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2일로 예정됐던 북미 정상회담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전격 취소됐다. 북미 회담의재개 여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여전히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서한을 통해 “현 시점에선 적절하지 않을 것 같다”며 북미 회담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당신(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길 굉장히 기대했다”면서도 “최근 당신의 발언에서 보인 엄청난 분노와 열렬한 적대감으로 인해 슬프게도 오랫동안 준비해 온 이번 회담이 열리기엔 부적절한 시기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이던 북미 정상회담을 약 20일 앞두고 나온 것이자 이 회담을 개최하겠다고 밝힌 지 2달여 만의 취소 선언인 것이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 간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난 것은 비핵화 해법에 대해 간극을 끝내 좁히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측은 기민하게 반응했다. 북한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위임 담화’를 통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대화 재개 의지를 드러냈다. 김 제1부상은 “’트럼프 방식’이라고 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실질적 작용을 하는 현명한 방안이 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기도 했다”며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건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측에 다시금 밝힌다”고 전했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미국의 발표에 신속하게 대응하며 사태를 수습하려는 모양새지만 당장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발표를 뒤집는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언젠간 만나기를 고대한다”며 추후 회담 가능성은 열어뒀고 김 제1부상의 담화에 ‘트럼프 방식’을 기대했다는 표현이 담겨있는 만큼 정상회담 재개의 불씨가 여전히 남은 것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정상 간 만남은 뒤로 미뤄지더라도 실무 접촉 등을 통해 대화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트럼프 방식에 대해 적극적으로 얘기한 것은 이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문제 해결 방법에 공감하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기사=이동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