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공업기업들의 이익이 올해 최대폭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공장’ 중국 제조업의 수익성 악화는 일자리 리스크를 키울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7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2월 중국 공업기업 이익은 총 7080억위안(약 118조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0% 하락했다. 직전 발표된 작년 12월 공업기업 이익 증가율은 -1.9%였는데 감소 폭이 커진 것.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관련 통계가 있는 2011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공업이익이 감소했다. ‘세계 공장’을 이끈 중국 제조업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월간 공업기업 이익은 작년 11월 전년 동월 대비 1.8% 감소해 3년여 만에 마이너스를 보였다.
국가통계국은 "춘제(春節·설) 연휴 요인을 제외하면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약간 줄었다"며 우려를 일축시켰다. “작년 1~2월에 비해 올해 춘제 연휴가 공업기업에 미치는 영향 주기가 더 길었다”고 현상에 대해 해명했다.
중국 당국의 해명에도 지난해 28년만에 가장 낮은 6.6% 성장에 머문 중국 경제의 하강 압력이 새해 들어서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중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국유기업의 실적이 나빠지고 있는 것이 주된 분석 요인으로 보이고 있다. 연간 매출 2000만위안(약 33억원) 이상 공업기업을 상대로 한 이번 조사에서 국유 공업기업의 이익은 24.2% 감소해 외자 공업기업(-14.5%)과 민영 공업기업(-5.8%)에 비해 뚜렷한 위축 현상을 보이고 있다.
국유 공업기업의 이익 증가율은 2015년 마이너스 21.9%로 저점을 찍은 뒤 급반등해 2017년엔 45.1%까지 치솟았지만 지난해 12.6%로 급격히 둔화된 데 이어 다시 마이너스를 보인 바 있다.
중국 재정부가 앞서 지난 25일 발표한 ‘전체’ 국유기업 실적에서도 1~2월 이익 증가율은 25.3%에서 10%로 절반 이하 수준을 나타냈다. 국유기업 매출은 8조 7052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에 머물렀다. 증가율이 지난해 동기의 11.2%에 비해 절반 수준밖에 못 미친 것.
국유기업의 실적 악화는 ‘미중 무역전쟁의 타격에 더 노출된 민영기업 부문에서 먼저 나타난 경기하강 압력이 중국 전체로 번지고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따.
지난 2월말 발표된 국가통계국의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동향에 따르면 경기확장 국면에 있는 대기업의 제조업 PMI는 2월에 51.5%로 전달보다 0.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기업에는 국유기업이 집중돼 있다. 반면 민영기업이 대부분인 중기업과 소기업의 PMI는 각각 46.9%와 45.3%로 전달에 이어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공업기업과 특히 국유기업의 실적 악화는 중국 정부가 올해 최우선 거시정책으로 올려놓은 고용안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유기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중국의 일자리 유지 버팀목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들어 고용인력 역시도 줄고 있는 상황.
1997년 1억 1040만명에 달했던 국유기업 고용인력은 국유기업 개혁과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가입이후 민영기업 발전 등의 여파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6420만명으로 하락했다. 당시 국유기업 중심의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국유기업 고용 인력은 2012년 6839만명까지 늘었지만 이후 다시 감소세를 나타냈다.
국유기업은 2017년말 기준 6063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전체 신규 일자리 창출 목표를 작년과 같은 1100만개로 설정했다. 지난해에는 1361만개의 새 일자리가 창출됐다.
2월 중국의 도시 조사 실업률은 5.3%로 작년 12월 4.9%, 올 1월 5.1%에 이어 계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억제 목표치 5.5%보다는 낮지만 2017년 2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