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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한국비료와 이병철의 10년의 고난 (13)

떠나보내야 할 것들을 보내며...

생을 일군다는 게 무엇인가? 이병철의 삶을 보면 막연하나마 그 답을 느낄 수 있다. 정답인지 몰라도 이병철의 삶을 통해 얻은 개인적 느낌은 단순하다. 생을 일군다는 것, 그것은 끝없이 노력하는 데 답이 있지 그 노력으로 얻는데 답이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이병철의 삶은 정말 끊임없이 일구려 노력한 삶이다. 첫 사업에 실패의 고배를 마시고, 성공해서는 매 정권의 견제를 받으며 이병철은 한 번도 삶을 일구려는 노력을 중단하지 않았다. 4.19 혁명으로 들어선 혁명정부에 대한 실망에 일본으로 떠나 한국의 업(業)을 잊기도 했지만, 업을 일구기를 중단한 적은 없다.

 

그게 이병철 삶의 매력이다. 한국비료를 세우기 위해 한국 정부도 못하는 대규모 차관을 끌어왔고, 세계 최대의 비료 공장 건설을 위해 미국과 유럽을 신발이 닳도록 돌아 다녔지만, 이병철은 그렇게 세운 한국비료를 정치적 이유에서 국가에 헌납해야 했다.

 

이병철은 가슴이 아팠지만, 그렇다고 그 업을 일구기를 중단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병철은 매 위기에서 새로운 발전의 기회를 찾았다.

 

무엇이 이병철이 그러할 수 있도록 만들었을까? 사실 이병철의 삶을 연구하다보면 불연 듯 드는 생각이다. 사실 답은 이미 이야기 시작 전에 했다. 이병철은 아주 어려서부터 스스로의 삶을 살았다. 스스로 성장하기에 필요한 것만을 배웠고, 그 배움을 토대로 한 단계 한 단계 성장을 해나갔다.

 

자기 주도의 삶을 산 것이다. 여기서 다시 궁금한 게 그럼 무엇이 이병철이 자기 주도적 삶을 살수 있도록 했느냐 하는 것이다.

 

필자 개인적으로 찾은 답은 동양의 오랜 전통이다. 한자에는 문리라는 게 있다. 글의 이치라는 뜻이다. 한자는 사실 만물이다. 만물의 형상을 글자로 만들었고, 만물의 움직임을 글자에 담은 것이다. 그 속에 다시 인간만이 지니는 상상력을 더했다. 그래서 만물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인간이기에 그 속에서 공통점을 찾는다. 그 속에서 균형과 조화의 근원을 발견하고, 그 속에서 세상을 관통하는 원칙을 깨닫는다.
 

이게 서양의 인문학과 동양 인문학의 다른 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서양은 인문학은 다양한 표현 속에 드러나지만, 동양의 인문학을 글, 한자 속에 다 담겨있다. 바로 문리다.

 

문리를 깨운친다는 것은 글을 짓는 이치를 깨우친다는 것이고, 문자와 문장이 이뤄지는 원리를 깨운친다는 것은 세상의 균형과 조화를 깨우친다는 것이다. 이병철은 어려서 집안의 전통적인 교육을 통해 동양의 한문학을 먼저 배웠다. 그 속에 문리를 깨우쳤다.

 

동양의 문리와 비교해 서양이 뛰어난 점이 바로 수학이다. 수의 이치로 물리는 표현한 것인데, 이는 문자로 물리를 표현한 동양의 문리와는 비교해 상대적으로 분명하고, 객관적이다.

 

이병철은 일본 대학에서 배워야 할 것으로 수학을 꼽았고, 수리를 배운 뒤 더 이상 공부하기를 멈춘다. 참 인물은 인물이다 싶다.

 

동양 문리의 기본은 세상은 차고 기운다는 것이다. 손에 쥐고 다른 것을 더 쥐려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생을 일구는 것은 이런 세상의 변화를 지켜보고, 커질 것을 더 커지도록 하는 것이다. 이병철의 삶이 이러한 일굼의 자세를 잘 보여준다.

 

한국비료 사건이후 이병철은 잠시 문화사업에 몰두를 한다. 창간한 중앙일보와 동양방송, 동양라디오를 성장시켜 한국 최고의 신문과 방송으로 키운다. 동양방송은 1980년 다시 정부에 헌납하는 곡절을 겪는다. 하지만 그 전까지 이병철의 손으로 키운 이들 미디어사들은 한국의 신문과 방송에서 최고 수준까지 발전을 한다.

 

이병철이 이들 미디어에 얼마나 정성을 쏟았는지 보여주는 몇 사례가 있다. 중앙일보가 윤전기를 발주한 1963~64년 당시의 일본은 도쿄올림픽 경기가 그 절정에 다다르고 있었다. 이병철은 일본 주요 윤전기 제작사를 돌아다니며 발주를 하려고 했지만, “이미 3년은 밀려있다”며 거절을 당해야 했다. 수소문 끝에 당시 일본에서는 이름을 별로 알리지 못한 한 회사를 찾았다. 이병철은 당대 최고 수준의 윤전기를 발주했고, 이 발주에 응해 제작에 성공한 회사는 단박에 명성을 얻어 일본 관련업계의 화제가 됐다.

 

이병철은 신문의 안전적인 발간을 위해 아예 제지회사를 인수해 운영하기도 했다. 전주제지가 바로 그 회사다. 이병철이 당시 전주제지를 전라도에 세운 이유가 있다. 당시 삼섬은 뭘해도 음해에 휩싸이고는 했는데, 그 음해 가운데 하나가 삼성은 전라도 사람들을 싫어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한국은 전라도와 경상도 지역감정이 심한 편이다. 따라서 이 같은 음해는 전국적인 규모의 사업을 하는 삼성에게는 나름 치명적인 면이 있었다.

 

그러나 실재 이병철이 조사를 했더니 삼성그룹 자체에 전라도 출신 인사들이 오히려 경상도 출신보다 많았다. 그러나 그런 사실보다 많은 사람들은 음해에 더 귀를 기울였다. 이병철은 전주제지만큼은 전라도 지역인 전주에 세우자고 결심하게 된다.

 

이병철은 종이를 제조하면서 우리나라 조림 문제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용인자연농원, 현 에버랜드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이렇게 이병철은 문화사업에서 조림사업까지 손을 대게 된다. 한국비료를 떠나보내고 나서의 일이다. 중국말에 옛 것이 가지 않으면 새것이 오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이병철은 이렇게 항상 삶은 새롭게 일구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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