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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팡화(芳华)와 우원시둥(无问西东)에 대한 촌철 … '차볜추'(擦边球)

擦边球 
차볜추; cābiānqiú” 

  

한자 뜻은 '모서리를 스치는 공'이란 뜻이다. 영어 '에지볼'을 그대로 옮긴 단어다.

 

탁구, 테니스 등 체육 경기에서 많이 쓴다.
그런데 뜬구름 없이 웬 스포츠 용어일까?
요즘 이 단어가 중국 영화계를 평하는  '촌철'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서 차볜추는 핵심 근처는 갔지만, 결국 핵심은 건드리지 못하고 끝났다는 뜻이다. 


이런 차볜추의 평을 듣는 영화는 지난해 12월 개봉한 영화 '팡화'芳华와 올 1월에 개봉한 '우원시둥'无问西东다.
두 영화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두 영화 모두 중국 공산당의 역린을 건드렸다. 모두 1960년대말, 7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마오쩌둥毛泽东과 '문화대혁명' 당시 사회 모습이 나온다.
문화대혁명은 1966년부터 1976년간 진행된 마오쩌둥 중심의 극좌 운동이다. 
숙청된 중국 공산당 간부만 300만 명에 달하고, 자살한 이도 적지 않았다. 시진핑习近平 현 주석의 부친 시중쉰习仲勋도 실각했었다.  

 


영화 팡화는 우리 말로 '청춘'이란 뜻이다. 펑샤오강冯小刚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인민해방군 내 문화선전공작단 젊은 단원들의 이야기다.
본래 원작 자체가 당시 중국과 베트남 전쟁 등 시대상을 고발하는 성격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우원시둥은 칭화清华대 100주년을 기념한 작품이다. 여성 감독 리팡팡李芳芳 작품이다. 
중화권에선 천재 예술가로 손꼽힌다. 1992년 16세 나이로 산문집 '17세 울지 않아'를 출간,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우원시둥은 중국이란 공간에서 4개의 다른 시대를 산 인물들이 주인공이다. 
2010년, 1962년, 1938년, 1923년 등이 배경이다. 
주인공들은 모두 인연으로 맺어져 있다. 1923년 주인공이 1938년 주인공과, 선생과 학생으로 연을 맺는 식이다. 
1962년의 주인공은 문화대혁명 시대를 맞게 된다. 이 시기 여주인공 역은 장쯔이章子怡가 맡았다.

 


우원시동 제목은 칭화대 교가의 한 구절이다. 

 

​“立德立言 无问西东
lì dé lì yán  wú wèn xī dōng
덕과 신의를 지키고 다른 것은 고려하지 않는다.

 

두 영화 모두 예정됐던 시점에 상영되지 못했다. 두 영화의 또 다른 공통점이다.
팡화는 본래 지난 9월 29일 상영키로 했었다. 문제는 역시 베트남 전쟁을 다룬 부분이었다. 결국 12월 상영될 때 재편집된 채였다고 한다. 우원시둥은 본래 2012년 말 영화 촬영이 끝났다. 그 뒤 올 1월까지 무려 5년여 상영이 미뤄졌다.
 
역시 영화가 중국 공산당의 민감한 부분을 건드린 게 문제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연말 팡화에 대해 "장면이 예쁘기만 한 영화", "미국에서 중국인 아니면 아무도 안본다"고 혹평했다.

그래서 두 작품은 중국은 물론 중국 밖에서도 기대를 모았다. 역시 두 영화의 또 다른 공통점이다.
실제 팡화는 상영 14일 만에 중국 박스 오피스 10억 위안을 돌파했다.
우원시둥 역시 서로 다른 주인공들의 이야기 옴니버스 편집으로 호평 받고 있다.

그러나 중국 내부와 달리 서방 국가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기대와 달리 중국 역사의 한 단면을 예술로 고발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중국의 역린에 다가만 갔지, 결국 변죽만 울리고 말았다는 의미다.  

 


덕분에 중화권에서 주목을 받은 게 우리 한국 영화다. 
많은 중화권 매체들이 '택시운전사', '1987년' 등 역사를 직시한 우리 영화들을 부러워했다.

중국 영화계가 꾸준히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중국 당국의 검열에 이나마라도 할 수 있었던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는 평도 있다.그나마 현 정부가 역사에 자신감을 갖고 검열 수준을 낮춰 다행이라는 중화권 매체들의 분석도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런 평들 모두가 '차볜추'에 그쳤다는 서구의 실망이 더 이해되도록 한다. 
결국 당국의 검열과 타협해 역린 주변에서 정작 중국 독자들만 자극했다.
어쩌면 그 타협이 더 무서운 것일 수 있다.

 

​“과거를 지배한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
현재를 지배한 자가 과거를 지배한다.

조지 오엘의 '1984' 속 통제사회 오세아니아를 지배하는 무소불위 독재 당 슬로건이다.
정확히 현 중국 당국의 검열 태도와 닮았다.
1984의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의 절망은 절대권력에 대한 투쟁의 실패 때문이 아니었다.
당의 이중사고(날조된 과거 기록을 믿게 하는 심리 작용)에 빠져 자유 의지를 상실해가는 군중 때문이었다.
윈스턴 스미스의 절망은 결국 '차볜추'에 실망과 상통해 있다.

글=청로(清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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