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중국의 한 중학생이 있었습니다. 그는 축구를 한 후 집으로 와 냉장고에서 병 하나를 꺼내어 마시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콜라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료야" 2006년 그는 고등학생이 되어 학교 입구에 있는 버블티 가게에서 자주 버블티를 마십니다.
2009년 대학생이 되어 아침 수업 때 “네스카페”라는 이름의 로고가 박힌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잠을 쫓아냅니다. 2013년 그는 대학을 졸업하여 직장인이 되었고, 트랜스지방이 함유된 인스턴트 커피를 마실까 말까 고민합니다. 그리고는 아파트 아래층에 있는 편의점에서 한 잔에 8위안인 저렴한 가격의 그라인딩 커피에 대해 알게 됩니다.
2016년 그는 항상 직장 동료나 고객과 회사 아래층에 있는 스타벅스에 가서 커피를 마시면서 업무를 합니다. 이렇게 중국인들의 음료 선호에 대한 변천사는 그의 소득 변화, 그리고 생활 방식의 변화와 함께 하였습니다. 오늘은 중국의 음료 및 커피 시장의 변화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위 자료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 내 스타벅스 모카 프라프치노 1잔의 가격은 34위안(한화 약 5,700원) 정도입니다. 이는 중국에서 550ml 생수 17병, 500ml 콜라 11병, 왕홍버블티 1.5잔 등을 살 수 있는 수준이며, 인스턴트커피(1위안=한화 약 170원) 34개를 살 수 있습니다.
또한, 정제된 커피의 경우는 45위안(한화 약 7,500원) 이상의 가격입니다. 하지만 커피의 가격과 무관하게 현재 중국에서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의 매출은 부진합니다. 2017년 코카콜라의 매출은 전년대비 15% 하락하였고, 펩시콜라의 순이익 역시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못합니다. "고 당분", "건강에 악영향", "치아에 해로움"등의 꼬리표를 단 탄산음료는 더 이상 지우링허우(90后), 링링허우(00后)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버블티의 시대 역시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중국의 왕홍점网红店에 줄을 서는 젊은이들은 "가끔 한 잔은 괜찮은데, 자주 마시고 싶진 않아, 안 그러면 살찌니까"라는 인식이 지배적입니다. 같은 이유로 인스턴트커피 역시 인기가 하락하였습니다. 2015년 2월 네슬레는 약 400톤가량의 재고로 남은 유통기한이 지난 커피들을 소각하였고, 2016년 말 맥스웰 하우스는 중국 공장의 문을 닫았습니다.
연구 기관들은 인스턴트커피가 중국에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인스턴트커피를 오랜 기간 마시게 되면 건강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 외에도 소비 수준 향상과 더불어 인스턴트커피를 마시는 것은 일종의 품위와 유행에 어긋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입맛이 더욱 높아지고, 건강을 더욱 생각하고, 더욱 분위기 있는 것 을 추구하는 것이 요즘 중국의 젊은 세대들입니다.
그렇다면, 데이터의 기준이 되는 스타벅스의 현재 중국 시장 현황은 어떨까요?
스타벅스는 현재 중국에서 "중산층의 대명사"로 칭해지고 있습니다. 1999년, 스타벅스는 베이징 국제무역 센터에 첫 1호점을 개장하여 이후 약 20년가량이 지난 현재 3,000곳 이상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평균으로 따져보면 52.9시간마다 1곳씩 개장하는 속도였으며, 이는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그리고 현재 스타벅스는 중국 내 커피 시장 가맹점 매출액의 약 80.7%에 달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벅스는 더 높은 목표를 밝혔는데요, 2022년까지 중국에 6,000곳가량의 지점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스타벅스의 이러한 확장 노선에는 전략이 숨어있습니다. 먼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의 1선 도시들에서 시작하여 2선 도시에까지 영향력을 넓히는 것입니다. 그리고 2011년부터는 3,4
선 도시로까지 진출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러한 스타벅스의 전략은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어 2018년 1분기 스타벅스 순 매출액은 약 61억 달러(한화 약 6조 6천억 원)으로 전년대비 5.9% 상승한 수치를 나타냈습니다. 그중에서도 중국에서의 매출액이 전년대비 30%가 성장하여 타 지역 대비 압도적인 성장률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의 커피 소비량은 여전히 전 세계와 비교했을 때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2016년 연평균 커피 소비량이 가장 높았던 국가는 노르웨이, 독일, 스위스로 한 사람이 하루에 마시는 평균 커피 소비량이 3잔 이상이었습니다. 유럽 지역의 연평균은 734잔인데 반해 중국인은 1년에 4잔을 마시는데, 이 수치는 2018 년 현재에도 여전히 증가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많은 연구 기관들이 2025년까지 중국의 커피 시장 규모는 조 단위가 될 것이라 예측하였습니다. 이와 더불어 중국의 커피 시장은 스타벅스, 코스타, 그리고 맥도날드까지 다양한 업체가 소위 "쟁탈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 커피업계의 다크호스라 불리는 루이싱瑞幸 역시 무서운 속도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커피 대전" 속에서, 중국의 "품격 있는 중산층"들은 다른 트렌드인 구기수枸杞水(구기자차)를 즐기러 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과연 중국의 음료 시장은 또다시 어떻게 변화할까요?
글=김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