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담는다. 잊지 않겠다는 말인데, 이 말처럼 무서우면서도 다감한 말이 있을까? 좋은 일을 잊지 않겠다고 하면 반드시 감사하겠다는 뜻이지만 반대로 나쁜 일을 잊지 않겠다고 하면 반드시 보복을 하겠다는 의미가 된다. 마음이란 말은 그만큼 의미가 깊다. 마음에 무엇을 담느냐에 그 사람의 성향도 달라진다. 주로 좋은 일을 담으면 그 사람은 선한 사람이 되고, 주로 나쁜 일을 담으면 독한 사람이 된다. 그래서 마음에 무엇을 담을지 신중하게 노력할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어느 사람이 좋은 일만 마음에 담고 살고, 나쁜 일만 마음에 담고 살까. 누구나 조금씩 좋은 일을 담고, 나쁜 일도 담고 그러고 산다. 다만 스스로를 수양해 다스려 노력할 뿐이다. 한자의 마음 심(心)에는 이 같은 이치가 담겨 있다. 마음 심(心)은 보는 사람을 놀라게 할 정도로 정밀한 상형문자다. 사람의 심장을 실물에 맞게 가장 잘 추상화했다. 두 개의 심방과 두 개의 심실 모습이 보인다. 더욱 놀라운 것은 심장의 핏줄이 3개라는 점이다. 심(心)자 속의 3개의 점은 마치 이 핏줄마저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가끔 글자를 만들기 전에 많은 사람들이 심장을 직접 봤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섬뜩함마
지(志), 마음에 놓인 선비라는 뜻이다. 마음에 선비를 품는다. 다른 게 아니라 뜻이다. 의(意)요, 지(志)다. 마음에서 우러나는 소리요, 내 마음 속 선비다. 본래 선비란 무엇인가? 조선에서 ‘선비’라 했지, 본래는 그냥 ‘사’(士)다. 사실 선비의 사는 상형자다. 도끼의 모습이다. 본래 임금 왕(王)과 같이 쓰이기도 했다. 임금의 도끼가 더 크고 사의 도끼는 적다. 임금을 뜻하는 도끼 위에 한 획을 더하면서 글자의 차이가 생긴다. 사는 고대 가장 지위가 낮은 귀족이었다. 고대 형을 집행하는 관료를 의미했다. 문과 무를 관장해 전쟁을 치르는 계급이기도 했다. 춘추시대까지는 이 사 계급만이 전쟁에 나가 싸울 수 있었다. 전국시대에 들면서 사 계급 아래 병졸이 생기는 전면전 시대가 됐다. 유럽으로 치면 기사 계급이었던 셈이다. 그냥 마음이 아니라, 형벌을 행하는 마음. 바로 지(志)인 것이다. 반드시 지키고 지키지 않으면 스스로를 벌하겠다는 각오인 셈이다. 설문해자 해석은 좀 다르다. 갑골문자는 청나라 말기 발견됐다. 갑골문자에 대한 연구로 한자의 고대 의미들이 새롭게 해석되고 있다. 많은 문헌의 의미도 새롭게 달라지고 있다. 그럼에도 설문해자는 당대 한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