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어야 쓰는가? 맞지만 정확하게 있어서 빈 곳을 쓴다.
물컵은 어디에 쓰는가?
물을 담을 때 쓴다.
빈 곳에 물을 채워 쓰는 게
컵이다.
컵의 쓰임은
모양에 있지 않다.
컵의 빈 곳
크기에 있다.
큰 컵은 모양이 큰 게 아니라
빈 곳 크기가 큰 것이고,
모양만 크고
물을 담을
빈 곳이 작으면
쓸모가 적다하는 것이다.
주먹은 쥐면
남을 때릴 때 쓰고
피면 물건을 잡을 쓴다.
남을 때리면
적이 생기고
남을 잡으면
친구가 생긴다.
빈 곳과 빈 곳을
채우면
이음이 생기고
이어지면 새로운 쓰임이 생긴다.
바퀴살이 가운데를
비워
축과 이어지고
동력을 받아 구를 수 있는 것이다.
빈 곳을 가진
흙이 그릇이 되듯
비워진 주먹이
악수를 가는 것이다.
오늘날 플랫폼이라는 것도
사람과 사람의
빈 곳을 채워 이어주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이어질 때
새로운 쓰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있는 유에서
없는 무를 찾으며
쓰임이
생기는 법이다.
그래서
‘當無有用’(당무유용)
“빈 곳에 쓰임이 있다.”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