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좋은 음악을…’
삼성이 하만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오디어 산업의 강자로 부각한 가운데 이번엔 중국의 텐센트가 3조 원 가량을 투자해 온라인 오디오 산업의 주요 기업을 인수했다.
글로벌 오디오 산업의 경쟁이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텐센트뮤직 엔터테인먼트 그룹(이하 ‘텐센트뮤직’)은 최근 뉴욕증권거래소와 홍콩증권거래소에 공시를 내고, 시마라야 및 기타 여러 계약 당사자들과 시마라야 인수를 위한 합병 계약과 계획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온라인 오디오 업계의 선두주자인 시마라야는 결국 IPO(기업공개) 계획을 접기로 결정했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이번 거래의 총 거래 대금은 200억 위안(약 3조 8,13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IPO 추진 당시 300억 위안(약 5조 7,195억 원)을 상회하던 기업가치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였으나, 자본시장에서 IPO가 침체된 상황에서 시마라야가 인수합병을 통해 자산을 증권화한 것은 현명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거래에 대해 시마라야 창업자 겸 CEO 위젠쥔은 상하이증권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시마라야는 초심을 잃지 않고, 소리로 인류의 지혜를 나누고, 소리로 아름다운 삶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밝혔다.
토우바오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3명 중 1명이 온라인 오디오 콘텐츠의 이용자이며, 2023년 기준 시마라야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이미 3억 명을 넘어섰다. 이는 수억 명의 이용자를 포괄하는 산업 구조의 전환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의미했다.
이 같은 수치는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의 사용자 트래픽 집중뿐 아니라,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가 사용자 규모 측면에서 기존 경계를 허물고 재편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6월 10일, 텐센트뮤직은 뉴욕증권거래소와 홍콩증권거래소에 발표한 공시에서, 중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오디오 플랫폼 중 하나인 시마라야 홀딩스(이하 ‘시마라야’) 및 기타 당사자들과 시마라야 인수를 위한 합병 계약과 계획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시에 따르면, 거래 성사를 위한 사전 조건이 충족될 경우, 텐센트뮤직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시마라야를 전액 인수할 계획이다. 첫째, 12.6억 달러 규모의 현금 지급, 둘째, 전체 발행 주식 수의 5.1986% 이내의 텐센트뮤직 A종 보통주, 셋째, 합병 계약 조항에 따라 시마라야의 창업주가 인수 완료 시점과 이후에 단계적으로 받게 될 0.37% 이내의 A종 보통주였다.
결과적으로, 텐센트뮤직은 현금과 주식 결합 방식으로 시마라야를 인수할 예정이었다. 두 번째 및 세 번째 조건에 따라 시마라야 주주들은 텐센트뮤직의 주식 5.57%를 받게 되며, 이는 6월 9일 기준 텐센트뮤직의 미국 시가총액 287억 달러를 기준으로 약 16억 달러에 해당했다. 여기에 현금 12.6억 달러를 더하면, 총 인수 금액은 약 28.6억 달러, 한화로 약 2,050억 원에 달했다.
2021년 4월, 시마라야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당시 기업가치는 300억 위안(약 5조 7,195억 원)을 넘겼다.
이번 인수는 텐센트뮤직이 온라인 오디오 분야에서 다시 한번 중요한 전략적 포석을 둔 것으로 평가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텐센트뮤직이 음악 중심의 본업을 넘어 온라인 오디오 분야로의 확장을 본격화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간 시마라야는 총 12차례에 걸쳐 약 100억 위안(약 1조 9,065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해왔다. 2021년 4월 미국 상장을 시도했으나, 몇 달 뒤 자진 철회했고, 이후 2021년 9월 13일, 2022년 3월 29일, 2024년 4월 12일에 각각 홍콩거래소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현재는 모두 무효 상태로 남아 있다.
시마라야의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텐센트홀딩스와 열문그룹은 이미 시마라야의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가 텐센트뮤직이 ‘콘텐츠+플랫폼’의 양축 전략을 강화하고, 동시에 온라인 오디오 산업의 집중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았다. 또한 이용자들에게 보다 다양하고 품질 높은 오디오 콘텐츠를 제공하고, 차별화된 경험을 안겨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인수가 오디오 산업의 가치 공간을 넓히고, 창작자와 산업 전반의 미래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합병 계약에 따라, 시마라야는 거래와 관련된 일부 기존 사업의 구조조정을 실시할 예정이다.
텐센트뮤직은 “온라인 오디오 산업은 막대한 시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며, 업계 선도자인 시마라야는 풍부하고 종합적인 오디오 콘텐츠를 제공해 전 연령층 청취자를 끌어모았다”고 밝혔다.
이미 2018년, 시마라야의 위젠쥔은 “소리는 오늘날의 죽간이며 종이다. 우리의 역할은 모든 가치 있는 콘텐츠와 문화를 소리라는 매체로 전환하는 데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시마라야 측은 이번 인수가 사전 조건이 모두 충족되면 정식으로 마무리될 것이며, 이후 양측은 관련 절차를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회사 측은 기존 브랜드, 독립 운영 방식, 핵심 경영진, 전략 방향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파트너들과의 계약도 모두 이행될 것이며 고객의 권익도 법적으로 보호받는다고 약속했다.
텐센트뮤직은 인수 완료 후의 원활한 전환을 위해 시마라야 창업자 및 핵심 경영진이 자리를 유지할 것이며, 양사는 최적의 사업 통합 방식을 함께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