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으니 사랑해서
사랑을 시작할 때
니가 얼마나 예쁜지 모르지
그 모습을 아직도 못 잊어
헤어 나오지 못해
니 소식 들린 날은 더
좋은 음악은 확실히 힘이 다르다. 윤종신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화려한 프로모션이나 팬덤의 힘 없이 오직 ‘음악’으로만 승부한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6월 22일 발표 때만해도 이 노래는 음원차트 100위권에 머물렀다. 점차 입소문을 타고 70위권 안팎으로 진입하더니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을 통해 공개된 라이브 클립이 주목받으면서 10위권까지 치고 올라왔다.
급기야 9월 1일 KBS 음악 방송 <뮤직뱅크>에서 워너원의 ‘에너제틱’을 누르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데뷔 27년 만에 첫 음악방송 1위를 달성한 것이다.
윤종신은 대표적인 ‘롱런가수’이다. 1990년 데뷔 이후 ‘환생’, ‘너의 결혼식’, ‘팥빙수’ 등 노래로 인기를 모으면서 90년대 대표 가수로 자리매김 했다. 이후에는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깐족이’ 캐릭터의 대표주자가 되어 예능 MC로도 성공했다. 이와 동시에 매월 한 곡씩 앨범을 발표하는 ‘월간 윤종신’ 프로젝트로 ‘성실한 음악인’의 면모를 보여왔다. 그의 음악에는 따스한 감성과 위로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오르막길’이나 ‘지친 하루’와 같은 곡이 그 예이다.
‘좋니’는 윤종신의 전매 특허인 이별 감성을 담아낸 발라드이다. 윤종신은 이 곡에 대해 “마치 제가 이십 대 초반이었던 그 때처럼 서럽고 처절하게 이별 노래를 불러봤다”고 소개했다.
이 노래는 현재 노래방에서 가장 인기가 있다. 최근 노래방에 가면 10대, 20대 남성들이 하나같이 ‘좋니’를 부르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윤종신도 직접 노래방에 가 사람들이 ‘좋니’를 부르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SNS에 올리기도 했다. “네가 좀 더 아프다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처절하다 못해 찌질하기까지 한 감성이 세대를 뛰어 넘어 모두의 공감을 끌어낸 것이다.
이에 한 기획사 관계자는 “요즘 중견 가수들도 신곡을 내면 아이돌처럼 이슈몰이를 먼저 생각한다. ‘좋니’가 음원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을 보고 음악이 우선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라며 감회를 밝혔다.
한편 ‘좋니’가 흥행한 뒤 이 곡이 발표된 음악 플랫폼 ‘리슨’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리슨’은 기획사 내 좋은 음악이 있으면 수시로 발표할 수 있는 프로젝트다. ‘좋니’가 인기를 끌면서 이 플랫폼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