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본격적인 ‘돈줄 조이기’에 나섰다. 올해 두 번째로 단행된 기준금리 인상에, 연방준비제도(Fed)의 보유자산 축소까지 예고하며 긴축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3개월 만에 다시 올리면서 한국과 미국의 금리는 12년 만에 같은 수준이 됐다. 여기에 연준이 올해 하반기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고하고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은 5월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00~1.25%로 종전보다 0.25%포인트 끌어올리기로 결정했다. 우리나라의 기준금리인 연 1.25%와 상단이 같아진 것이다. 미국 실업률이 16년 만에 최저치인 4.3%로 떨어지는 등 경기회복세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것이다.
연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잔뜩 덩치를 키워놨던 4조5000억 달러의 보유자산 축소 방침까지 밝혔다. 금융위기 때 달러를 찍어내 사들였던 국채와 주택담보증권 등을 다시 시장에 내다팔아 돈줄을 죄겠다는 의미다. 금리인상에 더해 자산 축소라는 ‘쌍끌이 전략’으로 긴축기조에 시동을 건 셈이다.
연준은 이날 “경제가 기대만큼 광범위하게 진전된다면” 보유자산을 올해 안에 단계적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FOMC 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산 축소는 앞으로 몇 년에 걸쳐 진행될 것”이라며 “비교적 빨리(relatively soon)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예고된 일이었지만, 연준이 보유자산 축소계획을 분명히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FOMC 정례회의는 오는 9월과 12월에 열린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회의에서 자산 축소 시점을 발표하고, 12월에 추가 금리인상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0~0.25%까지 낮췄다. ‘제로 금리’로 더 이상 금리를 낮출 수 없게 되자 양적완화 정책으로 시장에서 채권을 사들여 시장 금리를 추가로 낮췄다. 그 결과 2007년 8000억 달러 수준이었던 연준의 자산은 4조5000억 달러까지 늘어났다.
글 = 강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