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양회가 의외로 화제의 인물 없이 끝났다. 최근 중국 선전당국의 새로운 방침을 보여준 것 아니냐는 평이 나오고 있다.
중국 양회가 지난 15일 총리 기자회견까지 모든 일정이 종료됐다.
재미있는 현상은 이번 양회는 정말 잡음 없이 지났다는 점이다. 본래 중국에서는 ‘雷人’이라는 말이 있다. 직역을 하면 ‘번개 맞은 이’ 혹 ‘번개 같은 이’ 정도 보면 된다. 주로 양회에서 정말 엉뚱한 말을 해 중국민은 물론이고 양회를 지켜보는 외국인들을 황당하는 게 만드는 중국 관료들을 이야기한다.
올해는 이런 인물이 없었다. 또 중국 당국이 노력을 한 탓인지, 헤프닝을 통해 유명해지는 인물도 없었다. 지난해만해도 남색여와 홍색녀가 화제였다. 홍색의 정장을 한 여기자가 중국 당국자를 한껏 치켜세우며 질의를 하는데, 옆에 선 남색 정장의 여기자가 황당하다는 듯 홍색 정장의 여기자 상하를 훑어보는 장면이 연출됐다.
홍색 여기자의 질의 방식은 질문을 빙자해 중국 당국자를 잔뜩 칭찬한 뒤, 당국자에게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식이었다. 당시 장면은 중국 CCTV를 통해 전국에 방영됐고, 전국 인터넷에서 네티즌들은 모두 패러디를 만들어 올리기 시작했다. 특히 나중에 네티즌들 조사결과, 홍색 여기자는 당시 미국에 있는 매체라고 자신의 신분을 밝혔는데, 사실 주소만 있는 가짜 매체로 밝혀져 화제가 됐었다. 하지만 올해는 이런 해프닝도 없었다.
최근 중국은 겉만 번지르하고 요란스런 홍보보다 실질적인 것을 추구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붉은 정신은 낮으면서 흑심만 높아서는 안된다는 게 중국 선전 당국의 요구다.
중화권 매체인 보쉰은 최근 서평을 통해 이에 “올 해 중국 양회는 화제 인물 없었다”며 “중국 선전 당국의 양회 기획이 크게 변했음을 보여준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