. 있는 것, 손에 만져지는 것을 쓰는 것이다. 나무 통이 쓰이다는 뜻을 가지게 된 이유다.
그럼 빈 곳은 무엇일까? 담기는 물이다. 쓰임의 목적이다. 본래 쓰임이라는 게 목적이 생기고 나야 비로소 생기는 것이다. 쓰고자 하는 것이 정해져야 있는 곳을 쓰는 일이 생긴다.
사실 요즘 들어 이 화두는 좀 더 복잡해진다. 우리는 속이 가득 찬 컴퓨터를 쓰는데, 그 쓸모가 다양하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채우고 있는가? 어느 빈곳을 채우기 위해 어떤 있는 것을 쓰기는 알기는 하는가? 수많은 질문들이 생긴다.
무유无有와 같이 생각해볼 말이 허실虚实이다. 같은 구조의 단어다. 개별적인 뜻도 같다. 때론 '당허실유'当虚实有'라는 말을 생각해본다. 실재라는 것도 공허함이 있어야 있는 것이다. 여기서 공허는 미래의 비전이다. 뜬구름 잡는 소리다. 그러나 뜬구름 잡는 비전 없이는 현실의 계획도 있을 수 없다. 
결국 꿈꾸는 사람이 가장 현실적인 사람인 것이다. 삶 자체가 유용한 데 그것은 죽음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래서 인간은 죽음에 이르러 '진인'(眞人; 참된 인간)이 되는지 모른다. 
그것도 또한 역으로 삶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래 옛말에 모든 인간은 살면서 다르지만 죽으면서 같아진다 하는 것이다.

© sarahdorweiler, 출처 Unsplash


사회

더보기
중국 '전문 학사' 제도 상용화되나
중국에서 ‘전문학사’ 양성이 새로운 화두가 되고 있다. 최근 정저우철도직업기술대학이 2025년 단독 시험 모집 요강에서 여러 전공에서 학사 졸업생을 모집한다고 명확히 밝혔다. 대졸자를 대상으로 새롭게 전문 직업교육을 하는 과정이다. 이에 따라 ‘학사→전문학사(본승전)’ 현상이 뜨거운 화제로 떠올랐다. 사실, 직업대학이 학사 출신을 모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광둥 영남직업기술대학은 최근 2년간 기술 자격증을 다시 취득하려는 학사 및 석사 졸업생을 모집했고, 누적 인원이 150명을 넘었다. 산둥 칭다오 기술사양성학원은 2009년부터 ‘대학생 기능사반’을 개설해 지금까지 10여 기를 운영했으며, 이들 중에는 산둥대, 베이징과학기술대 등 ‘985’, ‘211’ 대학 출신 학사 졸업생도 있었다. 단지 고등직업학교가 단독 모집에서 학사생을 모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부 학사생들이 다시 전문 기술을 배우기 위해 ‘재진학’을 선택하기도 했다. 심지어 최근 몇 년간 직업학사 교육이 점차 자리 잡으면서, 일부 고득점 수험생들이 명문대를 포기하고 직업학사대학을 택하기도 했으며, 이는 사회 전반의 직업교육에 대한 편견을 지속적으로 뒤집고 있는 흐름이었다. 이러한 현상

문화

더보기
중국 '가오카오 소비' 새로운 소비 트랜드로 자리 잡아
"'가오카오 소비'를 잡아라!" 중국판 대입고사인 '가오카오'가 중국 유통업계의 새로운 소비 트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규모가 커지면서 중국 전체 소비액에 영향을 미칠 정도가 돼고 있다. 시험이 끝나고 백만이 넘는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며 억눌린 감정을 소비로 해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부모 입장에서 고생한 자녀들을 위한 다양한 소비를 지원하고 나서면서 중국에서는 '가오카오 소비'라는 새로운 트랜드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중국 상인이나 유통회사들은 물론, 당국도 이를 지목하고 더 많은 다양한 소비를 만들어 내려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소비 촉진 이벤트를 만들어 가오카오 소비가 더욱 건전한 방향으로 국가 경제에 이득이 되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다. CMG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올 2025년 중국 대학 입학시험이 막을 내리면서, 수험생들을 중심으로 한 ‘청춘 소비’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졸업 여행부터 전자기기 구매, 자격증 취득과 자기 관리까지, 대학입시 이후의 ‘보상 소비’와 ‘계획 소비’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소비형태는 여행부터 전자제품, 자기 계발까지 다양하다. 말 그대로 수험생들이 "이제는 나만을 위한 시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