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퇴직 연령을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키로 했다. 이에 종전 60세였던 남성의 정년은 내년부터 수개월 안에 늘어나 2040년에는 63세에 달한다.
중국의 법적 퇴직 연령 조정은 50년대 이후 처음이다.
19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이 같은 법적 은퇴연령 상향조정 계획을 승인했다. 중국의 퇴직연령은 세계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번 조정으로 중국의 법정 퇴직연령은 오는 2025년 1월 1일부터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될 예정이다. 종전 60세였던 남성의 정년은 내년부터 수개월 안에 늘어나 2040년에는 63세에 달한다.
화이트칼라 여성(간부직)의 정년이 55세에서 58세로 상향 조정됐고, 이전에 50세에 은퇴한 블루칼라 여성(근로자)은 앞으로 55세까지로 연장됐다.
왕샤오핑(王小平) 중국 인적자원사회보장부 장관은 이번 결정이 "경제 및 사회 발전의 추진력과 활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책 입안자들과 전문가들은 수십 년 동안 은퇴 연령의 변화를 요구해 왔다. 고령화사회로 진입하는 데 따른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실제 중국의 이전의 규정들은 중국인들의 기대 수명이 훨씬 짧고 출산율이 높았던 시기에 제정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전의 은퇴 연령을 유지하게 된다면 노동력과 연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노동 연령 인구는 2012년 이후 감소하고 있다. 연평균 300만 명 이상 감소하는 것이다. 지난해 중국의 60세 이상 인구는 2억97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21%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안 그래도 부족한 일자리에 청년 실업률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근로자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쳐 왔다. 중국은 강력한 노동권 보장제도나 사회보장제도가 없어, 블루칼라 노동자들은 고용주의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퇴직연령 연장은 국민연금 수령시기만 늦출 뿐이다. 실제 네티즌들은 이미 너무 낮은 연금이라고 생각한 것을 받기 위해 더 오래 기다려야 했다고 불평했다. 중국 역시 국민연금 기금 고갈에 대한 우려가 심각한 상황이다. 중국사회과학원은 중국의 연기금이 2035년까지 고갈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정부의 법정 퇴직연령 연장은 연금 수령 전 기금 납입기간을 기존 15년에서 20년으로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노동계의 반발에 퇴직연령 상향조정을 미뤄왔다. 당초 5년 연장이 예상됐지만, 3년 연장으로 연장기간이 축소됐다. 또 20년 기금 납입 조건만 갖추면 현재 은퇴 연령에서 최대 3년까지 조기 은퇴할 수 있는 이른바 플렉스 옵션(flex option)도 포함시켰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나서 여론 작업을 벌이며, 네티즌들의 반발을 애써 무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