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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의 지혜 – 갑질 요구 대응법

 

"명나라를 치려하니 길을 빌려달라"

1592년 일본의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조선의 선조에게 '정명가도(征明假道)'의 글귀가 담긴 편지를 보낸다. 선조는 이 편지를 선전포고로 봤다.

하지만 조선은 "뭐 이런 게 다 있어"하며 무시했다.

앞서 수많은 경고, 특히 이율곡의 10만 양병설도 불필요한 것으로 일축했던 조선의 사대부들이었다. 본래 무능은 무지에서 나오는 법이다.

결국 조선은 일본의 침략에 무너졌다. 왕은 북쪽 변방 의주까지 도망가야 했다.

 

"A를 하려고 하니 B를 달라"

일본 요구의 구조다. 사회에서 흔히 일어나는 갑질 요구다. 황당하지만 거절하기 힘들다. 갑질을 하는 이들은 자신이 갑인 이유를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무시를 하면 임진왜란처럼 그 대가가 크다.

이 때 필요한 게 계략이다. 계략은 궁극의 도다.

 

중국 전국시대, 강대국이 이웃 약소국을 괴롭히는 일이 적지 않았다.

일본이 조선에 했던 '가도(假道)의 요구'도 흔하게 있었다.

한번은 진나라가 한나라를 치겠다고 주나라(동주)에게 길을 빌려줄 것을 요구했다. 주나라는 길을 빌려주면 한나라에게 미움을 살 것이요. 거절하면 진나라에게 미움을 받을까 두려웠다.

 

대책회의를 했다. 이 때 한 대신이 말했다.

"폐하, 한나라 공숙에게 사신을 보내시어 이렇게 사정해보십시오. 진나라가 감히 절험한 요새를 넘어서 한나라를 치려고 하는 것은 동주가 자신들을 도울 수밖에 없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진이 한나라를 공격하는 순간 그 등 뒤에 동주가 있는데, 만약 진나라가 동주가 언제든 배신해 공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아무리 동주가 허약한 나라라고 해도 쉽게 무방비로 등을 맡기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만약 동주가 한나라에 은혜를 입어 언제든 배신할 수 있다고 진나라가 생각하도록 한다면 진은 스스로가 동주를 지나 한나라를 공격하는 계획을 실행하기 어렵게 됩니다."

 

잠시 주나라 황제가 생각에 잠긴 사이 신하는 말을 이어갔다.

"그러니 한나라가 우리 동주에게 땅을 떼어주고 고위직 사신을 초나라에 파견한다면 분명 진나라는 한나라가 땅으로 동주를 매수하고 초나라와 협력을 굳건히 한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면 진나라는 동주를 지나 한나라를 공격하겠다는 생각을 포기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한나라를 설득하는 것입니다."

 

놀라운 계략이었다. 황제가 고개를 끄덕일 때 신하는 계속 말을 이었다.

"만약 한나라가 우리가 일러주는 계책을 택하게 되면 우리는 이번에 진나라에 가서 다시 사정을 하는 것입니다. '한나라가 갑자기 땅을 떼어주려고 합니다. 분명히 진나라에게 우리 동주를 의심하도록 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진나라가 만약 정말 우리 동주의 진심을 의심한다면 어찌 땅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진나라에서 땅을 받을지 말지를 결정해주십시오'고 하십시오.

그럼 진나라는 체면 때문이라도 땅을 받지 말라고 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의심이 생긴 진나라는 동주의 땅을 지나 한나라를 공격하겠다는 계획을 실행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동주의 황제를 신하의 조언을 따랐고, 한나라에게는 땅을 얻고 진나라에게는 '땅을 빌려달라'는 청을 거절하지 않으면서 양국의 우의를 지켰다.

계략은 이렇게 알고도 당하게 하는 것이다. 자신을 위험에서 구하고 이 틈에 이익을 꾀하는 것이다. 조선이 이 궁극의 도를 알았다면 어떠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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