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Google Home”
SK Telecom“Nugu”
KT“Giga Genie LTE”
Daum Kakao“Kakao mini”
Naver“Naver Friends”
AI 스피커 춘추 전국 시대
AI의 시대가 왔다. 목소리로 음악을 켜고, 물건을 주문하는 것은 더 이상 공상과학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AI는 단순히 지시한 작업을 처리할 뿐 아니라 사용자의 마음을 읽고 콘텐츠 혹은 제품을 추천해주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사람과 AI를 연결하는 ‘디지털 허브(digital hub)’역할을 하는 AI스피커가 각광받고 있다. IT업계는 물론 각 통신사와 유통업계도 트렌드에 발맞추어 태스크포스를 구축하고 신제품 및 서비스를 쏟아내고 있다.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의 야심작, ‘Google Home’
지난 해 3월 구글의 ‘알파고’가 바둑 9단 이세돌과의 대전에서 승리하며 AI의 능력을 입증했다. 이처럼 구글은 일찍이 AI를 개발하고 상품화하는데 주력해왔다. 이런 구글이 내놓은 AI스피커 구글의 가장 큰 장점은 ‘구글’이라는 세계 최대 검색엔진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OK, Google”이라는 말로 구글홈을 호출하면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사용자 질문에 답변한다. 적절한 답변이 없을 때에는 위키피디아 등에서 검색한 내용을 알려준다. 음악 재생, 뉴스, 쇼핑 등의 기능이 있으며 스마트 가전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도 있어 필립스, 네스트, 스마트씽즈 등의 제품과도 연동이 된다.
또한 기술 업데이트로 한꺼번에 두가지 명령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구글 홈에 “TV켜고 불꺼줘”라고 하면 구글 홈이 TV를 끄고 불을 끄는 두 가지 명령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 최초 AI스피커, SK텔레콤 ‘NUGU’
통신사들 역시 하나둘 AI 스피커 사업에 뛰어들고있다. 통신업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비통신 분야로 대안적 비즈니스 모델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국내 최초로 AI스피커를 만들며 금융, 내비게이션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국어의 “누구?”와 같은 발음으로 친숙함을 주는 NUGU는 “아리아”로 스피커를 호출한다. 사용자의 명령에 따라 음악재생, 가전기기 제어, 날씨와 일정 안내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통신사라는 특성을 활용하여 내비게이션 서비스 티맵과 연동했다. 원하는 목적지를 음성으로 말하면 티맵이 사용자와 대화하며 길 안내를 도와주는 방식이다.
와이파이 없이도 OK, KT의 ‘기가지니 LTE’
기가지니LTE는 올해 초 KT가 내놨던 IPTV 셋톱박스 겸 AI 스피커 기가지니에서 통신 기능이 추가된 것이다. 다른 AI스피커가 와이파이에 접속된 환경에서만 구동된다면 기가지니 LTE는 자체 통신 기능을 지원하여 언제 어디서든 LTE를 활용해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대화형 비서 서비스도 가능하다. 기가지니 LTE는 지능형 대화가 가능해져 이전에 사용자와 했던 대화를 기억하고 대명사를 해석해 답을 내놓는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지니야”라고 호출한 뒤 ‘떡볶이’라는 짧은 단어를 내뱉어도 기가지니가 “매운 떡볶이가 먹고 싶다면 ‘떡볶이 배달해줘’라고 말씀하세요”라고 답하는 것이다. 아울러 사용자 목소리 식별 기능까지 도입되어 보안도 강화되었다. 이 보안 기능을 강화하여 사용자 목소리 식별을 통해 계좌이체 및 조회 같은 금융 서비스 도입도 준비 중에 있다.
귀여움 그 이상의 서비스, 다음카카오의 ‘카카오 mini’
카카오mini 출시 당일 판매 사이트 서버가 폭주했다. 이미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고 있는 카카오 프렌즈 피규어가 스피커 위에 얹혀 있었기 때문이다. 기능과는 관계 없이 귀여운 디자인만으로도 카카오 mini는 소비자들을 끌어당겼다.
디자인 이외에 카카오 mini의 가장 큰 장점은 90%이상의 한국인이 사용 중인 카카오톡과 연동되어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라고 불러 호출한 뒤 음성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작은 기기지만 음성을 인식하는 마이크 4개가 내장되어 있어 정확한 음성인식으로 메시지 수신이 가능한 것이다. 지금은 발신만 가능하지만 이후 메시지를 수신해 읽어주는 기능도 탑재할 예정이다.
카카오의 임지훈 대표는 “카카오 mini를 하드웨어라기 보단 서비스라고 생각하고 있다. 생활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많이 준비 중이고, 이 서비스가 카카오 미니에 전부 연결될 예정이다”라고 언급했다.
언제 어디서나 라인프렌즈와 함께, 네이버의 ‘네이버 프렌즈’
네이버 프렌즈 역시 카카오처럼 라인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카카오 mini가 피규어를 얹었다면 네이버 프렌즈는 스피커 본체를 피규어로 만들었다. 또한 378g의 가벼운 무게를 자랑하며, 2850mAh용량의 내장 배터리를 갖춰 전원 연결 없이도 5시간까지 사용 가능하다. 언제 어디서든 네이버 프렌즈와 함께할 수 있는 것이다.
네이버 뮤직과 연동되어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는 것 역시 큰 특징 중 하나이다. 단순히 음악을 재생하고 끄는 것 뿐아니라 지속해서 사용자의 스타일을 학습한 뒤에는 자세한 설명 없이도 취향에 맞는 음악을 추천해준다. 음악 재생 중에도 “클로바”라는 이름을 부르면 인공지능이 호출되어 원하는 가수의 최신곡을 틀어 달라고 지시하거나 추천해준 노래의 제목을 묻는 등 응답을 이어갈 수 있다.
AI 시대와 함께 부활한 라디오
음성인식을 활용한 AI 스피커가 확산되면서 오디오 콘텐츠가 살아나고 있다. 미국 오디오북협회에 따르면 2016년 6700만명의 미국인이 오디오북을 청취했다. 한국 오디오북 시장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이 점쳐지고 있다. 팟캐스트 역시 인기이다. 김생민을 2017년 각종 어워즈에서 올해의 스타로 만든 일등공신은 그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김생민의 영수증’이었다. 한국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는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여 올해 1월부터 오디오 콘텐츠 전용 플랫폼 오디오클립을 베타서비스 하고 있다. KTB네트워크와 함께 300억원 규모의 관련 펀드를 결성하기도 했다. 비디오에 밀려났던 라디오가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