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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더해 주는 게 친구다. 友 1

친구가 뭘까? 한자적 의미는 정말 단순 명쾌하다. 힘 쓰는 오른 손을 보태주는 것이다. 내 손을 잡아주는 것이다.

© geralt, 출처 Pixabay

벗, 참 예쁜 우리 말이다.
그게 꼭 우리 말이어서만이 아닐 것이다. 영어도 친구를 버디(Buddy)라고 하는 데 뭔가 발음상 친구의 가까움을 보여주는 인연이 있는 듯 싶다. 
표음문자들은 가장 기본적 발음의 정감에서 닮은 점이 있다.
예를 들어 사람이 세상에 나와 처음 접하는 가족, 엄마에 대한 호칭에는 '으므' 라는 가장 기본적인 입 모양과 모음이 들어가 있다. 엄마, 모(母), mutter, mother 등이 그 예다. 
그래서인지 우리 말 벗이 그 어원을 따지면 인도에서 왔다고 하는 주장도 있다. 우리의 벗의 옛 발음은 '벋 '데 인도의 물을 뜻하는 고어가 벋, - 현대어의 발음을 찾아보니 '빠니'라 한다 -이고 이 인도어는 유럽으로 건너가 몸을 의미하는 바디(Body), 친구를 의미하는 버디(Buddy) 등으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물 같은 게 친구라는 의미여서 그렇다고 한다. 
그럴 듯 해 보인다. 또 벋은 '벋어나가다'의 의미로 친구란 사교의 의미가 담겨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래도 '친구란 무엇인가?'하는 근본적 질문의 답으로는 좀 부족해 보인다.
의미에서는 역시 한자다. 한자의 벗 우 友는 어렵게만 보이는 질문에 참 명쾌한 답을 준다. 갑골문자에서 벗은 오른 손 두개로 표현돼 있다.  

갑골문자의 벗 우는 같은 방향으로 같은 손을 내민 것이다. 
이 손은 '악수할 수 있는' 손을 의미한다. 같은 방향으로 내민 오른 손들은 마주 보고 있을 때는 악수를 할 수 있다. 친구란 같은 방향으로 같은 손을 내밀고, 서로 마주보고 있을 때는 악수를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친구에 대해 이처럼 간결하게 정의할 수 있는 이가 몇이나 될까?
친구란 맞설 수도 있지만 악수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같은 방향에서 같은 일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서로 다른 손으로 표시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봤다. 그런데 왼손과 오른손을 한 사람의 손이지 두 사람의 손이 아니다. 즉 '나'와 '너'가 아니라 '나'와 '나'인 것이다. 
역시 묘하다. 서로 다른 손을 표시하면 오히려 한 사람을 표시하게 되고, 같은 손을 표시하면 분명히 다른 두 사람을 표시하게 된다. 친구는 내가 아니다. 분명히 나와 다른 '너'가 있어야 하고, '너'만이 내 친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혹자는 이쯤에서 논어의 유명한 구절을 떠올 수도 있다.  

和而不同
hé ér bú tóng
같음이 아니라 조화로움

맞다. 친구는 조화를 이루는 대상이지, 나와 같은 또 다른 '내'가 아닌 것이다. 다시 한번 한자의 단순함 속의 오묘함에 고개를 숙인다.
 

© von_co,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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