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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찬선의 시와 경제 11 - 큰 수의 법칙과 문고리인사

지상파3사와 JTBC를 가른 것은 바로 이것!

 

2022년 3월9일 오후 7시30분,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재명 후보 47.8%, 윤석열 후보 48.4%. 불과 0.6%포인트 차이였다. 같은 시간에 발표된 JTBC의 출구조사도 이재명 후보 48.4%, 윤석열 후보 47.7%로 0.7%포인트 차였다. 서로 박빙의 차이였지만 지상파 3사는 윤석열 후보의 승리를, JTBC는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예상했다.

밤 10시를 전후해서 시작된 개표는 처음엔 출구조사와 상당히 다르게 진행됐다.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상당한 표차로 앞서 갔다. ‘출구조사가 틀렸나?’ 하는 의문이 생겼을 때 그렇지 않다는 설명이 나왔다. “본 투표 출구조사는 윤석열 후보가 7.8%포인트 앞섰는데, 사전투표한 사람들 전화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7%포인트 앞섰다”는 것이었다.

이를 반증하듯 개표율이 높아지면서 두 후보의 득표차가 줄어들더니 밤 12시30분경에 역전이 일어났다. 36.93%로 사상 최고를 보였던 사전투표 개표가 끝나고 본투표 개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부터였다. 결과는 윤석열 후보가 48.56%를 얻어 이재명 후보(47.83%)를 0.73%포인트 차로 이겼다. 많은 사람들이 개표가 끝날 때까지 밤을 꼬박 새울 정도로 아슬아슬한 승부였다.

 

 

큰 수의 법칙/ 如心 홍찬선

 

많아서 맞는 게

적어서 틀리는 것보다

좋다는 걸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구조사도 알고 있었다

 

확 트인 넓은 들판에서

사람과 사람의 틈 없애면

허물이 있을 리 없고

 

높은 담장 안에 숨어

끼리끼리 몰래 만나는 건

손가락질 받는 일

 

많은 게 좋다는 건

코흘리개 꼬맹이도 아는데

적은 쪽에 매달리는 어른은

○도 모르면서 면장하려는

철부지

 

 

지상파3사가 웃고 JTBC는 울게 만든 것은 바로 조사대상의 숫자였다. 지상파 3사는 7만3297명을 출구에서 조사한 반면 JTBC의 조사는 3만6000명이었다. JTBC의 조사대상이 작은 것은 아니었지만, 0.73%포인트라는 초박빙의 승부를 정확히 예측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2배 이상을 조사한 지상파 3사의 정확성은 ‘큰 수의 법칙(Law of Large Number)’에 따른 것이다.

큰 수의 법칙이 가장 많이 이용되는 것이 보험 상품이다. 가입대상이 많으면 많을수록 보험으로 보상해야 하는 가능성(위험)은 줄고, 가입자는 낮은 보험료로 높은 보장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카지노에서도 큰 수의 법칙이 적용된다. 카지노에서 노름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따는 사람도 있고 잃는 사람이 있지만, 카지노 업체는 무조건 돈을 번다. 승률은 53% 정도이지만, 도박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돈을 잃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문고리 인사/ 如心 홍찬선

 

인사는 만사라는데

생명은 보험이라는데

보험에서 인사를 배우려 하지 않으니

비극이다

참사다

폭망이다

 

벗어나야 웃고

갇히면 죽는데

하루하루 일상에서 벗어나

열린 마음으로 밖으로 나가

사람을 찾고

새로운 해답을 구해야 하는데

 

우문현답만 되 뇌이다

우문현답을 잃어버리고*

소 잃은 뒤에

외양간조차 고치지 않은 채

문고리만 고집스럽게 잡고

남의 탓만 하며 ○만 뭉갠다

 

* 우문현답(愚問賢答)은 어리석은 질문에 슬기로운 답이고, 우문현답은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큰 수의 법칙은 『주역』의 13번째 천화동인(天火同人, ䷌)괘도 시사하고 있다. 확 트인 들판에서 공개적으로 사람을 만나 일을 도모하는 것은(同人于野) 형통하고(亨) 아무런 허물이 없지만(无咎), 집안에서 끼리끼리 만나는 것은(同人于宗)은 인색하다(吝)는 것이다.

이는 인사와도 연결된다. 혈연이나 지연, 학연 및 내편에 속하는 사람만을 등용하면 일을 그르치게 마련이다. 다양한 시각을 바탕으로 잘못된 것에 대해선 ‘아니다, N0'를 외치는 사람이 있어야 일이 크게 잘못되지 않는다.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라는 ’예스맨‘만 있으면, 조기경보를 울리는 사람이 없어 일을 망친다.

’문고리 인사‘ ’회전문 인사‘는 틀림없이 실패하는 것은 깨지지 않는 역사의 철칙(Iron Law)이다. 그런데도 권력만 잡으면 내편으로만 인사하려는 유혹에 빠진다. 참으로 불가사의다. 엎어진 물을 다시 항아리에 주워 담을 수 없다. 일을 그르친 뒤 ’그러지 말 걸‘ ’내 그걸 줄 알았어‘라고 후회하는 것은 부질없다. 버스가 떠난 뒤에 손을 들어도 버스는 돌아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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