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이 있다면 중국은?
중국은 문학의 나라다. 세계 선두를 다툴 정도로 일찌감치 시문학, 소설 등이 발달했다.
사람의 생활이 복잡해지고, 감정이 다양해지면서 자연히 나오는 게 시요, 소설이다.
중국에도 역시 모두가 꼽는 비극 작품들이 있다. 희곡의 전성기였던 원나라 때 창작된 '4대 비극'을 꼽아 봤다.
1. 두아원(窦娥冤)
원대 희곡작가 관한경의 작품이다. 어려서 어머니를 여읜 두아는 아버지 두천장에 의해 채씨 부인에게 맡겨져 민며느리로 길러진다. 이후 10여년이 지나 채씨 부인 아들과 혼례를 치르지만 남편이 병으로 일찍 죽게 되면서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모두 과부가 되고, 같은 마을 악인들에 의해 두아는 누명을 쓰고 처형된다. 세월이 흘러 두천장이 관리로 마을에 부임해 딸의 억울함을 풀고 악인들을 처벌한다.
2. 한궁추(汉宫秋)
원나라 희곡작가 마치원의 작품으로 제목은 '한나라 궁궐의 가을'이라는 의미다. 한나라 황제 원제와 절세가인 왕소군의 사랑과 이별을 중심으로 권력의 암투를 다루고 있다. 흉노족이 황제를 압박해 왕소군을 데려가는 이별 장면이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왕소군은 작품의 내용과 달리 강에 몸을 던져 자결하지 않고 흉노의 왕비로 잘 살았다고 전해진다.
3. 조씨고아(赵氏孤儿)
원대의 희곡작가 기군상의 작품으로 춘추시대 진나라 정영이 조씨고아를 구한 이야기를 뼈대로 하고 있다. 진영공 재위 때 조순 가문의 명망을 시기한 무신 도안가가 왕을 겁박해 조씨 일가 수백명을 몰살시킨다. 그 때 조순의 아들 조식의 아내가 아들을 낳는데, 식객 정영이 부탁을 받고 도안가의 추적을 피해 아이를 빼돌린다. 조씨 집안의 유일한 혈육인 조씨고아는 우여곡절 끝에 도안가의 양아들로 들어가고 훗날 원수를 갚게 된다는 이야기다.
4. 비파기(琵琶记)
원말의 희곡작가 고칙성(高則誠)이 '조정녀 채이랑(趙貞女 蔡二郞)'을 각색한 작품으로, 한나라 때 선비 채백개(蔡伯喈)와 조오랑(趙五娘)의 사랑과 이별, 재회를 중심 줄거리로 하고 있다. 아내 조오랑과 함께 연로한 부모를 모시고 살던 채백개가 과거에 장원급제하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채백개는 관직도 사양하고 귀향하려 했지만 황제의 뜻에 의해 승상 집안의 데릴사위가 되고 조오랑과 연락이 끊어진다. 훗날 둘째 아내의 도움으로 조오랑과 재회한 채백개는 두 아내를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가 부모의 삼년상을 무사히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