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문화를 '박대정밀'이라고 한다. 넓기로는 한이 없고, 세밀하기론 끝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 예술작품을 보면, 이 말에 절로 수긍을 하게 한다.
세밀하고 작품의 규모가 한 세대의 사람의 생각을 넘어선 경우가 적지 않다. 세세대대 쌓여간 생각들, 기교들이 보인다는 의미다.
예컨대 명대는 원나라라는 역대 가장 비문화적인 민족인 몽골족의 폭정이 있은 뒤 주중팔(주원장)이라는 땡중이 세운 나라였다. 즉 국가적 문화가 있기 힘들었다.
하지만 명나라는 건국되자 바로 전통의 문화를 곳곳에서 계승하기 시작한다.
과거제와 조용조 제도를 정립해 명청 시대라는 중국 역사의 큰 페이지를 장식한다. 무엇이 그렇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을까?
바로 중국의 보물들이 계승하고 있는 문화적 소양 덕이었다는 게 적지 않은 전문가들의 견해다.
중국의 예술작품들은 이런 의미에서 그냥 보물들이 아니다. 그 속에는 오랜 역사의 누적된 사고가 담겨져 있다. 그 사고는 아주 구체적인 것이기도 하고 아주 추상적인 것이기도 하다. 즉 누구나 봐서 알 수 있기도 하고, 누군가 각성을 통해서만 깨달을 수 있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런 중국의 보물들 가운데도 손으로 꼽는 게 있다. 그 몇 가지를 소개한다.
1. 大禹治水图玉山 (대우치수도옥산)
대우치수도옥산은 청나라 건륭황제가 직접 기획한 조각품으로 진귀한 청백이색과 전옥을 정교하게 다듬어 만들었다. 현재 베이징 고궁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2. 曾侯乙编钟 (증후을편종)
증후을편종은 청동으로 주조된 악기로 전국시대 유물이다. 크고 작은 편원종들이 음조의 높낮이에 따라 대형 종틀에 걸려 있다. 현재 후베이성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3. 鎏金舞马衔杯纹银壶 (금무마관배 문은호)
금무마관배 문은호는 1970년 산시성 시안시 남교 허자촌에서 출토된 당나라 문화재로 주전자 앞뒤에 조각된 정교한 말 문양이 백미로 꼽힌다. 현재 산시성 역사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4. 金缕玉衣 (금루옥의)
금루옥의는 1995년 허난성 서주 사자산 초왕릉에서 출토됐다. 금실로 백옥, 청옥을 꿰어 만든 수의 유물로 현재 서주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금사 1576g, 백옥 4248점, 청옥 4248점으로 구성된 매우 고귀한 문화재이다.
5. 越王勾践剑 (월왕 구천검)
월왕 구천검은 춘추시대 월나라 청동기로 1965년 후베이성 형주시 강릉현 망산초(望山楚) 묘군에서 출토됐다. 크롬이 함유된 금속을 코팅해 수천년 동안 녹슬지 않은 이 유물은 현재 후베이성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