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은 세계 식품 시장의 가장 중요한 변수다. 중국인들이 무엇을 얼마나 즐기냐에 따라 세계 주요 식품들의 물가가 요동을 친다.
평소라면 그나마 낫지만, 최근처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글로벌 농수산물 가격이 폭등하는 상황에서는 중국 변수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가히 치명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돼지고기 값이다.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이자 생산국인 중국에서 돼지고기는 소비자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품목이다. 중국인들이 돼지고기 소비를 줄이지 않는 한 글로벌 돼지고기 값은 치솟을 수밖에 없다.
최근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9일 중국 농업농촌부에 따르면 전날 전국 농산품 도매시장의 돼지고기 평균 가격이 ㎏당 31.37위안(약 6270원)을 기록해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 날보다 64% 급등했고, 전달보다도 6% 올랐다.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 3월에는 15~16위안(약 3000원)이었으나 이후 꾸준히 상승해 6개월 만에 두 배가량 올랐다.
농업농촌부는 최근의 돼지고기 가격 상승은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10월 1일) 연휴를 앞두고 수요가 늘어난 데다 신학기 개학에 따른 학교 급식용 납품 증가, 절임 고기 제조 업체들의 구매 증가, 사료 가격 등 사육 원가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사료 가격이 급등하자 부담을 느낀 양돈 업체들이 올해 상반기 앞다퉈 출하해 산지 돼지가 감소하며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이달 초 돼지고기 가격 안정을 위해 9월에 비축육 20만t을 방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달 방출량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그러나 실제로는 3차례에 걸쳐 6만7000t을 방출하는 데 그쳤다. 중국 당국은 오는 30일 2만t을 추가 방출하겠다고 밝혔다.
사실 중국인들은 과거 당나라와 송나라 초기만해도 돼지고기를 즐기지 않았다. 혹설에는 송나라 소동파가 '동파육'이라는 돼지고기 요리법을 만들며 돼지고리를 '용고기'보다 맛있다고 시까지 지어 알리면서 돼지고기 식용이 늘었다고 한다.
요즘같은 돼지고기 가격이면 소동파가 원망스러울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