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여명'
최근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베이하이에서 코로나19 날벼락을 맞은 이들 숫자다.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게 아니라 감염 우려로 지역이 봉쇄돼 갇힌 이들이다. 유명 바닷가 관광지인 베이하이로 여행을 왔다가 코로나19 때문에 발이 묶였다. 좋게 보면 코로나19 덕에 긴 휴가를 보내게 됐다.
사실 이번 경우는 중국에서 드문 일이 아니다.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며 강력한 방역 봉쇄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해당 지역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소멸될 때까지 봉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만해도 중국 경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광둥성과 상하이를 완전 봉쇄했다. 결과적으로 올 2분기 중국은 거의 제로에 가까운 경제 성장세를 보였다.
베이하이에서 코로나19 첫 감염자가 나온 것은 지난 12일이다. 이후 5일 만에 확진자가 500명을 넘어섰고 베이하이 시정부는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시 전역을 봉쇄하면서 여행객 2000여 명이 오도가도 못하게 됐다.
해당 문제에 직면하여, 베이하이시는 여행 서비스팀을 구성하여 여행객들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대하고 여행객들이 최대한 빨리 귀가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 지역의 관광 빅데이터 시스템을 통해 체류 관광객 수를 파악하고, 전염병 예방 및 통제 정책과 조치 방법을 체류 관광객들에게 알렸다. 이와 동시에 민항, 철도, 도로 등 관련 여객 운송 기업과 적극 협조하여 여행객들이 조속히 귀가할 수 있도록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베이하이시는 여행객들의 체류했던 장소의 코로나 바이러스 위험도에 따라 여행객을 두 종류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또한 모든 여행객들이 귀가 전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귀가 과정 및 귀가 후에도 코로나19 예방 조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는 공고문을 발표했다.
현재 세계 각국은 중국에게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 중국 봉쇄는 중국만 타격이 아니라 중국 제조업에 의존하는 세계 경제의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내부 사정을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내부 사정은 중국의 의료 서비스 환경이다. 한국과 달리 중국의 의료 시스템은 코로나19 환자의 폭증을 견딜 수 없다. '제로 코로나' 정책 중단 이후 치료를 받지 못해 수백만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