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문조사를 하라고 했더니…’
중국의 일부 지방정부가 지역 문화 산업 등 인프라 구축에서 주민의견을 반영한답시고 설문조사를 했지만, 설문조사 문항 등이 지방정부의 사업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는 형식적인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예컨대 지자체가 새로운 공원을 개발하면서 지역민 설문조사를 긍정적인 반응과 일부 지역의 희생이 강요되도록 하는 결과가 도출되도록 유도하는 식이다.
지역민들은 설문조사 결과가 그렇다는 지방 정부의 뜻에 어쩔 수 없이 불편을 참는 경우가 왕왕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지역 기율위를 통해 지적됐고 중국 매체들이 일제히 ‘형식주의’ 타파를 지적하고 나섰다.
최근 하이난로바오에 따르면 하이난성 성급 차원의 형식주의 정비 및 기층 감량 특별업무기제 판공실과 중공 하이난성 기율검사위원회 판공청이 공동으로 발표한 형식주의 정비 및 기층 감량과 관련한 전형적 문제에 대한 통보를 보도했다.
통보에 따르면, 중중 리족 묘족 자치현은 문명도시 창건 업무 과정에서 전 현의 주요 지역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모의 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만족도가 95%에 미치지 못한 기관에 대해서는 공개 통보와 면담을 진행했다. 그러나 설문에서 드러난 주민들의 주요 문제에 대해서는 해결 방안이 부족하고 효과도 미흡해, 주민 기대와의 격차가 컸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매체들의 지적하는 문제다.
“설문조사는 주민들이 특정 업무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는지를 파악하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문명도시 창건은 시민 만족도 등을 중시하는데, 그 본래 취지는 만족도 조사를 통해 정부가 서비스를 개선하고 주민들이 공동 참여하도록 유도해 도시 문명 건설을 효과적으로 추진하는 데 있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만족도를 일률적인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잦은 설문조사를 통해 형식상으로는 주민 의견을 중요시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만족도 수치에만 치중하며 주민들의 시급하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지 않아, 오히려 주민들이 ‘이용당했다’는 느낌을 받게 만들고 더 많은 ‘불만족’을 낳아 조사 연구의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게 했다.
또한 일부 지역에서는 인터넷에 의존해 조사를 진행함으로써 높은 만족도 결과를 얻는다 해도 그것이 반드시 현실을 반영한다고는 볼 수 없다. 현재 중국에는 인터넷 이용자가 많지만, 여전히 자주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주민들이 존재하며, 인터넷을 하더라도 단순히 보기만 하고 의견을 표현하지 않거나 다양한 이유로 자신의 진짜 생각을 밝히기를 꺼리는 사람들도 있다. 따라서 관련 부서는 한편으로는 신기술을 활용해 조사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오프라인’ 주민과의 소통을 소홀히 하지 말고, 직접 만나 주민 의견을 청취하며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주력해야 하며, 이를 통해 실제 업무성과와 만족도 조사 결과 간의 일치를 높이고 주민들이 만족도 조사를 신뢰하게 만들어야 한다.
만족도 조사의 근본 목적은 주민들의 ‘불만족’을 해결하는 데 있다. 주민 요구가 다양화되고 일부 공공 정책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는’ 상황에서는, 만족도 조사가 방향을 찾고 문제를 정확히 짚어내는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 그러나 마우스를 몇 번 클릭해 설문지를 발송하고, 실제 의견을 들으려 하지 않은 채 조사를 진행하면, 주민들의 어려움은 단순히 전자표에 입력된 하나의 숫자에 불과해지고 만다. 형식만 중시하고 실제 효과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설문조사는 정책에 힘을 실어주는 수단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