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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마음 심 心을 빼다니 … 애 愛2

중국 간자는 단순화되서 편한 것도 있지만, 아쉬운 것도 많다. 사랑 애가 그렇다. 간체의 사랑에는 마음 심이 빠졌다. 마음 없는 사랑이라니 …. 참 그렇다.


 © paulgarciaph, 출처 Unsplash

 

한자를 만든 동양의 선인들은 참 순수했다. 매번 키스를 하고, "I love you"를 달고 사는 서양보다 그 달콤함은 좀 떨어질지 몰라도 마음의 따뜻한만은 더 넘쳤다. 오죽했으면 사랑을 "상대방의 마음을 따뜻하도록 '호' 불어주는 것"이라 풀이했을까? 아무리 다시 봐도 정말 멋진 해석이다. 
시경에서 노래한 사랑도 참 투박하다.  

 

死生契闊, 與子成說. 執子之手, 與子偕老
"사생계활, 어자상설, 집자지수, 어자해로"
죽음과 삶 그 모든 고난도, 그대와 함께 있어 행복하네.그대 손을 잡고, 그대와 함께 늙어 가네

마치 "사랑이 별 거 있어. 둘이 아끼고 살아가면 되지"하는 시골 어른들의 말을 듣는 듯 싶다. 여기에 발, 행동이 들어간 게 사랑이다. 사랑은 진정한 위(爲) 함을 실천하는 것이다. 위한 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는 이미 갑골자 위를 통해 살펴봤다. 사랑의 애뜻함은 말을 못하는 데 있다. 
먼 길 떠나는 남편을 문 뒤에서 배웅하는 아내의 모습은 대표적인 동양 부부애의 표현이다. 멀리서 돌아온 남편 앞에서 마음껏 기뻐하지 못하는게 우리 옛 여인들의 사랑이었다. 송대 여류시인 이청조(李淸照·1081∼1141 추정)의 시가 이 마음을 잘 그렸다. 

 

此情無計可消除, 才下眉頭,却上心頭
아 지워지지 않는 이 정을 어쩔까. 
고개를 숙이니 그리움만 쌓이네.

중국 제일의 여류시인이라는 이청조가 18세에 만나 결혼한 남편 조명성(趙明誠)은 금석학에 관심이 많아 자주 천하를 유람하며 글을 수집했다고 한다. 어찌 이런 여인을 떠날 수 있었는지 ….
같은 송대 낭만적인 너무나 낭만적인 시인 유영(柳永984~1053)의 님 향한 그리움을 노래한 싯구는 지금도 듣는 사람의 심금을 흔든다. 상사병에 최췌해지는 여인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衣帶漸寬終不悔
점점 허리가 줄어 허리띠가 남아도 후회하지 않으리.

이 구절은 청나라 말기 국학대사인 정안(靜安) 왕국유(王國維;1877~1927)가 인생의 삼경계로 인용해 더욱 유명해졌다. 왕국유는 사랑의 실천(行)으로 이 시를 꼽았다. 참고로 왕국유의 꼽은 득의 경지는 남송시대 신기질(辛棄疾;1140~1207)의 "사람들 속에 그대 찾기를 수천,수백번. 문득 고개 돌린 그 곳, 등불 환하게 비추고 그대 거기 서있네." (衆裏尋他千百度 驀然回首, 那人卻在 燈花闌珊) 한 구절을 꼽았다. 
어쨌든 독일의 젊은 베르테르의 격정 넘치는 사랑, 정욕의 사랑과는 또 다른 맛이 있는 게

우리 동양의 사랑이다. 

 

情多無語, 水深無聲
"정다무어, 수심무성"
정이 많으면 말이 없고, 물이 깊으면 소리가 없다

바로 동양의 생각이다. 그만큼 마음보다 행동이 중요하다는 의미도 있다. 다만 한가지 유감스러운 게 간자체의 사랑 애 애爱다. 아래 마음 심자와 발을 합쳐 벗 우로 대체했다. 그래도 중요한 게 마음인 데, 아쉽다.  

© the_sockateur7,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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