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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시간일까? 공간일까?

바로 머리 위에 두고, 우리가 잊고 사는 것에 대하여

하늘은 시간일까? 공간일까?

도심 속 우리가 잊고 사는 게 하늘이다. 하늘의 푸르름, 고즈넉한 하얀 구름은 언제나 우리 머리 위에 있지만 하루 한 번 보는 이 드물다.

항상 머리 위에 있어 그저 고개만 들면 되는데…,

그런 여유가 없다. 도심의 우린 1분의 여유가 없다. 푸르고 높고 가없는 하늘은 그렇게 우리 도시인에게 잊혀있다.

대신 우린 매일 쫓고 쫓기며 산다. ‘빵빵’이는 자동차처럼 서로가 서로를 재촉한다. 출퇴근길 버스를 위해 달리고, 식당 줄을 서기 위해 달린다.

쫓기며 사는 우리가 달고 사는 말이 있다; “시간이 없어!”

 

 

그렇게 하늘을 잊은 우린 시간에 쫓기며 산다.

정확히 하늘의 시간을 빼앗긴 우린 땅의 시간에 쫓기며 산다.

 

“하늘이 공간일까? 시간일까?”

도심 우리에겐 좀 뜬구름 없는 이야기다. 질문이 그렇다. ‘하늘이 공간일까? 시간일까?’라니, 역시 우리가 잊어버린 것에 대한 이야기다.

특히 한국인이 잊어버린 이야기다. 한자 하늘 천(天)의 이야기다.

 

서양에서는 하늘은 sky, 시간은 time이다.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구글링으로 찾아본 영어 sky의 어원은 고대 게르만어 scuwo (region of the clouds) 및 고대 노르만어 skuggi (shadow)다.

뜻이 “덮다 감추다”였다고 한다. 아마 이 땅의 모든 것을 덮는다는 의미인 듯싶다. 역시 시간이란 의미가 없다.

하지만 우리 동양의 하늘은 달랐다. 한자 하늘 천의 개념은 sky 개념보다 인문적이다. 인간을 중심으로 하늘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하늘의 시간과 공간이 인간에 어떤 것인지 알도록 해준다.

 

한자 하늘 천의 변천을 보면 무슨 의미인지 안다.

하늘은 큰 대(大)의 머리, 정확히 머리위의 둥근 공간이다. 하늘이고, 태양이다.

이어 하늘 천은 사람의 머리 위로 태양이 지난 것을 보다 정확히 표현했다.

상상해보라.

저 높은 산 고지에 한 도인이 두 팔을 벌리고 서서 동해의 일출을 맞는다.

떠오른 태양은 도인의 얼굴을 비추고 도인의 머리는 하늘의 정기를 받은 듯 빛난다.

그렇게 태양은 점점 도인의 머리 위를 지나 서쪽 하늘로 진다.

하늘 천은 그렇게 인간이 태양을 맞는 모습을 그렸다.

하늘 천은 인간과 하늘과의 교류다. 인간에게 하루란 그렇게 태양이 뜨고 지는 것이다. 인간이 보는 하늘 공간의 변화, 즉 시간이다.



본래 한자 하늘 천은 하루 천이기도 했다.

서양에서 sky에는 day란 뜻이 없지만 동양의 하늘 천에는 하루, day라는 뜻이 있다.

현대 중국어에는 아직도 그 같은 의미가 남아 있다.

하루 이틀을 중국어로 일천(一天), 이천(二天)이라고 한다.

 

동양에서 하늘은 공간이자 시간이었던 것이다.

다만 도심 속 우리, 특히 한자를 잊은 한국인들이 그 개념을 잃은 것이다. 하늘 천은 인간이 맞는 하늘 공간의 변화, 시간이란 것을.

 

본래 우리의 시간은 하늘에 있었다.

동양에서는 하늘을 보고 시간을 알았다. 해를 보고 하루 시간을 알았고, 달을 보고 한 달의 시간을 알았다. 별을 보고 계절의 변화를 알았고, 그렇게 변화가 1년이 지나면 되풀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매년 되풀이 되는 하늘의 변화가 쌓이는 것을 보며 100년, 1000년의 변화도 보았다.

일찍이 우리 민족 역시 경주 첨성대에서 하늘을 읽었고 과거와 미래를 점쳤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우리 현대 도시인은 하늘의 시간을 보지 않고 산다.

현대 과학은 시간을 손목으로 가져왔고, 스마트폰 속으로 가져왔다. 대단히 정교해 1초의 오차도 없다.

그래서 현대인은 하늘의 구름과 달만 볼 뿐 시간을 보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1분 1초를 다투면서 100년, 10년은 물론이고 한 달과 하루도 다투지 않는다. 도심의 개개인 가운데 하루 계획을 세우며 사는 이도 드물다는 말이다.

우리는 1분, 1초에 쫓기면서 그렇게 하루, 한 달을 잊고 산다.

그래서 하루가 헛되고, 한 달이 허망하다. 인생이 공허하다. 하루를 보고, 한 달을 보고, 1년을 볼 때 삶의 큰 방향이 보인다.

우린 손목에, 스마트폰에 1초도 틀리지 않는 시간을 갖게 됐지만 삶의 큰 방향을 보는 큰 시간을 잊고만 것이다.

아 그러고 보니 이제 다시 새롭다. 하늘 천 글자 속에 태양을 맞는 이는 큰 사람(大)이다. 작은 사람(小)가 아니다.

1초도 틀리지 않는 시간을 지녔지만, 사람이 작아졌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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