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푸젠성 출신의 한 남성이 4년 전 해외 사이트를 탐색하다 '벽(중국 국가 인터넷 방화벽)을 뛰어넘었다'는 이유로 최근 행정처분을 받았다.
IP우회 프로그램을 이용해 접속이 허락되지 않은 해외 사이트들을 접속했다는 것이다.
중국 네티즌들은 “뭐가 두려우냐”며 행정처분이 지나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19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푸젠성 닝더시 쇼닝현 공안국 인터넷 보안대대는 최근 보안대대와 협력해 푸젠성 출신 공모씨의 '국제 네트워킹, 브라우징 등 불법 채널에 대한 불법 접속에 대한 행정 사건'을 조사 처리했다.
당국은 "국가 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 해외 언론 정보를 차단하는 것"이라며 불법 행위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소식은 앞서 16일 중국 허베이성 위원회 산하 뉴미디어인 만리장성 네트워크의 뉴스에서도 보도가 됐다. 보도에 따르면 올 7월 초 공안 당국은 2020년 일상 업무 중에 해외 웹사이트를 불법적으로 탐색한 사실을 발견하고 공모씨를 공안국에 소환해 조사했다.
조사 결과 공모씨는 우회 소프트웨어(VPN)를 통해 불법적으로 해외 웹사이트와 정보를 열람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모씨가 접속한 해외 웹사이트가 어떤 곳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공안 당국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접속했는지와 상관없이 행위 자체가 법을 어긴 불법행위”라고 밝혔다.
중국은 관련해 ‘컴퓨터 정보 네트워크의 국제 네트워킹 관리에 관한 임시 규정’을 제정 운영하고 있다. 이 규정은 “컴퓨터 정보 네트워크의 직접적인 국제 네트워킹은 우편 통신부의 국가 공중 통신 네트워크에서 제공하는 국제 입구 및 출구 채널을 사용”해야 한다.
해당 규정은 중국 당국의 허락을 받지 않은 누구도 국제 네트워킹을 위해 다른 채널을 만들거나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해당 규정을 위반할 경우 최대 1만5,000 위안의 벌금이 부과된다.
현재까지 공안 당국은 공모씨가 어떤 웹사이트와 콘텐츠를 탐색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하지만 닝더 공안 인터넷 담당은 “목적이 무엇이든 정부가 허락하지 않은 통로를 개통하거나 정부가 구축한 인터네 방화벽을 넘는 행위는 불법”이라며 “인터넷 방화벽이 뚫리면 어떠한 보호도 없이 바이러스가 들끓는 환경에 노출되고, 나쁜 정보의 침식과 영향에 극도로 취약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공모씨의 경우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사이트 접속이 적용됐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중국 '치안관리처벌법'에 따르면 행정처벌 대상이 되는 행위가 6개월 이내에 공안기관에 발견하지 않으면 처벌을 하지 않는다. 또 중국 행정처벌법은 2년 이내에 위법행위가 적발되지 않을 경우, 행정처벌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찰 치안행정과 일반행정의 경우 2년내 해당 위법행위가 적발되야 처벌을 받는 것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 행정처벌법은 일반 시민의 생명, 건강, 안전, 경제적 안정에 영향을 미치고 유해한 결과를 초래하는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행정처분 공소시효를 5년까지로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공모씨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이번 사건의 공소시효 적용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시민의 해외 불법 사이트 접속 행위 자체가 국가 안전에 어느 정도 위협이 될 것이냐는 의문이다.
한 중국 네티즌은 “도대체 무엇이 두려운 것인가? 누가 이 정도 행위가 사회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냐”고 의문을 던졌다.
또 다른 네티즌은 “양우리가 가장 안전하다! 이유는 묻지 마라! 목자가 몇 번이나 말했느냐. 밖에 늑대가 있으니까!”라며 “목자에 순종하지 않으면 처벌 받는다”고 비꼬기도 했다.
또 이 소식에 일부 네티즌들은 “아이가 여름방학에 졸업논문을 쓰려고 중국으로 돌아가는데 과외선생님께서 구글 클라우드 디스크에 참고자료를 잔뜩 보내주셨다. 방화벽을 우회하지 않고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