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찬선의 시와 경제 7 – 정보 비대칭성과 역선택
더디게 오는 봄을 한발 앞서 맞으러 남쪽으로 훌쩍 ‘매화여행’을 떠났다. 성급한 마음에 때를 맞추지 못해 일찍 핀 홍매화 한 두 송이로 아쉬움을 달래며, 채석강(彩石江)으로 향했다. 토요일 아침이라 오가는 자동차도 뜸한 길옆에서 밤, 호박고구마를 팔고 있었다. 차창으로 지나친 황토밭에 끌려 차를 세우고 호박고구마 한 상자를 샀다. 가격은 3만원. 내심 밤고구마를 사려고 했으나 호박고구마는 많고 밤고구마는 한 상자밖에 없었다. 마침 주인아저씨가 마수걸이라며 주먹 크기의 밤고구마 3개를 덤으로 넣어주었다. 기분 좋게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인사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채석강과 내소사를 돌아봤다. 저녁 때 집에 와서 설레며 고구마를 쪄보니. 호박고구마는 정말 맛있었는데, 덤으로 받은 밤고구마 한쪽이 3분의 1 정도 썩어 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했는데…, 아저씨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역선택/ 如心 홍찬선 사람이 사람과 사귀고 물건을 사고파는 것은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숨기는 게 없다고 오로지 진심과 진실만으로 대한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고장이 잦은 자동차를 번지르르하게 꾸며 중고차시장에 내놓는 것과 몸이 여기저기 아픈데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