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인구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게 바로 중국의 식품 산업이다. 소비 규모가 큰만큼 시장 규모도 방대하다. 대신 14억 인구의 입맛을 잡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많은 인구만큼 입맛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전통적으로 먹는 즐거움, 즉 식도락을 3대 인생의 낙으로 삼아 온 게 중국이다. 오죽했으면 책상 다리 빼고 다리 달린 건 다 먹는다는 말이 전해질까. 하지만 그런 중국인의 까탈스런 입맛도 바쁜 현대생활에서 맞춰 변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미리 손질해놓은 식재료와 양념 등을 포장해 판매하는 밀키트(Meal Kit) 산업이 도시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인구 구조의 핵가족화, 빠른 배송 시스템, 바쁜 현대인들의 수요 등이 결합해 밀키트 산업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밀키트 산업이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왔다. 신규 밀키트 관련 업체 증가율이 2017년 17.64%, 2018년 12.74%, 2019년 27.25%에 달했다. 지난 3년 간의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중국의 밀키트 관련 업체는 꾸준히 늘었다. 2020년 1만2600개, 2021년 4100개, 2022년 1900개가 새로 문을 열었다. 지난해 기
'코로나 방역에 협조하지 않는 이는 같은 중국인이라도 분명한 죄인이다.' 올해 초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격리를 거부하고 도주했던 중국인이 추방된 것으로 확인됐다. 본래 무조건 자국인, 자국 정부 편만 들던 중국 네티즌이지만 이번만큼은 조금 다른 분위기를 보여준다. 코로나 방역에 협조하지 않는 것은 분명 잘못이라는 인식이 확고해 보인다. 본래 이 같이 "같은 점에서 출발해 사귀고, 사귀는 동안 다른 점은 잠시 묻어둔다"는 구동존이(求同存异)의 외교가 중국 외교였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같으면 같이 가고, 다르면 버린다"는 구동치이(求同弃异) 외교를 중국이 펼치고 있다. 한국이라도 현명한 외교적 대처가 필요할 때다. 24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 3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으나 호텔 이동 중 도주했던 중국인 A씨가 지난 13일 추방됐다. A씨는 도주 이틀 만인 5일 서울에서 검거됐으나 별다른 처벌 없이 강제 출국 조치된 것이다. 중수본 관계자는 "A씨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로 송치됐으나 재판까지 한 달 이상 걸린다"며 "구속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풀어줘
올해 중국 춘제(春節, 설) 극장가는 애국주의 영화가 흥행을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국주의는 최근 수년간 중국 영화시장의 주를 이루고 있다. 헐리우드의 미국식 영웅주의와 사뭇 유사하다. 지난해 중국 영화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은 대부분 애국주의 영화였다. 이른바 '중국 국뽕' 영화의 흥행가도가 올해도 연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영화 티켓 판매 플랫폼 마오옌프로(猫眼专业版)에 따르면 23일 오전 기준 춘제 영화 매출(예매 포함)은 20억 위안을 돌파했으며 '만강홍(满江红)', '유랑지구2(流浪地球2)', '무명(无名)'이 1~3위를 차지했다. 장이머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만강홍'은 1억4000만 위안(약 255억 원)의 예매를 기록, 32%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춘제 당일 개봉한 이 영화는 이틀 만에 예매를 포함, 5억4500만 위안(약 990억 원)의 누적 흥행 수입을 올렸다. '만강홍'은 금나라의 침입에 맞서 싸운 남송(南宋)의 무장 악비(岳飛)가 애국의 일념으로 쓴 것으로 전해지는 동명의 사(詞) '만강홍'의 서사를 차용해 코믹 요소를 가미한 사극이다.악비는 중국에서 '한족의 수호신'으로 불릴 정도로 칭송하는 영웅적인 인물이
중국의 온라인 쇼핑이 뜨면서 각광 받는 분야가 바로 디지털 마케팅이다. 디지털로 어떻게 소비자에게 어필하며, 관심을 끌어 소비로 이어지도록 할 것인가를 전담하는 분야다. 말 그대로 온라인 쇼핑의 전투를 이기는 법을 구상하는 게 바로 디지털 마케팅이다. 중국의 디지털 마케팅은 특히 경쟁이 치열해 광고 업체들의 전쟁터가 되고 있다. 전통적 강자들은 물론이고 새롭게 뜨는 곳도 적지 않다. 새로 등장하는 곳들은 모두 IT 신기술로 무장하고 있다. 2022년 중국 디지털 마케팅 업체 순위가 최근 발표됐다. Top 3 순위는 화양연중, 신의호동, 리구수자가 차지했으며 종합평점은 94.09점, 93.84점, 93.65를 기록했다. 1위 화양연중(华扬联众, hylink) 2위 신의호동(新意互动, cig) 3위 리구수자(利欧数字, LEO) 2022년은 중국 알리바바, 텐센트, 징둥 등 빅테크들이 시진핑 정부의 전방위적인 규제와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경기 침체로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 디지털 마케팅 업체들에게 힘든 한 해가 됐다. 텐센트의 경우 지난해 1~3분기 마케팅 지출이 전년 대비 31% 감소했다. 특히 온라인 이용자 증가가 병목 구간에 도달해 트래픽 경쟁이 갈수록 치
중국 시짱(西藏, 티베트)자치구에서 눈사태로 인해 최소 8명이 숨졌다. 중국 최대 명절 춘제(春節, 설)을 앞두고 벌어진 사고에 네티즌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서 춘제는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이는 시기다. 가족애가 최고조에 다다르는 이 때 이런 사건이 일어나 중국 네티즌의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재 매체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7시 50분께 시짱 닝츠시 소재 한 도로의 터널 출구 쪽에서 눈사태가 발생해 터널 안에 사람과 차량이 고립되면서 사상자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8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고, 연락이 닿지 않는 터널 내 사람들에 대한 구조 작업도 진행 중이다. 중국은 자연재해가 많은 나라다. 워낙 땅덩이가 커 피하기 어려운 숙명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온 가족이 모여야 할 시기에 발생한 사건은 중국인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본래 명절에는 집에 오지 못한, 올 수 없는 이를 그리며 지내는 법이다. 중국 한시 가운데 명절에 함께 하지 못하는 피붙이를 그리는 대목이 적지 않다. 명절 때 가족이나 친인척 머리에 꽃나무를 서로 꽂아 장식하며 즐기는 풍속이 있는데 꽃가지가 남은 것을 보고 참석하지 못한 이를 그리는 대목은 아직도 많은
중국은 교육 대국이다.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전통적으로 교육을 강조해왔다. 유교의 이 교육 이념은 "배우고 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공자의 말에서 시작됐다. 사실 공자에 앞서 상나라와 주나라 시절에도 이미 국가적인 인재 양성 시스템이 존재했다. 공자는 동양 사교육의 첫 사례다. 수많은 제자를 길러내 교육사업으로 가장 성공한 성인에 속한다. 그리스 소피스트들 보다도 앞선 사례다. 공자 이후 유교의 이념을 받아들인 동양 각 왕조는 대학을 세우고 국가 차원의 인재를 양성했다. 이들은 수신제가치국평천하, 먼저 스스로를 수양하고 이어 집안을 다스리며 이 노하우를 다시 나라에 적용하는 수업을 배웠다. 2500여년이 흐른 오늘날도 다르지 않다. 수업 내용이 서구의 실험과학을 받아들여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화한 것이 다를 뿐이다. 과거의 사례만 보는 게 아니라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가설을 수정하며 이론을 증명하는 과학적 접근을 하는 게 달라진 것이다. 중국은 이런 유교의 본고장이다. 자연히 대학교육이 강조된다. 대학교육의 목적은 나라의 동량을 양성하는 것이다. 각 분야에서 나라에 필요한 인재를 키우는 게 목적이다. 최근 2022년 중국 대학교별 졸업생 월급 To
한국에서 성형수술을 받던 20대 중국인이 사망했다. 의료사고 여부는 현재 경찰이 조사 중이다. 중국 네티즌은 서울에서 성형 수술을 받다 숨진 중국인 여성 A씨에게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해당 관련 뉴스들이 18일 현재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 실시간 검색 상위권을 오르내리면서 관심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국내외 매체들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의 B성형외과에서 발생했다. 중국에서 이마 성형 수술을 받았으나 부작용을 호소하며 입국한 A씨는 B성형외과에서 재수술을 위해 마취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심정지 상태가 됐고, 구급차와 경찰차가 현장에 도착해 인근 대형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병원 측은 1차 수면마취 후 2차로 수술 부위에 국소 마취를 하는 과정에서 정해진 용량을 주입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번 사망 소식에 중국 네티즌은 "성형하고 싶었는데 기사를 보니 망설여진다"는 의견과 "성형하는 게 이해가 안 간다"는 의견으로 나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사례가 중국에 알려지면서 한국 의료에 대한 불신이 싹튼다는 사실이다. 사실 현재 중국인들의 성형 관광은 상당 부분 전문 브로커들이 관여하고 있다. 한국에서 성형 수술이나 시술을 받으려는
반도체는 산업의 쌀이다. 사람이 밥없이 못 살듯, 산업은 반도체 없이 못산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명예회장이 반도체에 손을 댄 이유다. 이 회장에게 반도체 산업을 하도록 한 이 문구는 이제는 더욱 명언이 됐다. 다만 쌀 보다는 '반도체는 필수 비타민이다'라는 말이 맞을 정도로 현존하는 거의 모든 산업에서 반도체를 소비하고 있다. 의료산업이 빠르게 IT화하고 있고, 유통산업 역시 빠르게 IT화하고 있다. 자동차는 이미 전자제품이 된 지 오래다. 사물인터넷이 완전히 정착하는 4차 산업의 완성기에는 반도체 효용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물과 사물이 통신해서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메인 서버를 통해 통제를 받는 시대가 바로 4차 산업 혁명의 완성기다. 현대 사회는 이 완성기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은 이 같은 점에서 중요하다. 현재 반도체 생산은 한국과 대만이 가장 우수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다만 한국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는 대만에 크게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Counterpoint Research'에서 2022년 분기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Top 5 기업을 발표했다. 순위는 다음과 같다. 1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9∼15일 주요 7개국(G7)을 순방했다. 일정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게 방미 일정이었다. 이번 방미에서 일본과 미국은 드러내놓고 대(對)중국 억제를 통해 새로운 태평양의 균형을 만들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오바마 정권이래 미국의 전략은 아시아의 재평형이다. 이에 맞서는 중국 외교 당국의 움직임도 재미있다. 이 사이 중국의 새로운 외교부장 친강(秦剛)은 아프리카 각국을 순방했다. 친강은 주미 중국 대사를 역임한 인물이다. 중국에서 미국을 가장 잘 이해하는 외교관으로 유명하다. 중국 외교가 미국의 작은 움직임에도 '으르렁' 되는 전랑외교에서 토끼해를 맞아 보다 부드러운 토끼, 적어도 여우 외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본은 이 틈에서 미중 대립을 보다 분명히 할 필요가 있었다. 미국이 '아시아 재평형'에 나서지 않으면 중국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것은 일본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일본에 대해 영토 분쟁부터 다양한 경제 압박까지 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중국의 매년 커지고 있는 군사적 압박이다. 겉으로 비춰지는 것은 대만에 대한 중국 시진핑 정부의 압박이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중국으로 보면
한 때 삼성은 중국에서 애플을 누르고 가장 인기 있는 스마트폰 브랜드였다. TV 등 삼성 브랜드는 중국인 안방을 장악하기도 했다. 삼성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높았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 흘러간 과거가 됐다. 삼성 제품의 질이 떨어져서? 그렇다면 중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삼성 브랜드 가치가 떨어져야 했을 것이다. 유독 중국에서만 삼성이 홀대를 받는다. 삼성 스마트폰은 세계에서 애플에 버금가는 유일한 브랜드다. 기술에서는 오히려 애플을 앞지른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그런데 왜 중국 시장에서만 삼성은 이런 브랜드 가치를 잃었을까? 일단 중국에서 전반적인 한국 브랜드 가치 하락의 계기는 박근혜 정부 시절 시행한 '사드 배치' 탓이 크다. 사실 사드 배치가 문제라기보다, 사드를 배치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외교적 판단 미스가 근본적 원인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둘째는 그 틈을 노린 중국 브랜드들의 급상승이다. 중국 회사들은 열심히 '삼성 미투'에 나섰다. 삼성이 기술 기반이다 보니 디자인 등 문화 중심인 애플과 달리 베끼기 쉽다는 단점도 있다. 셋째는 삼성의 잘못된 중국 정책이다. 사실 삼성만이 아니다. 중국은 시장이 크고 큰 시장일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