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但去莫复问,白云无尽时。”(단거막복문, 백운무진시)
“말없이 그댈 보낼 때
멀리 흰 구름 흐르고”
이별 시다. 당의 가장 인간적인 가장 서정적인, 소리 내 우는 눈물이 아니라, 숨어 삼켜 우는 눈물을 아는 시인 왕유의 시 ‘송별’이다.
761년 숨졌는데, 태어난 해에는 701년과 699년 두 가지 설이 있다.
당대 이백을 ‘시성’(詩聖), 두보를 ‘시선’(詩仙)이라 한다면, 왕유는 시의 부처, ‘시불’(詩佛)이라 불렸다.
송대 가장 걸출한 시인 소동파는 왕유의 시를 높이 평가해
“왕유의 시 속엔 그림이 있다”고 했다.
그만큼 왕유의 시들은 아름다고, 생생한 심미주의가 담겨있다.
그 옛날 이별은
오늘과 달랐다.
한 번 헤어지면
쉽게 다시 보기
힘들었다.
헤어짐은, 그래서
많은 것을 가슴에
묻어야만 했었다.
그래서 옛 사람의
이별에는 항상
작은 예식이 있었다.
술과 노래,
작은 선물
꺾어든 버들잎
옛사람 이별식의
필수 품목들이다.
버들나무 류(柳)는
머물다는 류(留)와
발음이 같았다.
만(挽)은 ‘당기다’,
‘꺾다’는 뜻이다.
류(柳)를 꺾는(挽) 건
말없이 강한
만류(挽留)의 뜻이다.
만류는 뜻을
꺾는다는 의미다.
그대 부디 가지 마오.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이제 가면 언제 보나?”
그 옛날 이별은
그래서
종류다 많았다.
살아 헤어지는 걸
생별(生別)
죽어 헤어지는 걸
사별(死別)
이라고 했다.
송별(送別) 떠나는 이를 보내는 행위다.
유별(留別) 머뭇거리며 못 떠나는 것이다.
송별의 의식에
음악을 들으며
술잔을 나눈다.
“그대와 술잔을 들고
묻노라.
그대 굳이 가려는가?
그대 답하길
‘삶이 그런 걸 어쩌나,
남 모르는 곳에서
살련다네.’
그럼 내 묻지 않겠네.
저 구름 달 가듯
그대 편히 가시게”
“下马饮君酒,问君何所之?(하마음군주, 문군하소지)
君言不得意,归卧南山陲。(군언부득의, 귀와남산수)
但去莫复问,白云无尽时。(단거막복문, 백운무진시)”