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정신의 기대와 달리 이번 평창올림픽은 그 어느 때보다 정치색이 강했다.
북핵 문제 탓이다. 개막식에 참석한 북한 김여정이나 미국 펜스 부통령의 긴장이 그랬고, 폐막식에 참석한 이방카 미 대표단 단장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긴장 관계가 그랬다.
특히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남으로 한국의 여론은 둘로 갈라졌다. 평화올림픽의 대가며, 앞으로 남은 한국의 숙제다. 과연 북핵 운명의 종착역은 어딜까? 국제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평창동계올림픽 폐막행사 참석을 위한 북측 고위급대표단이 25일 2박3일 일정으로 방남했다. 김영철 부위원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수행원 6명 등 8명으로 구성된 고위급대표단이 도착한 것은 25일 오전 9시49분쯤, 경의선 육로를 통해 군사분계선(MDL)을 넘었다. 한국에서는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이들을 CIQ에서 영접했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CIQ에서 “천안함에 대해 어떤 생각이냐”, “방남 소감 한마디 말씀해 달라”는 등의 취재진 잇단 질문에 다소 굳은 얼굴로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지나갔다.
한국 최대 야당인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남 저지를 위해 서울로 향하는 길목인 통일대교 남단 도로를 점거한 채 농성을 벌였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2010년 발생한 천안함 폭침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왔다.
정부는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인 것은 맞지만 김 부위원장이 주도했다고 단정할 수 없고 김 부위원장이 통일전선부장으로서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 진전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책임 있는 인물이라며 방남 요청을 수용했다.
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