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영화 <군함도>로 돌아온 ‘소간지’의 카리스마——소지섭

“시나리오를 보지도 않고 결정했습니다.”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를 소개하는 배우 소지섭에게서는 자신감이 느껴졌다. 일제 강점기 한국, 중국 등 숱한 아시아인들이 강제로 끌려가 일해야 했던 일본 하시마섬(군함 모형처럼 생겨 ‘군함도’라는 별명을 가진 섬)의 이야기를 꺼낸다는 것에 대한 책임감이었다. 게다가 영화 <베테랑>, <부당거래> 등으로 뛰어난 연출력을 보여줬던 류승완 감독의 신작이라 소지섭은 주저없이 “출연하겠다”고 밝혔다.

 

Ⓒ FIFTYONE.K


       “막상 시나리오를 읽은 후에는 걱정을 했다. 내게 주어진 최칠성이라는 인물을 잘 소화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역사적인 공간과 내용에 대해 많이 공부하고 되새겼다. 그건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걱정이었던 것 같다. 실화가 주는 부담감 같은 것이었다. 전 세계가 알아야 하는 아픈 진실이기 때문이었다.”

소지섭은 극 중 조선 건달 최칠성 역을 맡았다. 처음 군함도에 들어왔을 때는 조선인들 위에 군림하지만 결국은 자신이 이끄는 무리와 함께 조선인들의 군함도 탈출을 돕는 선봉에 선다. 그 과정에서 그는 고난도 액션 연기도 대역 없이 소화했다. 영화 초반부 그가 목욕탕에서 속옷 한 장을 걸친 채 1:1 싸움을 벌이는 장면도 <군함도>의 백미다.

 

ⓒ CJ Entertainment

 

       “복장 때문에 민망하기도 했지만, 그건 금세 지나가버리는 한순간이었다. 그 장면은 단순히 격한 액션을 보여주기 위한 장면이 아니었다. 과거 군함도로 강제 징용갔던 이들은 실제로 그런 옷차림을 한 채 생활해야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류승완 감독에 대한 믿음으로 이 영화에 임했다. 류 감독은 영화에 미친 사람이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가 잘 마무리될 수 있었다.”

<군함도>는 제작 단계부터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소지섭 외에 송중기까지 가세하며 내로라하는 한류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에서만 누적 관객 1억 명을 모아 ‘국민 배우’라 불리는 황정민이 든든하게 뒤를 받쳐줬다. 하지만 소지섭이 짊어져야 하는 부담이 줄어든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세 배우가 균형을 맞추며 가야 한다는 점이 어려웠다.

"황정민 선배, 송중기 등과 멀티 캐스팅된 영화라 편할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서로 밸런스를 맞추고 기대며 가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좋게만 생각했다. ‘기대어 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좋은 배우들과 함께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은 좋았지만, 관객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했다."

그가 <군함도>를 선택한 것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대표적 한류스타로서 일본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그가 일본의 ‘불편한 진실’을 파헤친 작품을 소개하는 것은 자칫 역풍을 맞을 수도 때문이다. 군함도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지만, 일본 측은 군함도 내에서 벌어진 만행에 대해서는 감추고 있다. 하지만 소지섭은 "‘한류스타’이전에 ‘한국배우’로 먼저 평가받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 FIFTYONE.K


       “시나리오를 읽기 전까지 군함도에 대한 역사를 몰랐다는 것이 창피하다. 우리의 아픈 역사를 한번쯤 되돌아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군함도’라는 세 글자가 주는 무게감이 대단했다. 많지 않은 제 일본팬들도 오히려 응원을 보내주고 있다. 그들도 올바른 판단을 해주리라 믿는다. 인기에 연연하며 작품에 접근하면 스트레스만 받다가 결국 아무 것도 하지 못할 것이다."

소지섭은 어느덧 40대에 접어들었다. 20대 초반 모델로 연예계에 첫 발을 디딘 후 어느덧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이제는 결혼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기다. 과연 소지섭의 40대는 어떤 모습일까?

“나는 나이 먹는 걸 참 좋아하는 사람이다. 다시 젊어지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웃으며) 젊어지면 뭐하나, 힘든 삶을 또 살아야 되는데 말이다. 결혼은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일단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일부러 계획을 세우고 무언가를 하기 보다는 순리대로 가고 싶다.”


기자 김소리


사회

더보기
산둥성 웨이하이, 중의약 전승 혁신 발전 시험구로 선정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威海市)는 최근 국가중의약관리국이 선정한 ‘전국 1차 국가 중의약 전승 혁신 발전 시험구’에 포함됐다고 6일 밝혔다. 중국이 중의학의 현대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의학에서 중의학은 서양의학에 밀려, 찾는 사람이 갈수록 적어지는 상황이다. 서양의학은 바로 상처나 병의 원인을 찾아 제거하거나 보정하는 조치를 취해 그 효과가 직접적이며 즉각적인 반면, 동양의학은 섭생의 약효나 내부 잠력의 격발을 통해 치료를 해 그 효과가 장시간에 걸쳐 나오는 게 특징이다. 자연히 당장 아파서 죽겠는데, 혹은 정말 심하게 다친 경우 중의학을 찾기보다는 서양의학을 찾게 된다. 그러나 동양의학은 병의 근본 원인, 스스로의 치유능력을 극대화해 부작용이 없고 가끔 서양의학이 치료를 포기한 병도 고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한국에서도 동·서양 의학의 장점을 모아보자는 시도가 있었지만, 어느 시점부터 한의학은 조금씩 시장에서 도태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 국무원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산하기관인 국가중의약관리국은 중의학의 연구 및 확대와 안전관리 등의 사무를 담당하며, 최근 중국내 54곳을 중의약 전승 혁신 발전 시험구로 선정했다. 웨이하이시는 이번 선

문화

더보기
中취안저우, 문화유산 보호와 관광객 유치 위한 투 트랙 전략 추진
중국 남동부 푸젠성에 위치한 취안저우(泉州)는 지난 202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역사도시다. 송나라, 원나라 시대 중국의 세계 해양무역 중심지였다. 푸젠성은 타이완을 마주 보고 있는 대륙 지역으로 중국에서 해양 산업이 가장 발전한 곳이기도 하다. 취안저우는 이 푸젠성에서 독특한 문화유산을 보유해 푸젠성 3대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2일 푸젠성 문화유산국에 따르면 취안저우는 세계문화유산 등재 이후 문화유산 보호와 관광산업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추진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더욱 적극적인 문화유산 보호와 복원을 위해 관련 법과 규정을 제정하고 전문가를 채용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또 문화유산 보호를 강화하는 동시에 관광산업 증대를 위해 중국내는 물론 해외 관광객 대상의 다양한 홍보 정책을 추진했다. 푸젠성 최초의 도시 커뮤니케이션 센터를 설립하여 언론 매체와 SNS 플랫폼에서 관광 상품을 홍보하는 등 관광 활성화를 위해 온오프라인 관광 마케팅을 펼쳤다. 특히 지역 주민들이 문화유산과 함께 생활하고 교류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유적지의 대부분을 지역 주민과 관광객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급증하는 관광객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