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이 결국 파산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헝다는 유예기간이 끝난 지난 6일까지 계열사가 발행한 달러 채권 이자 8249만 달러(약 980억 원)를 갚지 못했다. 헝다 측은 아직 공식 드폴트를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중국 당국이 파산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헝다는 한 때 중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회사였다. 부동산 개발에서 엄청난 부를 축적했고, 사업을 전기차 등으로 확장했다. 하지만 대부분이 차입 경영이었고, 결국 자회사들이 수익을 제 때 올리지 못하면서 빌린 이자를 갚지 못하고 망하게 됐다. 과거 우리의 대우그룹을 연상시킨다. 문제는 헝다의 중국 내 그림자 금융에 의한 채무 규모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헝다그룹 사태가 중국 부동산 업체들의 연쇄 부도로 이어지지는 않을지 우려가 큰 상황이다. 중국의 부동산 산업은 모두 헝다 그룹과 비슷한 구조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물론 헝다의 경우 번 돈을 전기차를 만드는 등 엉뚱한 곳에 투자한 뒤 실패해 막대한 재무적 손실을 입고 있다는 점이 차이가 있다. 하지만 중국 부동산은 부동산 자산을 담보로 거액의 대출을 쓰고 있다는 점이 비슷하다. 부동산
중국 헝다(恒大) 그룹이 파산 위기다. 헝다는 중국 2위 부동산 업체다. 창업자 쉬자인(许家印)의 입지전적 성공으로도 유명하다. 최근 급락했지만 한 때 300억 달러(약 35조 원)가 넘는 자산을 소유해 포브스가 꼽은 중국 부자 최상위 그룹에 랭크됐다. 헝다의 파산 위기는 기업의 빚 탓이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헝다의 채무는 무려 3000억 달러(약 353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 채무불이행과 헝다 주가, 채권값 폭락 = 헝다는 이미 지난 9월 달러채권의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 유예 기간 30일로 인해 공식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는 아니지만 사실상 디폴트 상태인 셈이다. 헝다는 앞서 위안화 표시 채권에 대한 이자지급도 제 때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헝다 측이 채권 보유자와 협상을 벌여 부분 지급 또는 지급 기한 연장 등의 합의를 이끌어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일련의 상황에서 헝다그룹의 주가는 올해만 80% 이상 빠졌다. 채권값은 사실상의 디폴트 상황과 맞물려 기록적인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2023년 4월 만기채권(표면이자율 연 10%)은 1달러당 가산이자가 5.3센트였던 것이 29.3센트로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