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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것을 보도록 하는 바람의 지혜; 풍(風) 3

우리는 더 많은 무(无)를 인식할 수는 없을까? 위기를 버텨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여기에 바람 풍의 지혜가 그것을 도와준다.  

 

 

한자를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한 설문해자는 바람 풍과 관련 좀 엉뚱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八) 안에 벌레 충(蟲)이 있는 것으로 봤다그래서 먼저 사방에서 부는 여덟 개의 바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바람이 불면 벌레가 생긴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설문해자가 전서만을 보고 갑골자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오해다다만 설문해자의 해석에도 바람이 변화를 가져온다는 의미는 분명히 살았다는 게 갑골문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자 바람 풍의 쓰임을 보면 바람의 의미다 보다 더 명확해진다. 한자 의미 그대로 바람의 기운이란 뜻은 풍기(風氣)는 풍속(風俗)이란 뜻이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살면서 그에 순응하는 문화를 만들어 간다. 바람은 집단뿐 아니라 개인도 만들어간다. 풍모(風貌), 풍격(風格) 등은 개인의 모습, 이미지를 일컫는 말이다. 흔히 ~풍 하면서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을 묶어서 말하기도 한다.
풍은 가장 인간적인 공감대다. 과학은 아직 왜 모든 인간이 동일하게 공통된 색감을 느끼는지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풀을 뿌려 바람은 본다고 한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법이다. 보이는 것들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본 것이다. 특히 바람 풍자는 사물의 변화만 보지 않고 사물의 변화를 일으키는 원인을 보도록 일러준다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도 보라고 조언하는 것이다. 
‘하늘의 뜻을 묻다’라는 주역 해설서를 쓴 이기동 교수는 주역을 읽어야 하는 이유로 재미있는 사례를 들었다. 흔들리는 버스 안에 찬 승객을 예가 그것이다. 그는 "버스가 급회전을 할 때 그 변화를 알거나 아예 자리에 기대어 변화에 저항하지 않는 것이 가장 변화에 피해를 적게 본다"고 지적했다
바람 풍자를 보며 명상을 하다 보면 스스로 못지 못한 것들이 있는지 반성하게 된다. 삶에서 우리는 왜 이런 지혜가 필요할까? 역시 바람 풍이 답을 한다. 이기동 교수가 찾아낸 답이기도 하다. 

바람을 오는 것을 보고, 내 날개를 넓게 펴라, 네 자신을 꼭 껴안아라. 스스로를 사랑하라. 그래서 이 바람을 이겨내라.” 

바람 풍자에는 바람에 맞서는 지혜까지 알려준다. 잠시 새처럼 스스로를 보호하라는 것이다. 살아남는 게 중요하다 일러주는 것이다. 몸이 온전하면 날 기회는 언제든 다시 온다. 
“구풍과강 만목절복 부최부절 유유가기”(飓风過崗,萬木折伏,不摧不折,悠悠可期; 거센 폭풍 불어와, 큰 나무뿌리 뽑힐 때, 굽힐 뿐 꺾이지 않으면, 그래도 언젠가 다시 기회가 오리니)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시다. 굽힐 줄 알아야 펼 줄도 안다. 바람 풍은 이 진리를 한 자에 담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바람은 변화다. 위험한 강풍만 있는 게 아니다. 제갈량과 주유가 모든 준비를 해놓고 기다리는 게 동녘의 바람 동풍이었다. 낙엽을 떨구고 새를 날개 속에 숨도록 하지만 다시 새를 날도록 하는 것도 바람이다. 바람은 위기요 기회다. 
이제 가슴속 한 귀퉁이에서 뭔가 새로운 소리가 들린다. 중국 시선 이백(701~762)의 목소리다.
“장풍파랑회유시, 직괘운범제창해”(長風破浪會有時, 直掛雲帆濟滄海거센 바람 파도를 가를 때가 오리니그때 돛 높이 달고 단숨에푸른 바다를 건너리.) 
바람의 지혜를 알고 읽으니 더 맛이 난다. 글=清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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