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송받을 행위를 하고 그것을 모두에게 인정받는 모양이 바로 한자 덕(德) 자다. 가장 칭송받는 일이 무엇인가? 그것은 도(道)에 맞춰 사는 것이다. 결국 도가 흥한 게 덕인 것이다.
덕이 복잡하지만 단순한 이유가 그 글자 속에 들어있다. 덕은 남에게 칭송받을 일을 한 '나'다. 그래서 덕 자는 일찍이 은혜라는 뜻으로 쓰였다. 시경에 "무언부수, 무덕불보"(無言不讐, 無德不報)라 했다. 말하지 않으면 원한 맺을 일이 없고, 덕이 없으면 보답을 받을 일이 없다는 의미다. 쉽게 함부로 한 말은 원한을 사고, 공덕을 쌓으면 보답을 받는다는 것이다.
말과 덕은 이처럼 상대적인 개념이다. 덕이란 사거리를 걷는 행위, 실천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흔히 박덕(薄德)이 무슨 의민지 잘 알게 한다. 행동은 적고 말만 많은 것이다. "말 한마디가 천 냥 빚을 갚는다"했지만, 그게 한 번인 경우이지 매번 말로만 그친다면 어떨까? 모두가 그 답을 잘 안다.
묘하게 도와 덕은 다른 이들에게 박수받는다는 의미가 들어있다. 아마 그래서 도와 덕을 붙여 '도덕'이라 하는 것은 아닐까?
두 자를 붙여 쓰면 두 가지 동영상이 잇따라 연상된다. 도는 제사장이 신에게 승리를 고하는 제사를 지내러 가는 모습, 그리고 이어서 광장 수많은 군중이 양편에 도열해 길 가는 제사장에게 환호를 다하는 모습이다. 결국 덕은 도가 흥한 모습인 것이다.
개인적으로 도는 개인 스스로 수양하는 것이라면, 덕은 그 수양을 인정받는 것이다 싶다. 그래서 도를 따르면 덕이 높아져 눈이 빛나게 큰 길을 갈수 있는 것이다. 다시 한번 갑골자를 보면 그 의미가 와닿는다.
정치적 의미를 덕이 가지게 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군중이 환호를 받는 게 정치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맹자는 덕을 왕도의 최고 덕목으로 본다. “덕하여즉가이왕의"(德何如卽可以王矣?; 덕이 어떠해야 왕이 될 수 있습니까?) "보민이왕 막지능어야"(保民而王莫之能禦也; 백성을 보호해 왕이 되면 누가 그 왕을 막을 수 있겠습니까.)
현대 정치에서 덕은 더욱 의미가 깊다. 덕,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많은 이들에게 칭송을 받아야 선거에 이긴다. 덕이 부족한 정치인에게 꼭 해주고픈 말이 있다. 한나라 유향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