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에 대한 제재를 이제는 풀어달라."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자 외교부장이 16일(현지시간) 독일 뮌헨 안보회의에 참석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했다. 그는 중국 기업들에 대한 미국 제재 해제를 직접 요구했다. 왕이 부장의 발언은 중국 경제가 침체와 회복의 갈림길에서 머뭇거리는 현 상황에서 중국 당국의 절실함이 묻어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국은 과거 무역 균형을 요구하며 중국 기업들에 대해 제재를 가했지만, 이후 국가 발전 전략 차원에서도 화웨이 등 IT(정보통신) 분야의 기술 기업들에 대해 제재를 지속하고 있다. 화웨이에게는 '기술도둑'이라는 오명까지 씌운 상태다. 17일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이번 회담에 대해 "솔직하고 실질적이고 건설적이었다"고 평했다. 왕이 부장은 회담에서 "지난해 말 시진핑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이 성공적으로 만나 중미 관계의 전략, 전반, 방향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견해를 교환하고 중요한 공감대를 달성했다"며 "현재 양측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양국 정상의 전략적 지도에 따라 '샌프란시스코 비전'을 실현하고 중미 관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이며 지속가능한 궤도에 따라 발전하도록
유럽, 아시아, 라틴아메리카의 지역 뉴스 매체로 위장한 100개 이상의 웹사이트가 친(親)중국 콘텐츠를 퍼트리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소프트 파워가 갈수록 위세를 떨치는 이유다. 중국 사이트들에 대한 견제가 필요한 이유다. 중국은 언론의 자유는 불허하면서 자유 진영의 언론 자유를 철저하게 이용하는 모습이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토론토에 위치한 디지털 감시 단체인 시티즌 랩(Citizen Lab)은 최근 세계 30개국의 친중 콘텐츠 사이트를 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친중 콘텐츠 사이트들은 최근 수년간 급속히 증가했지만 현지 언어를 사용하는 뉴스 매체라는 이유로 현재 그 실체에 대해 일반에 거의 노출되지 않고 있다. 한 예로 이탈리아의 '로마 저널(Roma Journal)'의 경우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주요 일정, 이탈리아 북부 지역의 열기구 축제, 신간 도서 출시 등을 소개하는 헤드라인들이 다른 이탈리아 지역 뉴스 매체와 별반 다를 게 없다. 하지만 사이트 한쪽 구석에 '보도자료' 메뉴를 클릭하면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중국의 기여, 기술 혁신 추진 등의 주제를 다룬 다양한 중국 국영 언론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TSMC가 일본에 두 번째 공장을 짓는다. 일본은 과거 반도체 산업에서 아시아 최고였다. 하지만 한국 삼성, 대만 등이 치고 나오면서 시장을 내주고 말았다. 일본 정부가 땅을 치고 후회하는 부분이다. 최근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기회로 삼아 일본은 반도체 산업의 권토중래를 꿈꾸고 있다. 한국의 삼성은 물론 TSMC를 적극 유치해 일본에서 반도체 생산에 나서도록 유도하고 있다. 막대한 정부 지원금은 물론이고 각종 편의 혜택까지 주고 있다. 6일 TSMC는 공식 웹사이트에 "증가하는 고객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2027년 말 이전에 일본에서 두 번째 공장의 가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TSMC는 두 번째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일본 구마모토현에 있는 TSMC의 지주 제조 자회사인 JASM에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다. 올해 일본에서 가동을 시작할 예정인 첫 번째 공장을 포함해 JASM의 총 투자액은 200억 달러를 넘게 된다. 또 이번 투자를 통해 TSMC, 소니반도체, 덴소, 도요타자동차가 각각 JASM 지분의 86.5%, 6.0%, 5.5%, 2.0%를 보유하게 된다고 밝혔다. TSMC는 일본내 생산 규모의
중국 당국이 내수 확보를 위한 재정 확대 정책을 예고했다. 중국 재정부가 1일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재정 정책 추진 방향에 대해 밝혔다. 왕둥웨이 재정부 부부장은 "지난해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마련된 거시경제정책을 강화하고 질적 향상을 도모해 효율성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왕 부부장은 재정 지출 증폭 효과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7가지 측면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첫째는 현대적 산업체제 구축의 가속화이다. 재정 보조금, 대출 이자 할인, 세금 인센티브 등의 정책 수단을 활용하고 차세대 정보기술 및 반도체 집적회로 등 핵심 산업 체인에 중점을 둬 사회적 자본이 핵심 제조업 분야에 시장 지향적으로 투자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내수 확대에 대한 집중이다. 국고채 관련 자금을 활용하고 일정한 규모의 지방특수채권을 계속 편성해 소비가 활성화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특히 주민소비 고도화 방향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문화·관광·교육·양로 등 신성장 부문의 소비 확대를 촉진하며 사회보장·이전지급 등의 조정을 강화해 농촌 주민의 소비 의지와 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셋째는 과학과 교육을 통한 부흥전략을 지속적이고
중국과 프랑스 양국이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의 하나로 오는 4일까지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Beijing Economic-Technological Development Area, BDA)에서 ’중국-프랑스 산업 문화 교류 주간‘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중국과 프랑스의 경제 교류와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새로운 협력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 기간에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베이징 E-타운)에서는 양국 경제 교류 관련 전문가들의 컨퍼런스와 함께 중국과 프랑스 미디어 투어인 '혁신의 도시를 발견하다(Discover the Town of Innovation)', 양국 청소년 그림 전시회인 '살기 좋은 도시(Livable Town)' 등이 선보인다. 또 슈나이더 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 사노피(Sanofi S. A.) 등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베이징 E-타운)에 입주한 9개 프랑스 투자 기업에 대한 '개발 파트너(Development Partner) 메달' 수여식도 열린다. 장-피에르 라파랭(Jean-Pierre Raffarin) 프랑스정부 중국 정책 특별 대표는 행사 개최 축하 메시지에서 "양국의 우호 관계는 글로벌 거버넌스의 필
중국 산둥성 룽커우(龍口)항, 장쑤성 징장(靖江)항, 러시아를 연결하는 새로운 항로가 최근 공식 개통됐다. 러시아가 글로벌 사회에서 격리된 상태에서 중국이 고립된 러시아와의 통로를 독점하는 모양새다. 중국은 미국 등 서방 국가들에게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와 교역에 적극 나서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을 독점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26일 중국 현지 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이번 신항로 개통은 산둥항구그룹의 자회사인 옌타이항구그룹이 주도했으며 중국과 러시안 간 또 하나의 복합 물류 및 운송 채널 출범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제일재경은 새로운 운송 경로를 통해 러시아에서 수입된 석탄의 일부가 룽커우항에서 하역되어 산둥성 서부 경제구역과 주변 지역으로 배분되고 나머지 석탄은 룽커우-징장 항로를 통해 양쯔강 유역으로 운송된다고 설명했다. 또 새 운송 경로는 석탄 수입 관련 기업들의 비용을 줄여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14년 건설된 룽커우항은 철도와 해상 운송을 포함한 복합 운송 요소를 결합하여 항만의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지난 2015년에는 북한 평안남도 남포항과의 해상 화물 정기노선을 개통한 바 있다. 중국은 러시아
'중국 경제에 대한 서구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최근 중국 경제에 대한 미국, 유럽 언론들이 중국 정부의 독재적인 조치 등으로 중국을 떠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전하고 있지만, 실제는 조금 다를 수 있다는 수치들이 나오고 있다. 최소한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만 봐도 그렇다. 올해 중국내 외국인 투자 기업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28일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1~11월 총 4만 8078개의 신규 외국인 투자 기업이 설립돼 전년 동기 대비 36.2% 증가했다. 물론 중국에 대한 투자가 미국, 유럽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 글로벌 경제에서 서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50% 가량에 달한다. 아시아에서 서구와 가까운 일본과 한국을 더하고, 남미 경제를 더하면 70% 안팎으로 추산된다.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늘었다는 것은 미국과 유럽 기업들의 투자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다만 실제 1∼11월 대(對)중국 외국인직접투자(FDI)는 1조 403억 3000만 위안(약 189조 3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서구 언론들이 지적했던 점들도 사실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럼 추세적 변화가 있는 것인가. 이에
중국과 러시아 간 교역 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2000억 달러(약 260조 원)를 넘어섰다. 중국 기업들이 러시아를 지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공식 확인된 숫자여서 주목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최근 중국 기업들이 러시아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중국 당국은 사태를 왜곡하지 말라는 경고를 했다. 하지만 이번 교역 증가폭은 적극적인 지지까지는 아니어도 중국 기업들이 러시아와의 교역을 통해 적지 않은 경제적 보탬을 주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22일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중국과 러시아 간 무역 총액은 2181억 7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7% 증가했다. 그 중 중국의 대러시아 수출은 1003억 3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0.2% 증가했고, 수입은 1178억 4000만 달러로 11.8% 증가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2018년 양국 간 무역 규모를 1000억 달러에서 2024년까지 2000억 달러로 두 배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양국 교역이 급속도로 성장해 올해 무역 2000억 달러 목표를 예정보다 앞당겨 달성한 것이다. 특히 두 나라는 에너지와 자동차 부문에서 교역량이 급증
홍콩의 인간자유지수(Human Freedom Index)가 17계단 하락했다. 중국 당국의 개입으로 홍콩에서 벌어진 반중 시위가 무산된 이래 홍콩의 인권 관련 지수는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자유를 추구하는 글로벌 자본들도 속속 홍콩을 빠져나가면서, '동방의 진주'로 서구 자본주의의 동방 거두보로 여겨졌던 금융허브 홍콩의 위상도 날이 갈수록 쇠퇴하는 모양새다. 캐나다 공공 정책 싱크탱크인 프레이저 연구소(Fraser Institute)와 미국 소재 카토 연구소(Cato Institute)가 지난 19일(현지시간) 발표한 '인간자유지수 2023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은 20계단 떨어진 미얀마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하락세를 기록했다. 프레이저 연구소는 중국이 일국양제(一國兩制, 한 국가 두 체제)를 위반해 홍콩의 자유를 점점 더 제한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홍콩의 인간자유지수가 법치 및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 등 영역에서 상당한 하락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홍콩은 충분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가장 최근 년도인 2021년을 기준으로 한 이번 보고서에서 전 세계 165개 국가 및 지역 중 46위(전년도 29위)를 기록했다. 항목별 점수를 살펴보면 법치
1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화석연료 문제에 대한 합의에 이르렀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총 21쪽, 196개 항목에 달하는 합의문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에 매우 중요한 화석연료에서 '멀어지는 전환(transitioning away)'을 질서있고 공정하게 가속해야 한다"며 "그 전환은 2050년까지 전 세계가 탄소중립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명시했다. 또 합의문에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재생에너지 생산 용량을 3배로 늘리고 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여 온실가스 배출 감소가 어려운 산업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술탄 아흐메드 알자베르 COP28 의장은 "이번 합의안은 파리기후협약 실현에 매우 중요하며 저탄소 에너지를 향한 전 세계적 움직임의 중요한 상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합의문에는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에 가장 취약한 남태평양 섬나라들이 제기한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은 포함되지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산유국들과 석탄화력발전 비중이 큰 중국, 인도 등의 입김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