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00조 원'
지난해 중화권 증시에서 사라진 돈이다. 어머어마하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심한 이유를 보여주는 또다른 증거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는 정부가 돈을 쏟아냈다. 마구 찍어 뿌렸다. 결국 자산의 버블을 만들었고, 코로나 팬데믹이 엔데믹으로 바뀌면서 이 버블이 터진 것이다.
중국, 홍콩, 대만 등 중화권 증시에서만 버블로 사라진 돈이 5000조 원인 것이다.
중국만이 아니다. 미국, 유럽이 그랬고 한국도 그랬다. 한국 증시 역시 지난해부터 바닥을 기고 있다. 미국의 달러는 이 가운데도 유독 가치를 유지해 세계 기축통화로서 기염을 토했다.
세상의 모든 가치는 결국 달러를 기준으로 측정되는 것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중국이 그토록 위안화 기축 통화에 힘썼지만, 달러 지위에 다다르기에는 아직 요원해만 보인다.
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중화권 상장 기업 시가총액이 3조9000억 달러(약 5000조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변화는 빅테크들의 하락폭이 컸다는 점이다. 코로나19 봉쇄로 인한 경기 침체의 여파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공동부유 정책 기조에 따른 정부 당국의 규제가 빅테크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31일 기준, 범중화권 상장 기업의 시장 가치 Top 5는 다음과 같다.
1위 텐센트홀딩스, 2조8571억 위안
2위 TSMC, 2조6905억 위안
3위 구이저우마오타이, 2조1695억 위안
4위 알리바바, 1조6318억 위안
5위 공상은행, 1조4818억 위안
시장가치 상위 5개 기업 모두 2021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특히 TSMC는 하락폭이 가장 큰 –32.37%로 전년도 시가총액 1위 자리에서 한 계단 내려왔다.
또 텐센트홀딩스와 구이저우마오타이의 하락폭은 각각 –20.38%와 -15.76%이었으며, 알리바바와 공상은행의 하락폭은 각각 –22.60%, -5.05%였다.
시가총액 상위 20위 안에는 5대 기업 외에 건설은행, 차이나모바일, 농업은행, 메이퇀, 중국은행, 중국석유, 핀둬둬, 징둥 등이 포함됐다. 특히 전자상거래 플랫폼 핀둬둬는 전년 대비 52.80% 성장하며 아홉 계단 상승한 17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