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어야 쓰는가? 맞지만 정확하게 있어서 빈 곳을 쓴다. 물컵은 어디에 쓰는가? 물을 담을 때 쓴다. 빈 곳에 물을 채워 쓰는 게 컵이다. 컵의 쓰임은 모양에 있지 않다. 컵의 빈 곳 크기에 있다. 큰 컵은 모양이 큰 게 아니라 빈 곳 크기가 큰 것이고, 모양만 크고 물을 담을 빈 곳이 작으면 쓸모가 적다하는 것이다. 주먹은 쥐면 남을 때릴 때 쓰고 피면 물건을 잡을 쓴다. 남을 때리면 적이 생기고 남을 잡으면 친구가 생긴다. 빈 곳과 빈 곳을 채우면 이음이 생기고 이어지면 새로운 쓰임이 생긴다. 바퀴살이 가운데를 비워 축과 이어지고 동력을 받아 구를 수 있는 것이다. 빈 곳을 가진 흙이 그릇이 되듯 비워진 주먹이 악수를 가는 것이다. 오늘날 플랫폼이라는 것도 사람과 사람의 빈 곳을 채워 이어주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이어질 때 새로운 쓰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있는 유에서 없는 무를 찾으며 쓰임이 생기는 법이다. 그래서 ‘當無有用’(당무유용) “빈 곳에 쓰임이 있다.” 한 것이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일 미국의 대중 관세 인상에 대응해 중국이 추가 재정 부양 조치를 취할 것인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가설적인 질문에는 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도 미 언론관의 인터뷰에서 “중미 경제 무역 관계의 지속적이고 건전하며 안정적인 발전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과 미국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미국에 대한 외교정책은 일관된다”는 게 바로 중국 측 입장이다. 서로의 공익을 높이도록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경제적 대응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중국은 미국 선거 기간 중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12차 회의를 열어 선거 결과에 따라 중국이 다양한 규모의 구제 및 재정 부양책을 펼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골드만삭스와 노무라증권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 중국의 재정 부양책이 현재 계획보다 10~20%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만큼 중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에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대응하기 이전부터 경기 부양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
능력은 말로 증명하는 게 아니다. 행동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능력이 있다는 것은 결국 진행된 과정과 결과가 이야기해주는 것이지 계획의 설계가 말해는 주는 게 아니다. 물론 당연히 계획의 설계가 좋아야 과정과 결과도 좋다. 하지만 어떤 계획도 실행할 수 없고 실행과정에서 생길 변수에 제대로 응할 수 없다면 그 결과가 좋을 수 없다. 결과없는 계획은 좋은 계획일 수 없는 것이다. 능의 이처럼 아주 실질적인 것이다. 능의 갑골문자가 그 의미를 보여준다. 능의 갑골자는 무서운 이빨과 날카로운 발톱을 가지고 나무를 잘 타는 거대한 동물이다. 바로 곰의 모습이다. 곰의 이빨은 장식이 아니고 발톱은 멋이 아니다. 이빨로 물어뜯으며 발톱은 찢어 낸다. 능력은 그런 곰의 힘이다. 물어뜯고 찢어 내는 그런 힘이다. 실행되지 않는 모든 계획은 그저 장식이고 멋일 뿐이다.
3. 미중 무역전쟁은 없을 수 있을까? “중국산 제품에 최대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이다. 중국에 대한 트럼프의 공세는 이미 예고됐다. 중국의 방어책은 무엇인가? 모두가 추측하는 대규모 재정 부양책일까? 여기서 엉뚱한 답이 나온다. 미중 무역전은 일어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미국 내부의 분석이다. 미국의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트럼프의 공약은 실행하기 쉽지 않다고 단언한다. 실행하는 척을 할 수 있지만, 실제 관세를 60%까지 올리는 일을 실행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아시아 경제학 학자 데릭 시저스(Derek Scissors)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버드 케네디 스쿨의 중미 관계 교수인 라나 미터(Rana Mitter)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관세를 60%까지 올린다면 “중미 관계는 가까운 장래에 상당한 격동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 경제가 취약한 시기에 시행된 이 정도 규모의 관세는 중미 무역 관계를 재편하도록 할 것”이라며 “매우 엄격한 협상의 첫 번째 단계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터는 중
지난 5일 미국 대통령 선거가 시작되면서, 선거 결과에 대한 중국 네티즌들의 관심도 고조됐다. 관련 주제들이 웨이보의 인기 검색 목록을 차지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개입이 시작됐다. 쇼셜 플랫폼의 인기 인플루엔서들 역시 당국 입맛에 맞는 특정 여론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이어진 6일 미국 대선은 예상보다 빠르게 결과가 나왔다. 트럼프는 “승리”를 공식 선언했다. 중국 여론의 관심도 고조됐다. 미국 언론에서 보도한 ‘트럼프 승리 선언 후 현장에서 USA를 외치는 함성이 그득했다’, ‘트럼프 대선 승리’, ‘ 등의 소식들이 중국 SNS의 주요 검색 콘텐츠로 떠올랐다. 재미있는 사실은 중국 여론은 언제나 당국의 입김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 인터넷에서 미국 대선 관련 여론은 제한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국 선거의 치열한 모습에 대한 관심은 분명 높은 것으로 파악됐지만, 중국 온라인 플랫폼에서 미국 선거제도를 부러워하거나, 미국 선거와 중국 선거를 비교하는 일은 금기시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결과에 대한 중국 네티즌들의 토론은 높은 관심 속에서 이뤘다. 대체적으로 중국 관점에서 미국의 대선 결과를 분석하는 식이었다. 자연스럽게 중국 당국이 항상 주
“一覽衆山小”(일람중산소) “저 뭇 산 내 한 번 굽어보리라!” 산에 올라 떠오는 해를 보면 가슴이 벅차오른다. 해가 산을 품는가 산이 해를 품는가 가슴이 밝아오는 하늘의 구름처럼 쿵쾅쿵쾅 뛰어오르면 나도 모르게 호기롭게 외친다. “나도 할 수 있다. 끝까지 버텨서 저 높은 곳에서 뭇 산을 한 번 굽어 보리라!” 두보의 시다. 두보는 이백과 함께 시성으로 불리는 당 시인이다. 이백이 순수한 천재성에 우러나는 재치를 보였다면, 두보는 인간적 고심 끝에 나온 짙은 고뇌가 보인다. 두 시인은 삶의 궤적에도 큰 차이가 있다. 이백이 금수저로서 평생을 아쉬운 게 없이 호방하게 살았다면 두보는 평생을 남의 눈치를 보며, 호방한 자유를 그리며 살아 했다. 하지만 두보의 천재성을 무시하는 이는 없다. 이백이나 두보나 그 전에도 없고, 이후에 없는 시의 거봉들이다. 망악은 두보의 시 가운데 호기를 보이는 몇 안 되는 시 중 하나다. 시상은 다음과 같이 흐른다. 높은 산봉우리 겨우 올라보니 그 푸르름이 남과 북으로 끝이 없구나. 이 봉우리 저 봉우리 가파른 절벽마다 새겨진 기암절수(奇巖絶樹) 신의 손길 느껴진다. 아 저 멀리 어둠을 뚫는 한 줄기 빛 층층구름처럼 내 가슴도 벅
1. 새로운 질서의 시작인가? 불안의 시작인가 미, 트럼프 정권 출범 … 미중은 잘 지낼 수 있을까? 중 여론, “차라리 트럼프가 낫다!” ‘I’ll be back!’ 영화의 한 장면처럼 트럼프가 돌아왔다. 5일 미국 대선은 날이 다가올수록 한 치 앞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확실성이 짙어졌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의외로 단순하고 분명했다. 자칫 보름이상 걸릴 수 있다던 대선결과는 6일이 되자 바로 드러났다. 박빙의 예상과 달리, 트럼프의 압승이었다. 트럼프는 승리를 선언했고 마치 예정이라도 돼 있었던 듯 미 행정부는 트럼프의 손에 넘어 갔다. 미국은 글로벌 정세에 너무도 중요한 나라다. 현 글로벌 정세는 미국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미국이 원하는 대로 가거나, 미국이 원하는 것에 반해서 가는 두 가지만이 존재한다. 지금까지 미국과 같은 방향에 탄 나라들은 순탄했다. 하지만 그 반대에 선 나라들은 각종 고통을 겪어야 했다. 무엇보다 경제난은 미국에 반하는 나라들의 피할 수 없는 징벌이었다. 냉전시대 소련을 중심으로 한 공산진영이 몰락한 이래 국제사회 한동안 이어진 룰이었다. 하지만 그 게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다.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명확치 않다
- 욕망과 욕심은 인간의 본심이다. 살아가는 이유다. 그 걸 버리면 과연 인간인가? 인간이길 포기하고 무슨 수양을 할까? 인간이 인간다운 게 그게 자연인 것을... 노자는 욕망이 나쁘다 하지 않는다. 다스리라 가르친다. - 편집자 주 “持而盈之 不如其已”(지이영지 불여기이) “쥐고 잡으려느냐? 그냥 있는 게 낫다.” 잡고 싶으냐? 그럼 먼저 잡은 것을 놓아라. 잡는 것은 펴고서 하는 것이지 쥐고서 하는 게 아니다. 주먹으로 잡을 수 있는 건 없다. 날선 칼은 자르려는 것이고 자르다 보면 무뎌지는 게다. 날선 칼은 무딘 칼보다 항상 먼저 쓰이고, 먼저 무뎌진다. 세상의 이치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쥔 것에서 펴고, 잡고 다시 쥔다. 날이 서고 쓰이고 무뎌진다. 다시 날이 서야 쓰임이 생긴다. 재물을 모으는 것은 크게 쓰려는 것이다. 크게 쓸 줄 모르고 모으기만 하면, 쌓는 수고만 낳고 도적을 키워 스스로 지키는 고생만 낳는다. 성공이란 무엇인가? 주먹에 든 재물이다. 주먹을 펴야 새로 잡을 수 있듯 공을 세우면 떠나야 새로운 공을 다시 세울 수 있는 것이다. 도란 그렇게 물 흐르듯 사물의 흐름이 바뀌는 순서다. 쥐고 펴며 날이 서고 무뎌지고 높은 곳에서 낮
멍! 참 희안한 게 인간이유. 이게 똑똑한 척은 다하는 데, 뭐가 정말 똑똑한지는 모르겄시유. 왜유? 미국 선거만 봐도 그렇찬여유. 지금 이 시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탄생하거유.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간단하잖여유. “미국이 혼자 잘 먹고 살면 되지, 왜 남의 나라 걱정을 대신 해주냐?” 간단히 ‘미국 우선주의’라고 하던데, 뭐가 우선주의여유. 미국 ‘나 홀로 주의’지. 그런디 말이유? 정말 트럼프 식으로 하면 미국이 잘사는 맞나유? 사실 지금까지 미국의 부는 각국에서 밀어줘서 만들어진 것 아닌감유? 보셔유.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고 누가 좋아하는지. 당장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좋아 죽을거유. 당장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할테고, 그럼 어쩌유? 러시아 승리는 따놓은 당상 아닌감유? 뭐 유럽의 지원만으로 어찌될지 아직 모르지만유. 당장 유럽도 곤란허게 됐지유. 지금까지 미국이랑 힘을 합쳐서 우크라이나 전쟁도 버티도록 해줬고, 중국에도 강한 모습을 보일 수 있었지유. 중국 전기자동차가 마구 밀려오는데, 유럽이 어쨌지유? 관세로 대항했지유. 중국이 맞받아칠 기세지만, 미국이 있으니까, 유럽도 해볼만한 것 아닌감유? 그런디, 이제는 어
많은 정책, 계획의 실패는 본연의 목적을 잃어버린 데서 나오기 일쑤다. 많은 이들이 단기적 목표에 얽매여 목적을 달성했지만 실패하는 오류에 빠진 곤한다. 가끔 옛 이야기들이 이런 오류를 일깨워주는 경종 역할을 한다. 옛날 한 자리고비 영감이 바지가 다 헤어져 새로 만들어야 하는 데 아무리 생각해도 옷감이 너무도 아까웠다. 그렇다고 입던 바지를 입자니, 이미 너덜너덜해져 바지라고 할수도 없는 지경이었다. 감춰야 할 곳도 제대로 감추지 못하는 상태였다. ‘그래도 이거 너무 아까운데 …’ 하루 웬종일 고민에 빠진 것을 본 이웃집 재봉사가 꾀를 냈다. “영감 그럼 내 계획을 한 번 믿어보시려우? 바지가 옷감이 많이 드는 것은 다리 두 개를 다 넣어야 하는 다리통이 두 개이기 때문이지요. 그걸 하나로 하면 옷감을 반은 절약하는 셈인데, 어쩌요? 해볼실려우?” 이야기를 들을 자린고비 영감이 무릎을 치며 좋아라 했다. “아이고 옷감만 아낀다면야! 어서 해주시게” 그렇게 재봉사는 옷감을 반만 들인 바지를 만들어 납품을 했다. 새 바지를 받은 자린고비 영감은 한시라도 빨리 새옷을 입고 나가 자랑하고 싶었다. 새 바지를 입고 나가려고 하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조금만 걸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