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특히 한국의 경우 빙상 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 왔기에 그 어느 때보다 빙판 위로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피겨스케이트의 김연아, 스피드 스케이트의 이상화, 쇼트트랙의 심석희 등이 대표적인 빙상 스타들이다.그런데 브라운관을 누비는 톱스타 중에도 동계 스포츠 선수 출신이 있다는 것을 아는 이는 드물다. 몇몇은 브라운관 스타가 안됐다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만났을 지도 모를 정도로 빙상 스포츠에도 재능을 보였었다.
한채영
<쾌걸춘향>,<꽃보다 남자> 등 작품과 화보, CF 등에서 세련된 외모로 사랑받아온 한채영이 한 인터뷰에서 ‘허당기’ 넘치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줬다. “김연아를 보고 너무 멋있어서 오랜만에 점프를 해보다가 발등에 금이 갔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반전이 있다. 한채영은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7년 동안 피겨 스케이팅 선수생활을 했던 것. 공중에서 두바퀴 반을 도는 ‘더블 악셀’까지 가능했다고 한다.
피겨 유망주였던 한채영은 우연한 계기로 데뷔하게 되었다. 개그맨 전유성이 자신의 가게에 온 한채영을 보고 모델 이소라의 매니저에게 소개한 것이다. 한채영은 피겨 선수가 아닌 배우가 된 이유에 대해서 “생각지도 않았던 일을 해보고 갑자기 많은 분들을 보면서 새로운 꿈이 생겼고, 새로운 길에 대한 기대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한채영과 함께 빙상 요정이 됐을 지도 모르는 스타가 한 명 더 있다. 바로 송혜교이다. 어린 나이에 데뷔해 줄곧 배우의 길을 걸었던 송혜교가 중학교 시절까지 피겨스케이팅 선수였다는 사실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송혜교의 담임선생님은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등록한 것은 아니고 어머니가 개인적으로 딸의 재능을 알아보고 시킨 것”이라며 “송혜교의 미모나 여러가지 측면들을 고려해 봤을 때 피겨 스케이팅을 계속 했다면 김연아 선수 같은 선수로 성장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추측했다.
송혜교
선수로 활동하던 송혜교는 중학교 3학년 당시 교복모델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연예계에 입문했다. 데뷔한 후 더 이상 선수생활은 할 수 없었지만 CF를 통해 직접 피겨스케이팅 연기를 선보이며 호평을 받기도 했다.
부부의 연이란 어디까지 닿아 있는 것일까? 송혜교의 남편이 된 송중기 역시 빙상 꿈나무였다. 송중기의 종목은 겨울 스포츠의 꽃, 쇼트트랙.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때까지 10여 년간 대전에서 쇼트트랙 선수로 활약했다. 전국체전도 3번이나 출전했던 실력파 유망주였다. 하지만 송중기는 부상으로 인해 선수 생활을 포기해야 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10년이나 한 거라 그만두면서 울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송중기
이후 학업에 몰두한 송중기는 성균관대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대학시절 교내 방송국 아나운서로 활동하며 ‘캠퍼스 킹카’로 불리다 연예계에 데뷔하게 되었다. 송중기 역시 송혜교처럼 데뷔 후 작품을 통해 자신의 어릴 적 꿈을 실현하기도 했다. 2009년 MBC드라마 <트리플>에서 쇼트트랙 선수 역을 맡아 열연하며 뛰어난 스케이트 실력을 뽐낸 것이다.
과거에는 빙판 위에서, 현재는 연예계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톱스타들. 어떤 분야에서건 맡은 바 최선을 다해 자신을 빛내온 이들의 자세가 지금의 한채영, 송혜교, 송중기를 만든 건 아닐까.
기자 이동경 사진출처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