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명상 - 화(和), 다르기에 어울리는 것이다.
스스로 있기에 남과 다르고, 달라서 새 합이 되는 것이다. 소리가 다르기에 화음이 되고 노래가 되는 것이다. 본래 자연(自然)이란 무엇인가? 스스로 자(自), 그럴 연(然)이 자연이다. 스스로 같은 게 각자의 존재가 가장 자연스러운 게 바로 자연인 것이다. 산이 산 같으며 강이 강과 같고 하늘이 하늘 같은 것이다. 돌은 돌이요, 나무가 나무이며, 새는 새요, 풀은 풀인 게 자연인 것이다. 내가 나 같고, 너가 너 같은 게 바로 자연인 것이다. 그런 스스로인 존재 하나하나의 모임이, 합(合)이 바로 자연인 것이다. 합은 다른 두 입의 ‘키스’다. 자연이 존재의 ‘키스’인 셈이다. 다르기에 어울리는 게 자연이다. 자연은 사물의 어울림이요, 화(和)는 소리의 어울림이다. 화(和)는 사람이 낸 첫 소리다. 벼를 수확해 먹고 난 뒤 입에 문 벼의 줄기를 불어 낸 소리다. 농경이 뿌리를 내린 금문시대, 주나라 이후 중요한 단어가 된다. 가장 원초적인 배고픔을 해결한 뒤 가장 원초적인 만족의 상태에서 불어낸 첫 풀피리다. 만족의, 행복의 소리다. 나도, 너도 만족한 뒤, 불어내는 ‘만족의 소리’다. 만족의 양, 만족의 기준은 서로 달라도 모두가 만족해 부는 풀피리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