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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黃義助)
여름이 찾아오기 전까지, 황의조는 그리 주목받는 이름이 아니었다. '악플보다 무서운 것이 무플'이라고 했던가. 성남을 떠나 J리그 감바 오사카에 진출했을 때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2017년 10월 모로코전 이후로는 A대표팀의 부름도 받지 못했으니 더더욱 관심 밖으로 밀렸다.
그랬던 황의조가 뜨거운 여름을 보내면서 판세를 확 바꿔 놓았다. 현재 대한민국 축구선수 중 '핫'한 인물을 꼽으라면 황의조를 빼놓을 수 없는데, 상황이 이렇게 전개될 것이라 짐작한 이는 많지 않았다. 기회는 잡는 자의 몫이라고 했다. 황의조는 그 기회를 제대로 잡았다. 그리고 그의 앞에 두 번째 찬스가 다가오고 있다.
황의조가 벤투호 1기에 승선한 것은 다분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의 모습이 반영된 결과다. 소위 '인맥논란' 속에서 와일드카드로 발탁됐던 황의조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인한 부담 속에서도 총 9골을 터뜨리는 놀라운 활약을 펼치면서 김학범호의 금메달 획득에 큰 공을 세웠다.
예상치 못한 결과다. 기대 이상이었다. 캡틴 손흥민이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헌신하고 희생한 공로를 빼놓을 수 없으나 사실 금메달의 일등공신은 단연 황의조였다. 한국의 공격수가 국제대회에서 이 정도로 기복없는 결정력을 보인 적 있었을까 싶었을 만큼 돋보였다. 그 덕분에 황의조는 A팀의 새 사령탑 벤투의 눈도 사로잡았다.
황의조는 지동원과 함께 번갈아 기회를 부여받았는데, 냉정히 9월 A매치는 그리 화려하지 않았다. 강한 눈도장을 받았다고 보긴 힘들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강행군 직후에 열린 일정이었고 오랜만에 A팀의 경기였다는 것 등 고려할 배경들이 있었다. 따라서 10월 A매치가 제대로 된 평가무대가 될 터인데, 일단 황의조 입장에서는 분위기가 좋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공격의 1옵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동원이 소속팀 경기에서 부상을 당하는 악재를 입었기 때문에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모양새다. J리그에서도 물오른 골 감각을 자랑하고 있어 충분히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끈 김학범 U-23 대표팀 감독은 묵직하게 "황의조가 정말 큰일을 해줬다"는 말로 그 어떤 화려한 수식보다 큰 칭찬을 전한 바 있다. 눈 부릅뜨고 준비했기에 잡아낸 결실이다. 이제 그 앞에 또 다른 기회가 다가왔다. 여기서 다시 날면, 적어도 한동안은 순항할 공산이 크다.
필자 김연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