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당뇨병 공격이 무방비로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의료계에 따르면 당뇨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지난해 270만명(국민건강보험공단 기준)이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당뇨를 방치하고 있는 환자를 포함하면 48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당뇨병으로 진행될 위험이 비교적 높은 상태인 당뇨병 전 단계 '공복혈당장애'를 앓고 있는 830만명까지 포함하면 관리 대상은 1300만명이 훌쩍 넘는다. 국민 5명 중 1명이 당뇨 환자이거나 위험군인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에 정부 차원의 대책은 미흡하기만 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시행 중인 당뇨 환자 소모품 지원 프로그램은 지원 대상이 제한적이고 사업 자체를 모르는 환자도 많아 예산이 남아도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약물 치료를 받는 당뇨 환자가 300만~400만명 정도인데, 병이 조용히 진행되다가 몇 년 후 합병증이 생기면 의료비 지출이 수십 배, 수백 배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뇨병 확산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세계당뇨병연맹(IDF)에 따르면 2015년 세계 당뇨병 환자는 4억1500만명으로 성인 11명 중 1명꼴이다. 게다가 당뇨병 유병률이 증가 추세여서 이대로라면 2040년에는 세계 인구의 약 6억4200만명이 당뇨 환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세계 각국은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당뇨 관리와 예방에 적극 나서고 있다. 뉴질랜드는 당뇨 환자들이 혈당을 확인할 때 사용하는 기기와 모든 소모품을 국가에서 지원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환자가 원하는 기기를 사용한 후 환급받는 형식이었지만, 의료비 지출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이 문제였다. 고민하던 뉴질랜드 정부는 예산에 맞춰 지원사업을 글로벌 입찰에 부쳤고, 우리나라 기업 아이센스의 혈당기 '케어센스'를 국가 지원 기기로 선정했다. 5년이 지난 지금은 소요 예산이 절반 이상 줄었고 당뇨 데이터 관리가 훨씬 쉬워졌다고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