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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비료와 이병철의 10년의 고난

4.19혁명이후 혼란한 한국

“우리 사회의 혼란상은 형언을 절하는 것이었다. 데모로 해가 뜨고 데모로 해가 지는 나날이 계속 되었다. 세상은 온통 데모병에 걸려 사회질서를 지키는 파수꾼인 경찰관마저 데모에 나서는 판국이었다.”

 

1960년 4.19 직후 한국 사회에 대한 이병철의 묘사다. 읽으면 읽을수록 당시 한국 사회가 왜 발전이 더디었는지 알게된다. “일부 정치인과 학생들이 판문점에서 남북대좌를 하자고 들고 나오고, 이에 동조하거나 이를 방조하는 정치세력이 점차 정계 일각에서 대두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부는 갈피를 못 잡고 우왕좌왕할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활동이 이뤄질 리 없다. 이병철은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사회 혼란의 근인은 빈곤에 있는데 경제활동의 마비로 그 빈곤이 더욱 심화되고, 그 것은 사회불안을 더욱 확대시켜 간다.”

 

이병철의 분석은 정확했다. 한국사회는 갈수록 혼란에 빠졌고, 정부는 민심의 분노를 가진 자들에게 돌렸다. 세무조사를 통한 세수 확대, 바로 당시 정부가 취한 행동이었다.

 

삼성도 걸렸다. 탈세액이 적지 않았다. 재미있는 사실은 당시 탈세에 대한 이병철의 생각이었다. 삼성 산하 15개 전 기업체가 조사를 받을 때다.

 

“검찰에 출두하였다. 물론 팽생 처음이다. 부장 검사실에 들었더니 젊은 검사와 서기 등 10여 명이 호기심에서인지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부장 검사의 심문이 시작됐다. 먼저 ‘그동안 탈세로 모은 재산이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다. ‘아직 자세히 계산해 보지를 못했다’고 대답했다. 솔직한 대답이었지만 듣기에 따라서 이상했는지 모른다.

 

부장 검사를 말을 바꿔 이번에는 ‘왜 탈세를 했느냐?’고 물었다. 나는 평소의 소견을 다음과 같이 털어 놓았다.

 

‘아직도 전시행정을 위해 세수의 증대만을 꾀했던 1950년대의 세제가 그대로 답습되고 있다. 법인세, 사업소득세, 물품세 등 그 세법 체계자체에 기본적인 모순이 있는데, 영업세나 부과 제세까지 부가되므로 그것을 모두 합치면 결국 세율이 수익의 120%에 이르게 된다. 이 모순을 정부도 알고 있어기에 세법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었던 것으로 안다. 많은 기업이 탈세를 했다고 하지만 근원적인 문제는 다른 데 있다. 기업을 존속시키는 것이 국가를 위한 일이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불합리한 세제는 덮어 두고 그에 희생되었던 기업만 부정축재로 몰아 단죄하는 것은 사리에 어긋난다. 처벌에 앞서 세제를 개정하는 것이 일의 순서일 줄 안다.’

 

잇달아 부장검사는 탈세한다는 것을 사장도 알고 있었느냐고 물었다. 사장 모르게 어떻게 임직원들이 임의로 탌헤 같은 것을 할 수 있겠는가고 말했다. 삼성은 그 조사로 추징금 200억 환을 통고 받는다. 당시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60달러에 불과했다. 당시 1달러는 63환 정도였다. 3780환이 당시 한국민의 1인당 소득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200억 환이라니 정말 어마어마한 수치였다. 그 뿐이 아니었다. 삼성 관계 6개 업체에도 50여 억 환의 추징금이 징수됐다.

 

이병철은 간부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부의 무리한 요구가 있더라도 따르도록 하자. 해방 후 오늘 에 이르기까지 매점매석 귀속재산 불하 정치 권력과의 결탁으로 졸부가 된 사람도 있고, 은행 돈으로 손쉽게 사업가가 돼 기업은 파산 직전에 있으면서도 애국적인 기업가 연하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는 그런 횡재 기업과는 달리 경제성과 경쟁력을 근간으로 하여 기업을 일으키고 운영하여 왔다. 지금과 같은 혼란 소겡서 쉽게 동요함으로써, 우리가 지켜온 큰 것까지 잃게 된다면 국가를 위하는 길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병철은 비료공장의 꿈을 접지 않았다. 이미 차관도 얻어놓은 상황이었다. 정부만 적극 나선다면 바로 진행될 일이었다. 그러나 당시 한국 정치판은 경제가 문제가 아니었다. 백성의 분노의 근원은 빈곤에 있었지만, 정작 정치인들은 그에 대한 정답인 ‘경제 살리기’ 보다 당쟁에 몰두한다. 권력을 잡는 것만이 정치인들의 관심사였다. 백성들의 분노는 그런 정치인들에게는 정치력 성장의 동력으로만 보일 뿐이었다. “분노하라, 나는 더욱 권력을 잡는다.” 바로 당시 한국 정치권의 생각이었다.

 

이병철은 정부 요직의 사람들을 만나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고 협조를 구하고자 한다. 그러나 돌아오는 것은 거절이었다. 어떤 이는 탈세범과는 상대하지 않겠다고까지 했다. 

 

결국 이병철은 잠시 나라를 떠나 일본에 가 있기로 한다. 출국 직전의 심정이 그의 자서전에 잘 나타나 있다.

 

“부정축재 문제는 3개월이 지났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다. 국회를 포함하여 당국자들은 경제인을 책망만 했지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경제인의 힘을 유도하는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평소 가까이 지냈던 어느 재계 출신 의원이 재무부 등 관계 당국을 찾아다니며 일벌백계로 삼성만 엄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말을 듣고 아연실색했던 것도 이 무렵의 일이었다. 이처럼 신의와 의리가 없고 시비 분별을 모르는 지도자의 수가 적지 않으니, 나라의 장래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이병철을 실망시켰던 게 있다. 이병철은 당시 비료공장의 계획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삼성이 아니라면 다른 사람이라도 찾아서 이 일을 추진해야 한다고 하면서 심혈을 기울였던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결국 이 서류는 훗날 정부에서 실종되고 만다.

 

이병철은 일본 도쿄행 비행기에 오른다. 창 아래 펼쳐지는 고국 산하를 보면서 한국의 고전 시를 떠올린다. “가노라 삼각산(서울의 북한산)아, 다시 보자 한강수야/ 고국산천을 떠나고자 하랴마는/ 시절이 하 수상하니 올동말동(돌아 올지 말지 머뭇거리는 상태)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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