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6월은 여름을 알리는 수국길, 색다른 풍경인 오름, 그리고 생각지 못한 곳에서 만나는 아기자기한 가게들까지… 즐거운 여행이 가득한 때이다. ‘꽃과 바다 그리고 별 헤는 제주’라는 테마 아래 관광지, 자연, 체험, 축제, 음식 등 5가지 분류에 대해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제주 관광 추천 10선을 제안해본다.
1 종달리 마을 – 길을 헤매도 좋은, 유달리 사랑스러운
그냥 헤매고 싶은 곳, 바로 제주 동쪽 끝, 지미봉 아래 소담히 자리한 종달리 마을이다. 낮은 돌담길 구석구석마다 아기자기한 가게를 생각지 못한 선물처럼 마주하게 된다. 담벼락 벽화는 마을의 꽃과 같다. 독립서점 ‘소심한 책방’이 있고, 핸드메이드 도자기 가게 ‘도예시선’도 있다. 모두 제주만의 특성을 담은 곳이다.
종달리 마을에서는 아기자기한 가게들을 뜻밖의 선물처럼 만날 수 있다.
2. 불카분낭, 선흘 동백동산 – 아픔 속에서도 잎은 피더라
조천읍 선흘리는 팽나무 마을이다. 불타 죽은 팽나무에 새로운 팽나무가 자라고 있다. 여기에는 사연이 있다. 반공주의가 한창이던 신 한국 건국 초기 제주 공산당을 토벌한다는 명목 하에 민간을 학살한 ‘제주 4.3 사건’. 이때 온 마을이 불에 타 초토화되었다. 팽나무도 불에 타들어 갔다. 하지만 몇 년 후, 죽은 줄만 알았던 팽나무에서 새싹이 돋아났다. ‘항상 역사는 새로 시작된다’는 교훈을 준다. 하지만 마을 주변 곳곳에는 당시 사건의 아픔들이 남아 있다.

조촌읍 선흘리 팽나무 마을.
3. 물영아리오름 – 몽환의 습지, 물안개 피어오르는 언덕
비가 오면 더 예쁜 곳, 바로 물영아리오름이다. 제주의 오름 가운데 산정호수를 간직하고 있다. 수백 년 된 삼나무와 활엽상록수가 내뿜은 청량한 내음을 들이마시면 환상 속 정취가 느껴진다.

4. 곶자왈 반딧불이 축제 – 빛이 내려앉은 숲 속
원시림의 모습을 간직한 청수 곶자왈에서는 밤이 되면 반딧불이 빛난다. 작은 우주를 눈 앞에 펼쳐 보인다. 이곳에서 6월 1일부터 40일간 반딧불 체험이 이뤄진다. 하루 900명 제한. 당일 오후 2시부터 현장 예매만 가능하다. 반딧불이는 청정지역에서만 서식하며 환경에 민감한 곤충이기 때문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문의 064-772-1303)

5. 제주헌책페어 – 잠자는 책을 꺼내어 ‘제주탐나라공화국‘
제주탐나라공화국은 3만 평의 돌무지에 화산지형은 그대로 보존하면서, 발길 닿는 곳마다 독특한 아이디어를 담았다. 5월 25일부터 6월 말까지, 37일 동안 개방된다. 헌책페어도 함께 열린다. 헌책 5권을 가져가면 무료 입장, 아니면 3만 원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6. 자구리문화예술공원 – 굽이치는 파도, 작가의 사색
서귀포 앞 자구리해안은 한국의 유명 화가 이중섭이 영감을 얻은 곳이다. 깊고 푸른 바다 위의 예술품, 섶섬과 문섬을 배경으로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은 그의 작품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자구리 공원은 이중섭의 영향을 받은 예술가들의 작품들로 꾸며졌다.

7. 제주의 수국길 - 여름이 오는 소리, ‘수국’
제주에는 바다를 닮은 푸른 수국이 있다. 키를 훌쩍 넘는 푸른 수국이 유명한 위미리 수국길은 수국에 파묻혀 인생 사진을 남기기 좋다. 끝없는 수국길이 이어지는 안덕면 사무소 앞길은 꽃길 따라 산책하기를 추천한다. 색색의 수국이 아름다운 안성리 수국길 등 6월 제주는 곳곳이 수국으로 물든다.

8. 닭머르 해안길 - 노을빛 붉은 바다의 위로
제주 노을의 힐링 파워는 느껴본 사람만 안다. 올레길 18코스에 위치한 닭머르 해안길은 유달리 붉은 제주의 저녁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뷰포인트 중 하나다. 닭이 흙을 파헤치고 그 안에 들어앉은 것처럼 보인다 하여 ‘닭머르’라고 이름 붙여진 이 해안길은 전망대까지 나무데크로 이어져 있어 산책하기 편하다.

9. 제주 구억옹기마을 – 제주의 숨결을 빚다
한국 옹기는 독특한 제작법으로 인해 그릇이 숨을 쉰다. 한국의 독특한 발효음식 문화가 가능했던 것도 이 그릇덕이다. 제주 옹기는 특히 유명하다. 250년 전부터 옹기를 생산해 온 구억 마을의 옹기체험학교 ‘놀멍 빚으멍’에서는 제주 전통 옹기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문의 064-792-1509)

10. 제주 성게요리 – 제주의 인심, 성게의 변신은 무죄
6월 초부터 7월까지 제주는 성게가 제철이다. 제주 인심은 성게국에서 난다는 속담이 전해질 만큼 제주 성게국은 별미 중의 별미다. 성게는 바다의 호르몬이라는 별칭답게 풍부한 영양소는 물론, 제주 앞바다의 풍미를 가득 품고 있다. 애월읍에 위치한 ‘로드129’에서는 성게알이 듬뿍 들어간 성게크림파스타를 맛볼 수 있다.

기사=허정진 기자 사진= 제주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